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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시간] 장애인의 명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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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나 퇴원하면 어디로 가는 거야?" 라고 묻는 소녀에게 대답 대신 나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오 갈데 없는 어린 천사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응어리진 가슴엔 한이 맺혀 있는 법.
한 생명이 태어날 때 빈부의 차이, 육체적인 차이는 있다지만 어찌 그렇게도 가련한 아이가 있을 수 있을까?
아버님을 일찍 여의고 어머님은 그렇게도 갈망하고 바라던 모정을 버리고 그의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
그 어린아이의 어머님을 그의 곁으로 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어린 천사는 장차 닥쳐올 춥디추운 계절에 두 손을 호호 불며 어디서 어떻게 자란 말입니까?
입을 옷이 없고 먹을 음식이 없고, 잠잘 집도 없는 어린 장애인 나이 12세. 그 나이 또래면 용돈이 적다고 투정을 부리는 천진난만한 얼굴을 가질 나이다. 부모 없는 슬픔인들, 오죽할까마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병상에 누운 소녀의 가련한 모습은 가슴 한 구석에 커다란 아픔의 자리를 차지하게 한다. 소녀의 병상에서는 그 흔해빠진 꽃 한송이도 꽂혀 있지 않았고 간호하는 부모형제는 물론 이웃도 없었다.
웃은 띤 얼굴에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 모습이며, 백화점에서 옷을 사달라고 부모에게 투정을 부리는 동갑내기의 아이들을 바라보는 소녀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어제 소녀가 입원하고 있는 병원에 찾아갔었다. 소녀는 해 맑은 미소를 지으며, "아저씨, 나 퇴원하면 어디로 가는 거야?" 라고 묻는 소녀에게 대답 대신 나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오 갈데 없는 어린 천사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 모든 것이 부모 없는 장애인 아이들의 잘못만은 아니다. 부모의 따뜻한 애정을 받아보지 못하고 사회의 냉대 속에서 그들을 이대로 두어야 하는가?
국산 간장이 먹기 싫어서, 한우 뼈가 싫어서, 한국 담배가 싫어서, 국산 옷이 입기 싫어서 값 비싼 외화를 주고 수입한다고 한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외화 소비의 주종인 석유소비를 조장하는 고급 승용차의 전면 광고 주택가의 몇 백평 되는 아방궁 같은 고급 음식점에 가 보라.  고급 승용차가 늘어 있지 않은가? 하기야 내가 벌어서 내가 쓰는데 무슨 말이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이기적이고 향락적인 감정에 사로 잡혀 있는 성인들이여!
그들에게 따뜻한 사랑이 담긴 책 한권, 옷 한 벌 줄 수는 없습니까?
승미야!
네가 입을 옷을 몇 벌 가지고 왔다.
아저씨의 딸이 입던 옷이란다. 너와 함께 살고 싶으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내 가슴은 찢어지는 듯이 아프다.
하루 빨리 병상으로 일어나서 비, 바람, 눈보라 헤쳐가며 굳세게 살아 훌륭한 사람이 되어 달라고 빌 뿐이다.

/글 박정훈 (농협중앙회 뚝섬지점)

작성자박정훈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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