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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을에서] "장애아를 통해 바라본 인간의 욕망"

팀 로울러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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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을에서]

 

장애아를 통해 바라본 인간의 욕망


팀로올리 전시회


  지난 5월 한 달간 서울 경복궁에 있는 화랑 "아트스페이스 서울"에서는 특이한 전시회가 열렸다. 미국인 화가 "팀 로올리"가 장애아동들을 주제로 그린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회를 연 것이다. 그것도 한국을 대표하는 뚝배기와 방패연에 말이다.

  로올리 씨는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와 16여년을 넘게 산 이력의 소유자. 그가 장애우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그의 딸 테마(Temma) 때문이다. 테마는 태어난 지 이틀만에 병으로 뇌가 손상돼 중증장애우가 됐다. 그 후로 테마는 스스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서 지내야만 했는데 말도 못하는 어린 딸을 보며 로올리 씨는 인간 존재에 대한 의문에 갖게 됐다. 단 이틀 간만 완전한 존재였고, 그 후로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자신의 존재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중증장애우로 살아가는 딸을 보며 로올리 씨는 인간의 존재방식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고 그 속에서 인간에 대한, 장애우에 대한 깊은 애정과 경외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회에 전시된 로올리 씨의 작품은 모두 장애아동을 소재로 하고 있다. 뚝배기의 뒷면에는 장애아동들의 표정과 몸짓이, 방패연에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로올리 자신의 생각이 담겨 있다. 이런 소재는 테마가 다니던 미국의 장애아동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버려진 사진들에서 빌려 온 것들이다. 로올리 씨는 특이하게도 그림 속의 장애아들이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도록 그려 놓았다.

  로올리 씨는 그림 속의 장애아들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잃어버린 욕망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세상 사람들은 어른이 되면서 욕망을 감추는 방법을 배우게 되지만 장애아들은 욕망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기 때문에 장애아를 통해 우리가 욕망하는 것들이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방패연 그림에 형상화되어 있는 장애아들은 모두 가슴 부분이 비어있다. 이것은 로올리 씨가 "방패연을 날게 하려면 그 중심을 도려내야 한다"는 소설가 조명희씨의 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인간의 욕망은 가슴에 있다. 그래서 아이들의 가슴을 비움으로써 인간의 욕망을 비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팀 로올리의 작품은 딸 테마로 인해 느끼게 된 인간에 대한 존재의식과 채워지지 않는 욕망에 대한 인간의 목마름으로 꾸며지고 있다. 뚝배기에 그려진 장애아동의 눈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고, 방패연을 통해 가슴 속 욕망을 비움으로써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로올리의 이번 전시회는 장애아를 통해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과 존재의 문제를 표현한 이색적인 시도를 한 전시회로 사람들 기억에 남을 것이다.

 

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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