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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걸음 문화광장2]김예경과 함께하는 민요기행

척박한 민중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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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척박한 민중의 노래

 일반적으로 민요는 그 노래의 작사자나 작곡자를 알 수 없고 언제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 그저 아주 오래 전부터 민중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노래들이라고만 어렴풋이 알고 있는 터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충동의 하나는 소박하게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노래를 부르는 순간에 인간은 인생에서 가장 순수한 기쁨을 맛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논어에 공자는 남의 노래를 들으면 반드시 앵콜을 청했고, 앵콜을 할 때는 그도 함께 노래를 불렀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는 공자 자신의 인간적인 순수함을 드러내는 좋은 예이다.
 이렇듯 노래는 아주 자연스럽게 인간과 이어져 있는 것이다. 사서삼경 중의 으뜸으로 꼽히는 "시경"이 다름 아닌 중국 고대의 노래 집이었고 보면 말이다. "시경"에 실린 시 삼백수 중 과반수가 각 지방의 민요인 국풍(國風)이었다는 사실과 더불어서 말이다.
 민요는 흔히 자연발생적인 노래라고 한다. 여기서 자연발생적이라 함은 개인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누군가에 의해 최초로 불리어진 노래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들면 따라 부르게 되고, 이것은 차츰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불리워지면서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조금씩 고쳐 나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민요의 원작자가 분명한 경우에도 그것이 중요시되지 않고 민중 전체의 노래로서 원작자의 이름이 차츰 망각되는 성향을 지닌다. 오늘날 우리의 대표적 민요인 "노들강변"이 불과 수십 년 전 "문호월"이라는 사람에 의해 작곡되었다는 설이 망각되고 있음은 그 좋은 예이다.
 민요는 사회 전체의 소산이고 세대를 넘어서서 불리우기 때문에 민족의 기본적인 음악성이 단적으로 드러나며, 예술음악의 민족적 특징을 이루는데 모태가 되었다. 서양음악에 있어서 국민주의적인 또는 민족주의적인 음악들은 대부분이 그 뿌리를 민요에 두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음악들의 공동적 특성에 강렬한 민중의 힘과 박진감을 갖는데 있다. 독일 중심의 서구음악이 이지적이고 객관적인 음악어법을 추구하던 나머지 민중의 에너지를 상실하게 되었을 때 러시아, 스페인, 헝가리 등 서구의 중심권 밖에 속하는 나라의 민족주의적인 음악이 서양음악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음은 새롭게 주지할만하다.
 우리나라에 양악이 수입된 이래 약 100년 간 작곡가들은 서양의 기법을 쫓기에 급급하여 가곡에 있어서 아직도 한국적 어법의 확립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요는 바로 세계 어느 민족에나 있고, 모든 음악의 원천적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민요는 가장 평범하고 단순한 가사와 운율로써 우리 민족의 감정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게 있는데 이는 소박한 산골의 아낙네들이나 질박한 들녘의 농부들이 그들 생활 속에서 느낌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읊어낸 노래이다.
 이러한 구비전승의 민요는 언어에 있어서 사투리가 있듯이 각 지방에 다라 조금씩 다른 음악적 "모리"가 있어서 지역성을 나타내게 된다. 그러한 예는 전라도의 상사 소리와 경상도의 상사 소리에서 다같이 "얼럴리 상사디야"하는 후렴구를 부를 때 그 선율이 다르게 불려지는 예와 상여소리에서 "어노 어노 어이가리 어노"하는 후렴구의 가사에 각기 다른 선율이 붙게 되는 데서 구별할 수 있다.
 이렇듯 지역마다 민요가 다른 것은 곧 노래하는 이들로 하여금 각 지역마다 특색을 구분 짓게 하였다. 이렇게 해서 우리 민요는 서도민요, 남도민요, 경기민요로 나누어지게 되었다.
 서도민요는 어딘지 모르게 한이 맺혀있는 소리로, 어떤 때는 그 한이 복받쳐 올라와서 퍼뜨리듯 내질렀다가 다시 입안으로 흘러들어 마치 앓는 사람이 웅얼거리듯이 불러 묘한 효과를 주고 있다. 서도민요 중에 대표적인 것은 "수심가"로 서도민요소리라고 일컫기도 한다. 남도 민요는 꺽는 목과 굵게 여는 목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구성진 맛을 풍기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목으로 "육자백이"를 들 수가 있다. 경기민요는 음악적인 짜임새가 분명하며 흥겹고 명쾌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민요의 멋은 가사의 억양에 따라 적절하게 가락이 어울리고 장단이 잘 맞아 가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민요의 문학적인 내용과 음악적인 형식이 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어내는데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민요의 가락과 장단에서 풍기는 멋은 시원스럽고 거드럭거리는 흥취가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멋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정형의 리듬 속에서도 자유자재로 변화를 줄 수 있고 그로 인해 신명이 나며 인간의 모든 시름과 고통을 자연스럽게 그 신명에 맡겨 버리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민요는 전통적인 생활 기반에서 형성되고 전승되어 왔다. 그러나 현대의 급격한 생활환경의 산업화는 민요의 민속적인 기반을 파괴하여 왔다. 이는 비단 민요뿐이 아니다.
 우리의 과거를 만들고 있는 전통이 대개 그러하듯 민요는 인간들의 현실적 유대감에서 그 빛을 발하여 왔다. 가곡이나 대중가요를 불문하고 모든 한국음악에 있어서 자아를 되찾음이 마땅한 일이라면 전통민요는 오늘의 우리에게 한층 더 소중한 유산으로 재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글/김예경

 

작성자김예경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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