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콜택시 이용하는데 주거형태도 밝히라고? > 현재 칼럼


장애인콜택시 이용하는데 주거형태도 밝히라고?

박 기자가 보고 들은 이야기-4

본문

 
A 씨는 지방의 S시에 방문할 일이 생겨서 S시의 장애인콜택시를 신청했다. 그런데 장애인콜택시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분통을 터뜨리게 됐다. 
 
S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신청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작성해야하는 기본인적사항 때문이다. 무슨 장애인지, 나이는 얼마인지, 가족형태는 어떠한지, 소득은 얼마인지, 주거형태는 어떠한지, 사용하는 보장기구는 무엇인지 등 별의별 내용이 다 있다.
 
택시 한 번 이용하는 데 가족이나 주거의 형태까지 알려줘야 하는 건 도대체 무슨 근거로 하는 이야기인가? 그 ‘기본인적사항’이나 ‘절차’라는 것은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장애인’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다. 굳이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이 장애인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명확한 방법이 있다. ‘복지카드’다.
 
복지카드에는 장애인의 이름과 연령, 사진, 장애정도 등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나와 있다. 복지카드를 스캔하거나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절차를 굳이 가족이나 주거의 형태까지 물어보면서 아까운 시간만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비장애인이 급한 볼일이 생겨 도로변으로 나가 빈 택시를 잡았다. 그 택시를 출발시키기 전에 기사가 묻는다. 나이, 소득, 가족형태, 주거유형, 종교, 결혼여부…. 하나하나 친절하게 대답할 수 있는 고객이 얼마나 있을까? 거의 없을 것이다. ‘이동’하기 위해서 탑승한 교통수단인데, 왜 굳이 개인정보를 밝혀야 하는가? 
 
물론 장애인이 아닌 사람이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는 등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사실도 충분히 인지하지만,  ktx에서 승무원이 장애인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복지카드 제시를 요청하는 절차만으로도 장애인을 증명하는 것은 충분하다. 모르는 사람에게 본인의 개인정보를 알려주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듯이, 복지카드 제시처럼 최소한의 과정으로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기 위한 이러한 절차는 S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개인정보를 일일이 알려줘야하는 문제점도 있지만, 각 지역별로 조금씩 다른 장애인콜택시 이용방법과 절차 역시 장애인들에게 많은 불편함과 어려움을 주고 있다. 비장애인은 전국 어디서나 길에서 빈 택시를 잡거나 어플을 통해 택시를 부르면 되는데, 장애인은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기 위해 불필요한 절차를 다 거쳐야만 한다. 심지어 개인정보를 적은 서류를 제출한 뒤, 심사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곳도 있다. 
 
내가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든 대기하고 있던 장애인콜택시가 나타날 수 있는 그런 사회, 정녕 먼 나라 이야기일까? 불가능한 이야기일까?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원할 때, 그리고 편하게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작성자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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