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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간단한 것도 보조기구?” 옷 입기 보조기구

[남세현의 보조공학 이야기]

본문

아주 사소한 듯 보이지만, 매우 중요한 일상생활 동작 중 한 가지가 옷 입는 동작이 아닐까 싶다. 옷을 입는 것은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신체를 지켜주고 체온을 유지해주는 역할에서부터 다양한 패션으로 자신의 멋을 표현하는 것까지, 오랜 역사를 거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런 중요한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장애 때문에 옷을 입고 벗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도 생활 속에서 겪게 되는 큰 불편 중 한 가지가 아닐 수 없다.

옷 입는 것과 관련해 장애 탓에 일어나는 불편한 상황을 알아보자면, 우선 옷을 입는 데 필요한 큰 동작들부터 시작할 수 있다.

일반적인 셔츠나 바지, 치마를 입는 동작을 생각해보면 팔이나 다리 끝을 옷 속으로 잘 집어넣고, 그러고 나서 손으로 옷을 몸 중심 쪽으로 잡아당겨야 한다. 당기면서, 혹은 팔이나 다리를 옷 속으로 집어넣는 과정에서 팔이나 어깨, 다리, 허리를 구부려야 할 필요도 있고, 양손으로 옷을 추슬러서 잡고 올려야 할 필요도 있다.

결국, 손 기능을 중심으로 한 팔의 기능, 그리고 온몸의 관절을 움직이는 기능이 많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전신마비 장애는 물론이려니와 한 손 사용, 혹은 관절 구축이나 신체 일부에 마비가 있는 사람들은 혼자 옷을 입는데 불편이 크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큰 동작뿐만 아니라 작은, 아주 세심한 동작들도 필요하다. 다른 말로 소근육 운동, 미세 동작이라고 하는 손 기능인데, 옷을 추슬러서 입고 나면 많은 경우에 단추를 채우거나 지퍼를 올리는 것과 같은 양손이 함께 정밀하게 협력해서 마무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역시 한 손의 동작만 가능한 분들이나 손놀림이 불편한 분들은 단추를 끼거나 지퍼를 올리는 일들도 쉽지 않다.

그래서 옷 입기와 관련된 보조 기기들은 방금 설명한 소근육 운동과 대근육 운동의 불편을 돕는 제품들이 주로 소개되고 있다.

우선 단추 끼우기 보조 기기부터 살펴보면 뇌성마비나 뇌졸중과 같은 뇌병변장애로 정밀한 손동작이 어려운 사람들이 더욱 쉽게 단추를 끼울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개발되었다.

제품의 생김새는 쥐기에 편한 한 뼘 정도의 손잡이 막대 끝에 철사로 된 고리가 달려 있다. 길이 5㎝ 정도에 폭 1~2㎝ 정도의 철사 고리는 모양이 끝은 좁고, 중간이 넓고 다시 끝이 좁아지는 마름모 모양, 혹은 단순한 다이아몬드 모양의 고리다.

이 단추 끼우기 보조기기의 손잡이를 잡고 단추가 통과되는 반대쪽 옷깃 속으로 철사 고리를 찔러서 집어넣는다. 그러면 손잡이 부분은 옷의 바깥쪽에, 그리고 철사 고리는 옷의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 상태에서 철사 고리 중간의 약간 넓은 공간으로 옷 안쪽 반대편 깃에 있는 단추를 통과시킨다.

그리고 손잡이를 당기면 단추가 철사 고리 속에 걸려서 딸려오게 된다. 그 상태에서 손잡이를 완전히 당겨서 철사 고리를 구멍 밖으로 다시 빼면 단추가 따라나오면서 채워지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다시 철사 고리의 넓은 부분으로 걸려 있던 단추를 빼내면 단추 끼우기가 완성된다. 글로 보면 복잡하지만 직접 해보면 생각보다 간단하다.

마찬가지로 미세한 손 기능이 불편한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또 다른 동작을 살펴보면 지퍼를 올리는 일이다. 단추보다는 간편한 동작이지만 그래도 작은 지퍼 손잡이를 잡고 한쪽으로 당기는 동작 역시 손가락을 정교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지퍼를 당기는 보조기기도 시중에 나와 있다. 단추 끼우는 보조기기보다 더 간단하다. 단추 끼우는 기기와 비슷한 손잡이가 있고, 손잡이 끝에 아주 작은 갈고리 모양의 철사가 달려 있다. 대부분의 지퍼 손잡이는 끝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구멍에 갈고리를 걸어 넣고 손잡이를 당기기만 하면 지퍼가 따라오면서 채워지게 되는 것이다.

제품에 따라서는 손잡이를 중심으로 한쪽에는 단추 끼우는 보조기기가 달려 있고, 반대쪽에는 지퍼를 당기는 보조기기가 달린 겸용제품도 있고, 갈고리 아래 커다랗고 동그란 반지 같은 원이 달려서 손가락을 대충 걸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제품들은 소근육 운동, 미세한 손 기능이 불편한 사람들이나 한 손만 사용하는 사람을 돕는 제품이었다면 관절이나 허리 굽히기와 같은 대근육 운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제품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주로 옷을 입기 위해서 손에서 멀리 떨어진 부위를 옷 속으로 집어넣기 위해 손과 팔을 사용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사용되는 옷 입기 막대라는 제품이 있다. 간단히 떠올리면 손잡이가 긴 집게와 같은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집게 끝을 바지 같은데다가 걸고 발을 바지 속으로 넣은 후에 손잡이를 당겨 와서 옷을 입는다.

이렇게 단순한 것도 보조기기일까 싶을 정도로 제품이 단순한 만큼 가격도 비싸지는 않아야 할 텐데, 대부분 수입이어서 아주 싸지도 않다. 그렇지만 손재주가 조금 있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 직접 제작도 가능한 제품들이다.

보조기구는 꼭 대단한 것들이 아니라 이런 작은 아이디어에서부터 큰 불편을 해결시켜준다는 것을 직접 입증해 주는 기구다.

 

작성자남세현 한국장애인개발원 편의증진팀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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