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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에 고합니다.

누가 나를 대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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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대변하는가!

저는 1999년 1월 퇴근길 교통사고로 전신마비장애인이 된 사람입니다. 건강한 몸으로 평범하게 살다가 중증의 장애인이 되고 나서야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으로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전신마비라는 중증의 장애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집에서 잠시나마 문 밖을 나서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99년 10월 장애판정을 받고, 3년 가까이 방안 침대에 누워 살다보니 점점 우울증이 생기고, 결국에는 이렇게 평생을 방안에서 누워 사느니 "빨리 죽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왠지 이렇게 생을 마감하기에는 너무나도 억울한 생각이 들어 어떻게 해서든지 이 방안을 탈출(?)해 보고자 다짐했고, 그 이후로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럿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직업을 가지고 9년차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직업으로 번 돈의 대부분을 다시 "자유"라는 시간을 사는 데 쓰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제가 장애인이 된 세월은 적지만 그동안 중증의 장애인으로 살면서 장애계를 보며 느낀 것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자 합니다. 

 저는 교통사고로 인한 전신마비라는 지체장애인입니다. 장애인이 되고나니 협회가 참 많더군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협회의 회원아닌 회원이 되었습니다. 교통장애인협회, 지체장애인협회, 척수장애인협회, 자립생활연합회등 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개별 단체는 하나의 연합회가 됩니다. 그 단체가 한국장애인총연합회입니다. 하지만 10년 넘게 지켜보면서 이러한 단체들이 중증의 장애인인 나를 전혀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니 대변은 커녕 철처히 소외되고, 왕따를 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을까요? 제가 느낀 장애계는 크게 4가지 유형입니다. 경증장애인과 중증장애인, 그리고 시설장애인과 장애인을 둔 부모입니다. 같은 장애인이라 하여도 서로의 관심과 이익이 다르니 하나의 파이를 두고 서로 먹겠다고 싸우는 꼴입니다. 참으로 비참한 현실입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가 대중의 투쟁과 피의 결과로 만들어 졌듯이 현재의 장애인을 위한 복지도 80년대 중반부터 이루어진 장애대중의 투쟁과 선배들의 피로 만들어 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 하나 그안에는 소수라는 이유로 중증의 장애인은 없었습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그럴 수도 있겠지만 90년도 후반까지 중증의 장애인들은 장애계에서도 소외된 채 시설이나 방안에 갖혀 20년, 30년을 침묵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2000년도가 넘어 IT의 급진적인 발전으로 인터넷이 보급되서야 중증장애인들의 비참한 삶이 하나, 둘 알려졌습니다. 30년이 넘게 방안에서 사는 중증장애인, 개밥보다 못한 밥을 먹고 구타당하는 시설장애인, 최저생계비로는 살 수없다며 자살한 중증장애인, 지하철을 타다 목숨을 잃은 수많은 중증장애인등 동물보다 못한 중증장애인의 비참한 삶의 현실을 보며 스스로 나와 투쟁하게 되었습니다. 거리로 나와 이동권을 주장하며 버스를 점거하고, 지하철 선로에 내려가 온 몸에 쇠사슬을 두르며 목숨걸고 투쟁하였습니다. 중증의 장애인들도 시설이 아닌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게 해 달라며 활동보조제도 도입을 위해 인권위를 점거하고 단식투쟁을 하였습니다. 중증의 장애인들의 인권을 유린하며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시설을 사회에 알리려 전국을 다니며 천막농성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속에서 일부 장애인단체는 지지는 못할망정 시위가 과격하다며, 장애계를 욕보인다며 오히려 비난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장애계를 보면 오히려 메이져 단체들이 장애계를 욕보이는 짓을 서슴치 않고 했습니다. 서로가 장을 차지하기 위한 권력다툼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임금을 휭령하여 구속되고, 장애인들에게 배정 된 운영권을 단체들이 폭행과 협박으로 갈취한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왔습니다. 제가 사는 이천만해도 올해 1월 장애인협회 회장, 장애인협회 소속 복지관 관장, 장애인협회 사무국장등이 사업장 운영비, 장애인이동차량 보조금, 공영주차장 임금을 회계조작으로 7억원을 휭령하여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의 해 입니다. 장애계도 총선연대를 만들어 장애인을 위한 좋은 공약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러나 가만히 지켜보니 제사보다 젯밥에 더 열을 쏫는 모습입니다. 지난 대선과 총선때 어떠했습니까? 장애인단체와 장들은 너나할거 없이 한나라 당사까지 찾아가 지지선언을 했습니다. 그 결과는 또한 어떠했습니까? LPG지원제도는 폐지되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활동보조지원 자부담은 오르고, 장애등급심사제도로 인해 활동보조를 받던 중증장애인이 보조가 끊기고, 매년 예산안 날치기로 장애인예산이 줄어들고, 인권위는 개판으로 전락하고, 시설장애인 인권보호를 위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도 한나라당 장애인 의원이 앞장서서 무산시켰습니다. 

그로인해 활동보조를 못받던 중증의 독거 장애인은 불에 타 죽고, 생계가 어려워져 자살하는 장애인이 늘어나고, 시설에서는 계속해서 구타와 감금, 성폭행이 이어졌습니다.  

한나라당은 장애계의 정당한 요구에 배신과 무시를 넘어 4년 내내 복지라는 단어만 나와도 포퓰리즘이라며 입에 거품물며 반대해 왔습니다. 그러나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자 또 다시 모든 것을 해줄 것처럼 복지를 말합니다. 정말 추악한 자들입니다. 부자감세로 가진자들에게 100조원 가까이를 퍼주고, 4대강 사업으로 단 2년만에 22조원을 쏫아부을 돈은 있어도 장애인을 위한 복지비용은 선심성예산이라며 극구 반대하던 자들이 또 다시 복지를 미끼로 표를 달라고 합니다. 

 장애계에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정말 역겹지 않나요? 저는 정말 저들의 행태에 역겨움을 느낍니다.

각 정당에 비례대표를 보낸다. 정말 좋은 일 입니다. 장애계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겠지요. 하지만 잘못된 정치는 책임을 져야합니다. 이에 유권자는 표로 심판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총선연대의 논의를 보니 비례대표를 빌미로 지지할지 말지를 정한다고 합니다. 참 뭐라 말하기 힘듬 심정입니다.

저는 정치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압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책임과 소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례대표로 선출된 사람들이 정말로 장애대중의 고통을 이해하고, 장애인을 위해 헌실할 사람이라면 좋겠지만 단지 자신의 영위와 영달을 위한 자리 싸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에 장애인을 대표하는 사람을 많이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장애인을 위한 올바른 정책과 공약을 만들어 장애계가 똘똘 뭉쳐 한곳에 집중하여 관철시키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정치권에서는 그 힘에 눌려 반대로 자연스럽게 비례대표를 먼저 요구할 것입니다. 지금의 청년문제 처럼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하겠습니다. 전에 올린 성명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논리이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제 글도 허접하지만, 글을 쓰신 분이 세상을 얼마나 투명하게 사셨는지는 모르지만 세상과 사회 그리고 장애계에서 조차 무시하고 소외된 중증의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목숨까지 담보하고 투쟁한 것을 돌발행동, 영웅주의, 독선, 망상, 투쟁집단, 투쟁 브로커로 폄하하고 다수를 존중하라고 했습니다.

참으로 뜻 깊은 말이었습니다. 한국장애인총연합회라는 단체가 소수의 중증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을 잘 알 수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왜? 중증의 장애인들이 사회로 나오지 못하고, 노예처럼 팔려다니고, 성폭행의 대상이 되고, 인권이 철저히 유린된 채 시설에서 살아야 했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소수를 억압한 다수의 침묵! 장애계 그리고 장애인단체의 현 모습입니다.                  

2012년 2월 10일
전신마비 장애인 김영주

작성자코난  21kon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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