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샷~! 굿 휠체어~!” > 대학생 기자단


“굿 샷~! 굿 휠체어~!”

[남세현의 보조공학 이야기]

본문

   
 

불어오는 푸른 초원. 힘찬 스윙 동작에 이어 경쾌한 ‘따~악’ 소리와 함께 하얀 공이 목표를 향해 날아오른다. 박수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외침 ‘굿 샷~’. 생각해보면 참 기분 좋은 골프장의 풍경이다.

타격감에서 오는 스트레스 해소와 잔디 위를 적당히 걸으면서 오는 운동 효과, 하늘과 햇살과 바람을 즐길 수 있는 넓은 초원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적당히 경쟁감도 유지하는 특성이 아마도 골프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이런 설명만 들으면 다리가 불편하거나, 손 또는 팔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골프장을 거닐 수도, 골프채를 멋지게 스윙할 수도 없으니 골프가 비장애인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보조기구와 대안들을 통해서 장애인들도 동등하게 골프를 즐겨오고 있고, 국내에서도 장애인골프협회를 중심으로 골프를 즐기는 장애인 동호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에는 휠체어 장애인이 필드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골프용 전동휠체어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골프장의 넓은 필드, 특히 언덕과 구릉을 오르내리는 움직임은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참 좋은 운동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하지가 완전히 마비된 장애인들은 수동휠체어를 밀며 그 넓고 높은 필드를 돌아다니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또한, 일반적인 수동휠체어나 전동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서 힘껏 골프채를 휘두르는 동작을 취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골프용 전동휠체어는 그런 이유에서 개발된 제품이다.

   
 

생긴 모습은 기립형 전동휠체어와 비슷하게 생겼다. 일반 전동휠체어와 비교해 본다면 일단 전체적인 크기가 더 크다. 실외, 특히 골프장의 필드 잔디밭에서 돌아다니기 쉽게 앞쪽에 좀 더 크고 두툼한 구동바퀴가 붙어 있으며, 휠체어의 모터와 구동장치가 달린 본체 부분이 크고 앞뒤로 약간 길다.

구동바퀴가 앞쪽에 있다고 했는데 구동바퀴가 아닌 뒷바퀴도 회전이나 이동이 좀 더 편할 수 있도록 다른 휠체어 보조바퀴보다 좀 더 큰 모양으로 하나만 붙어 있다. 그렇게 생긴 본체 위에 사용자가 앉아서 이동하고, 일어서서 골프를 칠 수 있는 의자가 장착되어 있다.

또 전동휠체어 양옆에는 골프채를 넣고 이동할 수 있도록 골프가방처럼 생긴 장치가 붙어 있다. 휠체어 이동은 다른 전동휠체어처럼 조이스틱을 사용하고, 골프를 치기 위해 기립기능을 작동시키는 것은 별도의 스위치를 사용하게 된다.

골프경기 중 스윙을 해야 할 때는 평상시에 휠체어에 앉아 있는 의자 부분의 기립기능을 사용한다. 이 기능은 전동휠체어 본체의 앞부분에 사용자의 가슴과 무릎 부분을 벨트로 지지해 몸을 고정한 채로 전동휠체어의 의자와 함께 설 수 있게 해준다. 골프의 특성상 완전히 1자로 서 있는 자세가 아니라, 스윙하기 좋게 무릎과 허리를 살짝 구부린 자세로 서게 되어 골프채를 힘껏 휘두를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서서 골프채를 휘두르다 보면 몸을 과격하게 움직여야 할 텐데 휠체어가 넘어지거나 휠체어에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을 수도 있다. 다른 기립형 휠체어처럼 이 제품도 휠체어에서 스탠딩기능, 기립기능을 작동시켰을 때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 고려가 깊이 반영되어 있다. 특히 다른 기립형 휠체어보다도 휠체어에 일어선 상태에서 과격한 동작을 힘차게 해야 하므로 본체 부분이 아주 무겁고 바퀴도 커서 옆으로 넘어지는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무게 중심을 낮게 설계해놓았다.

본체크기가 좀 크다고 했는데 대략 높이가 약 90cm에 좌우 폭도 90cm 정도, 앞뒤 길이는 거의 150cm에 달할 정도로 크다. 그러다 보니 회전 반경도 더 커서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돌기 위해서는 최소한 가로·세로 190cm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다. 바퀴 크기도 앞바퀴의 지름이 40cm가 조금 넘고, 뒷바퀴는 25cm 정도 되니까 뒷바퀴의 지름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전동휠체어나 스쿠터의 구동 바퀴 정도의 크기다. 앞바퀴의 지름은 좀 작은 경승용차 바퀴 지름에 맞먹을 정도로 큰 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종합해보면 골프용 전동휠체어의 전체적 구성은 앞서 걱정했던 운동 할 때의 안정성, 안전을 우선 고려했다. 또 한 가지 안전을 위한 특징이 있는데, 바로 발판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일반적인 전동휠체어는 사용자가 발판을 밟고 휠체어에서 일어서는 일이 거의 없어서 발판의 재질이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는 등 안전성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골프용 휠체어에는 금속재질로 된 발판이 본체에 아주 튼튼하게 부착되어 있고, 길이도 50cm에서 56cm까지 사용자에 따라 조절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다. 평상시 앉아서 이동할 때 사용하는 팔걸이와 조이스틱 부분도 기립기능이 작동되면 자동으로 접혀서 아래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옆으로 팔을 움직이는데 거치적거리는 방해물이 없어진다는 얘기다. 골프가방이나 낚시가방도 액세서리로 선택할 수 있어서 골프용뿐만 아니라 낚시용 전동휠체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작성자남세현 한국장애인개발원 자립지원팀장  walktour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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