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와 희망의 성화가 타오른다 ‘런던 패럴림픽’ > 대학생 기자단


용기와 희망의 성화가 타오른다 ‘런던 패럴림픽’

황용운의 아름다운 세상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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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한민국이 연일 2012 런던 올림픽 승전보에 들썩들썩 신명 났다. 4년 동안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피땀 흘렸을 선수들 모습에서 대가를 치른 자가 더 아름다워질 내일을 볼 수 있었다.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분명한 목표 아래 혹독한 훈련으로 자신의 한계를 몇 번이나 견뎌냈을 선수들. ‘심은 대로 거둔다’는 단순한 진리는 금·은·동 메달의 색깔을 넘어 감동으로 다가왔다.

금메달 10개, 종합순위 10위가 목표였던 대한민국은 열정을 다한 선전으로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종합순위 5위. 명실공히 세계 속의 스포츠 강국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밤잠을 설친 국민에게는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추억을 안겨주었다.

패럴림픽. 비장애인 올림픽이 끝나면 장애인 올림픽이 열린다. TV를 통해 피땀 흘려 연습하는 수영, 테니스, 역도 대표선수들을 보던 내 가슴은 누군가에게 한 대 얻어맞은 듯 먹먹했다.

가슴이 터질 듯 물살을 가르는 수영선수, 한 손에는 테니스 라켓을, 한 손에는 휠체어를 움켜쥔 테니스 선수, 얼굴이 터질 듯 무거운 역기를 들어 올리는 역도 선수. 기를 써 미간이 잔뜩 찌푸려진 그들의 표정에서 장애를 두려워하지 않고,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선택한 용기를 봤다.

두려움이 없으면 용기도 없다고 했던가? 장애를 감수하고, 내 한계를 직면해야 한다는 게 힘들었을 텐데, 장애가 있으니 사회적 약자로 바라보는 시선에 적당히 동조하고 싶었을 텐데, 배려받고 살아도 나쁘지 않다고 타협하고 싶었을 텐데….

비장애인도 힘든 몇 배의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하는 힘겨움을 미간을 찌푸리며 감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패럴림픽에 도전하게 하는가?

어떤 이에게는 후천적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오기일 수도, 어떤 이에게는 땀 흘리며 순간순간 희열을 맛보았던 결과일 수도, 어떤 이에게는 세상을 향한 분노의 표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려면 어떤가? 장애가 있다는 것으로 그 자리에 주저하지 않고, 두려움이 결코 장애를 정당화할 수 없음을 몸으로 부대끼며 증명하는 패럴림픽 선수들이 있는 한, 우리에게는 포기할 이유가 한 가지 줄어드는 것이며, 두려움을 넘은 용기를 내보아도 좋을 호기(豪氣)가 생기는 것이다.

비장애인의 올림픽이 끝나서 이젠 무슨 재미로 사냐며, 지루한 삶의 자세를 가다듬는 분들에게 패럴림픽은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씁쓸함을 넘은 누군가에게 한 대 얻어맞은 듯한 얼얼함을 선물해 줄 것이다. 8월 29일~9월 9일 이 기간에 패럴림픽 선수들의 승리의 웃음은 지루한 삶의 자세를 번쩍 나게 할 것이며, 패배로 흘리는 눈물은 우리의 가슴을 적실 것이다.

비장애인 올림픽을 보면서 감동을, 패럴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을 보면서는 먹먹함을 느꼈던 나에게 올림픽은 ‘희망’이란 단어를 다시금 상기하게 했다. 단, 그 희망은 대가를 기꺼이 치른 자가 느끼는 희망이요.

혹, 패배한 자라도 시간이 지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느낄 수 있는 절망의 다른 이름이다.

달리면 걷고 싶고, 걸으면 서고 싶고,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게 인간이라 했던가? 인간이 편해지고 싶은 욕망. 그 욕망에 안주하고 싶은 안일함을 박차고 일어난 용기. 많이도 투덜댔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물리적인 내 불편함을 무색하게 한 모든 선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희망을 얻는다. 

희망찬 세상을 원하는가? 민주주의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면, 희망은 기꺼이 대가를 치른 자 즉, 아쉬움은 있을지언정 후회하지 않기로 결단한 자가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다.

올림픽 동안 참 많은 걸 배웠다. 보고, 느끼고, 배운 것으로 패럴림픽을 기대할 수 있을 만큼 ‘희망’이란 빛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그 ‘희망’을 내가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로 만들 차례다. 삶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대가를 치르며 포기할 이유를 한 가지 줄이고, 두 눈 질끈 감고 두려운 것을 해 보는 것. 우리가 거창하게만 생각했던 ‘용기’가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이 될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용기’가 ‘희망’으로 거듭날 때. 나로부터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는 시작될 것이다. Are You Ready?   

 

※황용운 님은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함께걸음에 좋은 글을 보내주시는 분입니다.
 

 

작성자황용운 아름다운 가게 에코디자인사업팀 팀장  walktour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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