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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의 담금질

[김형수의 세상보기]북한산 아래 U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과 함께 한 인권이 꽃피는 교실 만들기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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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서울의 북한산 아래 U초등학교 5학년 1, 2, 3반 학생들과 통합교사, 특수교사와 함께 3주에 걸쳐서 1학기 동안 이루어진 5회, 400분 동안 장애인학생과 비장애인학생, 특수교사와 통합교사들 모두의 인권이 꽃피는 교실을 만들어내는 작은 실험을 시도했다.

그 400분의 용광로처럼 뜨겁지만 향기로웠던 작은 도전을 3회로 나누어 인권과 인권교육을 고민하는 독자분들에게 아주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고자 한다.

왜냐하면 필자는 우리 멋진 U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그 짧은 기간 동안 만들어낸 인권의 업적을 널리 널리 알려서 학생들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구현하고 있는지를 어른들에게, 우리 사회에 공식적인 지면을 통해 목격하도록 하겠다고 분명하게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한 학기로 끝나는 작은 도전이 아니다. 하반기 2학기에도 5회기 함께하는 수업이 남아 있다. 이 모든 과정을 이 지면을 통해 전부 함께 하겠다. 함께걸음 편집장님과 더불어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에게 바라건대, 이 글이 기고되는 동안 U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함께걸음의 표지모델로 환영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길 바란다. 이들이야말로, 진정 장애인과 함께하는 일상을 만들어내는 인권 시민으로 성장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1. 인권이 꽃피는 교실 만들기 그 첫 번째
- 인권교육에 마음먹게 만들기
- 인권의 가치, 인권교육의 가치와 투자에 공감하는 환경을 먼저
- 인권 활동가의 강의 실력과 열린 마음도 중요하다

이번 U초등학교의 인권 수업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먼저 U초등학교에 경력 9년차에 통학교육의 쓴맛 단맛을 골고루 다 맛본 특수교사 ‘Miss Jo.’ 필자를 끈덕지게 괴롭혔던 그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1년이 넘는 시간의 준비 기간과 교사들의 사전 워크숍과 작은 수업들과 함께 무엇보다 ‘혁신학교’라는 환경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도적으로 ‘혁신학교’들은 교사 개개인의 재량이 넓어 수업을 교사가 창의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근본적인 강점이 있었다. 이와 함께 여러 가지 걱정과 염려, 반대 속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본 수업을 결재해준 교장 선생님, 관리자의 인권감수성이 중요했다. 그리고 이것을 1년 넘게 머리를 싸매고 마음을 어루만지면서 만들어낸 열정적이고 집요한(?) 특수교사의 노고가 있었다. 또한, 이런 환경과 감수성, 열정에 불꽃을 당긴 부싯돌, 바로 장애인교육권연대의 특수교사들을 위한 직무연수, 인권연수가 차곡차곡 쌓여서 결실을 만들었다.

U초등학교의 5학년 통합교사와 특수교사를 처음 만난 것은 서울 성북교육지원청의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열었던 특수교사, 통합교사 장애인 인권연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곳에 교육청 공문에 의해서 비자발적으로 참여한 나름 전문가이고 의식 있다고 생각하는 100명 가까운 선생님에게 과거 새마을 교육처럼 군중을 모아놓고 일방적으로 하는 교육은 구조적으로 절차적으로 인권교육이라고 할 수 없으며 또한, 우리가 지키기 어렵고 불편하며 알기 어려운 인권을 1회성 교육으로 인권이 체감되고 공감하는 교육을 할 수 없으니, 학생과 선생님이 서로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도록 반별로 교육하시라 강의했었다. 인권의 가치를 일상에서 고민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수업을 업그레이드 해가면서 인권강의를 할 것을 강조했었다. 그나마 법적으로 어느 정도 강제력이 있는 인권교육도 선생님들의 눈치를 보면서 자살방지교육이나 성교육에 붙여서 해야 하고, 겨우 얻은 2시간마저도 선생님들 퇴근 시간에 맞추기 위해 30분 단축할 것을 요구받는 실정에서 유엔에서 권고하고 있는 이와 같은 인권교육의 원칙은 한낱 선언에 불과하다. 이는 교사와 학교 당국이 인권에 대한 주제는 어느 정도 이해하고 수용하고 있으나 인권교육의 체계와 구조에 대한 이해는 많이 부족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인권을 가르치고 그 가치를 결정해야 할 권력자, 교사, 관리자들에게까지 이 한계를 적용시킬 필요는 없다. 그들은 자신의 인권이 침해되더라도 방어할 수 있는 기본적인 힘과 지식을 가지고 있고, 통계적으로도 이들은 타인의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인권교육을 할 때 설사 그 과정과 환경이 인권적이지 않거나 인권교육에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권교육가들은 그들에게 인권교육을 하는 것을 절대로 중단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인권적인 과정과 인권교육에 부합하는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과 ‘선택권’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필자와 같은 인권교육가의 역할은 일단 그런 힘을 가진 사람들이 제대로 된 인권교육을 해보겠다는 마음과 의지를 가지도록, 선택하도록 불을 지피는 것이다. 그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불을 지피는 부싯돌 역할도 확실히 하고 학교현장에서 인권교육을 할 때 필요한 시간과 환경 등을 그 힘을 가진 사람들에게 분명히 고지하고 인식하게 만들어서 인권의 원칙, 인권교육의 원칙을 늘 점차 ‘지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설득하는 과정 역시 인권의, 인권교육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2. 인권이 꽃피는 교실 만들기 그 두 번째
- 인권교육의 담금질, 리허설이 필요하다

그래서 작금의 현 체계에서는 교사의 수업의 자율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혁신학교라는 배경이 인권교육의 가치를 제대로 만들어내는 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었어도 이를 결정하는 관리자와 통합교사, 동료 특수교사의 공감과 동의를 숙성하고 담금질하는 시간과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다른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동료 특수교사의 동의는 필수 중에 필수다. 현실적으로 비장애학생들과 통합반에서 인권교육을 시행할 경우 특수교사가 자신의 반을 비워두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그럴 경우 동료 교사가 비어있는 교실까지 책임져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학생들을 위한 인권교육을 한다면서 장애인학생의 기본적인 학습권과 교육권을 침해하는 상황-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그렇게 보이거나 이해될 수 있는-을 만들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특수교사 Miss Jo. 선생님도 교육청에서 공문으로 반강제로 초대한 인권연수 인권활동들의 인권교육의 원칙 등을 배우고 당신의 학교에서 제대로 된 장애인 인권교육을 해보리라 결심을 하고 의지를 다졌으나, 이를 실제로 이행하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과 동료 통합교사를 외부 장애인 인권연수를 받게 하는 주도면밀한 작전이 필요했다.

우리 Miss Jo. 선생님은 장애인당사자와 통합교사 등 모두가 함께 하는 인권교육 과정을 학교에서 만들어 보고자 했다.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첫째, 위에서 언급한 통합교사의 인권에 대한 공감이 필요했고, 둘째, 해당 학교 구성원들이 신뢰할 만한 검증된 교육경험이 있는 장애인 당사자를 그들로부터 요구받았으며, 셋째, 인권과 인권교육에 기본적인 경험과 배경지식을 배워서 참여하는 장애인 당사자를 거부하지 않는 학생들도 미리 챙겨야 되는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인권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교육을 함께 해야 하는 장애인 당사자와 인권감수성을 가지고 같이 공부하고 생활하는 장애인학생 당사자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하고 장애인당사자에 대한 기본적인 거부감, 혐오 등을 가지고 있지 않아야 외부 사람들과 협동 수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넷째, 이들 모두를 조율하고 인권교육을 시행하며 이를 학교생활에 적용했을 때 일어나는 모든 시행착오 결과에 대응할 수 있는 특수교사의 경험적 실력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아직 학교 인프라가 인권교육의 목적을 충분히 뒷받침해줄 만큼 충분하지 못하고 때때로 인권의 가치와 교육의 가치가 충돌할 때가 있는데, 특수교사가 이를 충분히 제어하지 못하면 학교 구성원을 인권이란 이름아래 우울증과 화병에 걸리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Miss Jo. 선생님은 이 같은 부작용을 당신께서 제어하기 위하여 이제까지 자신이 해왔던 인권교육을 성찰하고 복기함과 동시에, 본격적인 협동 인권수업을 하기에 앞서서 인권연수에서 배운 대로 자신이 독자적으로 학생들과 인권수업을 해보는 리허설을 준비한다. 본 공연과 거의 비슷하게 시범 교육을 해보고 드러난 문제점과 성과와 한계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 장애인당사자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통합교사들은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발견하고 훈련하는 것이다. (다음호 계속…U초등학교 이름이 개봉!!)

작성자김형수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  aery727@cowal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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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걸음 2020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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