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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특별한 마우스들 (1)

남세현의 보조공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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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모니터 화면과 하얀 프롬프트(Prompt: 컴퓨터가 입력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사용자에게 알리기 위해 컴퓨터 단말기 화면에 나타나는 신호), 그리고 몇 장의 5.25인치 디스켓에 담긴 엠에스도스(MS-DOS)를 기억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시절이다. 오늘날 사용하는 윈도우즈(Windows)와 같은 컴퓨터 운영체계(OS)는 이미 너무나 당연하고 친숙하게 아주 옛날부터 있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키보드와 명령어로 컴퓨터를 조작하던, 불과(?) 20여 년 전을 생각하면 아이콘을 마우스로 클릭하는 조작 방법의 변신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하다.

많은 사람들이 키보드로 어려운 명령어를 입력하는 것보다 마우스로 귀여운 아이콘을 더블 클릭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자. 마우스를 조작할 수 있는 정교하고 섬세한 손과 팔의 기능에 우리는 감탄하고 또 감동해야만 한다. 살포시 마우스를 감싸 쥐고 원하는 커서를 원하는 지점까지 옮길 수 있도록 마우스패드 위에서 손의 위치를 옮겨가는 팔의 기능, 정확한 위치에 멈춰선 후에 흔들리지 않고 손가락만 움직여서 클릭을 실행하는 기능…. 손 기능이나 팔 기능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마우스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체 마우스들이 현재 많이 개발되고 있다. 다양한 제품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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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용으로 출시된 조이스틱・트랙볼 마우스

초기부터 마우스를 대체해 사용하는 제품으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대체 마우스는 조이스틱과 트랙볼이다.

조이스틱은 전동휠체어를 조작하거나 게임기를 조작할 때 사용하는 조종간(操縱杆: 조종사가 항공기의 비행 방향과 운동 방향을 조종하는 막대 모양의 장치, 또는 그 장치의 손잡이)을 의미한다. 조이스틱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전동휠체어의 조종기나 컴퓨터 게임기, 길거리 인형 뽑는 기계를 조종하는 데 달려 있는 막대 모양의 조종 장치가 모두 조이스틱이다. 산업현장에서는 각종 산업용 장비를 움직이거나 중장비를 운전하는 데 쓰인다. 어린시절 보던 만화영화 속 로봇을 조종하던 조종간 역시 일종의 조이스틱으로 보면 된다.

컴퓨터를 조작할 시 조이스틱의 막대 부분을 원하는 방향으로 밀어 화면에 있는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것으로 마우스를 대체할 수 있다. 일반 마우스가 손으로 쥐는 모양으로 잘 잡아 정교하게 움직여야 하는 것에 비해 조이스틱은 원하는 방향으로 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정교하게 쥐는 동작이 요구되지 않는다. 또한 마우스는 원하는 곳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손의 위치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팔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가 커야 하는 것에 비해 조이스틱은 손가락이나 손목의 움직임만으로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또 원하는 방향으로 밀어 고정만 하면 저절로 커서가 움직이기 때문에 팔의 동작을 최소화한 상태로도 마우스를 제어할 수 있다. 이 같은 점이 장애인에게 보다 편리하게 작용하는 부분이다.

또한 조이스틱을 움직이는 것을 반드시 손으로만 해야할 필요도 없다. 신체 기능에 따라 손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은 더 자유로운 부위, 예를 들면 발이나 턱과 같은 부위로도 조종할 수 있다. 그리고 조이스틱 막대 손잡이에 해당하는 부분을 둥근 공 모양이나 갈고리 모양, 1자 모양, T자 모양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바꿔서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각자의 특성에 맞춰서 편리한 활용이 가능하다. 마우스의 버튼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클릭이나 드래그, 더블클릭의 기능도 모델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개의 경우에는 조이스틱 근처에 달린 버튼들을 누르거나 외부 스위치를 연결해서 신체의 다른 부위로 스위치를 작동시켜 실행할 수 있다.

응용된 형태의 제품도 몇 가지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턱이나 입으로 빨대처럼 생긴 대롱을 움직여서 마우스 커서를 제어하고, 빨대 대롱에 공기를 불어 넣거나 빨아서 클릭 스위치를 조작하는 입술 마우스 종류의 제품이나, 발로 조작하는 마우스도 조이스틱의 원리가 응용된 제품들이다.

구체적인 제품들과 트랙볼 마우스에 대한 소개는 다음호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12월호에 계속….)

작성자남세현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교수  lim0192@cowal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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