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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소리] 우리의 마음 바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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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전에 며칠 사이에 두 번씩이나 외국인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끼고 몸둘 바를 몰라 했다. 그 하나는 한국인들이 아기를 낳아서 많이 버린다는 것이다. 미국의 입양기관들의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 고아가 세계에서 제일 많단다. 물론 한국인고아를 입양해 가는 절차가 다른 나라보다 간편한 점도 있고 치러야 할 대가도 비교적 싸기 때문에 고아를 수출해서 돈벌이를 하는 기관도 있는데 다른 제 3세계나라보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싸게 팔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쯤 되면 신판 인신매매이다. 1988년에 올림픽을 치르고,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한국은 이제 중진국을 지나 선진국대열에 들어서게 되었다고 떠들어대던 것이 무색해진다. 자기 자식을 낳아서 버리는 사람들이야 그들의 피치 못할 딱한 사정에서 그런 일이 생겼다고 치고, 그 버려진 아이들을 꼭 외국에 수출을 해야할 수밖에 없으리 만큼 한국인들의 마음은 가난한가? 이 마음의 가난은 외국인들 앞에서 경제적 빈곤보다 훨씬 더 수치스러운 것으로 내 마음을 괴롭혔다. 우리는 흔히 미국인들을 만나면 그들의 제국주의적 발상을 공격한다 특히 제 3세계에서 그들이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때로는 문화적으로 횡포를 자행한다고 규탄하고 반미감정을 고조시킨다. 정신적인 야만인이라고 규탄한다. 그러다가 이런 고아수출 이야기가 나오면 쥐구멍을 찾는다.

특히 요사이 신문이나 텔레비전에 보도되는 해외에 입양된(주로 미국)우리 고아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면 우리들을 더욱 부끄럽게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보통 정상아 입양보다 뇌성마비 등 장애우 입양을 즐겨 하고, 이 장애아들을 그 사회에서 특별한 애정을 쏟으며 양육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더욱 정신적으로는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한 뇌성마비 아 등 정신지체아, 기타 장애아들을 그토록 큰 애정과 인내, 노력을 기울이며 양육해서 미국 시민으로서 행복하게 살면서도, 조국인 한국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살 수 있도록 세심한 마음을 기울인다라는 보도 앞에서 나는 우리들의 마음바탕이 너무도 부끄러웠다.

두 번째로는 일전에 내가 아는 목사가 교회당을 새로 건축한다는데 그 교회에 나가는 외국인 친구가 전해주는 이야기에서 나는 다시 한번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 친구의 이야기에 의하면, 새로 짓는 교회당에는 정문으로 들어가는 계단에서부터 너무나 많은 계단이 있다는 것이다. 교회는 비장애우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애우들이 쉽게 올 수 있도록 해야한다.

따라서 될 수 있는 대로 교회당 본당에 들어가는 길만은 계단 대신 경사진 길로 만들어 보행이 불편한 사람들이 바퀴가 달린 의자에 앉아 교회당에 들어갈 수 있고, 앞을 못 보는 장애우가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난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옛날 건물은 몰라도 이제부터 새로 짓는 교회당 건물들은 이런 배려를 목사들이 안 하면 누가 하느냐고 하는 것이었다. 사실 근년에 교회당이 웅장하게, 화려하게 새로 건축된 것이 많은데 이런 배려를 한 교회당은 별로 볼 수가 없다. 이웃과 더불어 살아야하고, "함께 걸음"을 강조하는 종교, 물질적인 풍요보다 마음의 풍요를 중요시하고 강조하는 목사님들의 마음바탕이 나타나는 것 같아서 다시 한번 부끄러움을 느꼈다. 동아일보 10월 5일자 "美 입양기관 CHSM(Children"s Home Society of Minesota)창설 백년 기념 행사 참관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백년 전부터 이들이 한 아름다운 일들, 그 중에서도 혼혈아, 장애아들에게 쏟는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묘사한 입양가족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결론적으로 이 기사는 고아 수출국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추어지는 우리 한국인들이 이들 미국인 입양가족들에게서 간과해서는 안될 두 가지 기본적 입장을 들고 있다.

하나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사랑과 봉사의 기독교 적 박애주의가 밑바닥에 깔려있는 마음바탕이요, 둘째는 인간은 누구나 똑 같다는 평등사상이다.

"온전한 사림이건 장애우이건, 백인이건, 흑인이건, 황색인종이건 차별 없이 사랑한다는 점이다" 라고 말이다.
각 개인이나 종교 기관도 그렇지만, 나라 살림을 하는 정부나 국회도 마음이 빈곤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는 지금 "장애자고용촉진법"을 겨우 법안으로 만들었지만 그것의 통과도 불투명하다. 그나마 선진국에 훨씬 뒤떨어진 법안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67인 이상 정상인 고용인 기관에서는 장애우 1.5% 영국은 20인 이상 3%, 소독 16인 이상 6%, 프랑스 16인 이상 3%로 규정되어 있어 장애우가 거의 차별을 받지 않도록 법이 보장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각 정당마다 다른 안을 내놓았지만 훨씬 후진적인 것인데 그나마 법안통과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렇게 가난한 우리의 마음바탕이 언제나 풍요로운, 넉넉한 마음바탕으로 바뀔 수 있을까?

작성자이우정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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