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가 좋았던 시절을 살았는가? > 대학생 기자단


장애우가 좋았던 시절을 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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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니까 차별 받아야 하고, 장애를 가졌으니까 가난하게 살아야 하고, 장애를 가졌으니까 취업 못하는 것이 매우 당연하고 , 장애우니까 격리된 시설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며, 장애를 가졌으니까 동등한 인간이 아니라 동정의 대상으로 취급받는 것이 당연하다…

암묵적으로 우리 사회는 이렇게 장애우니까 힘들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며 장애우 배제를 정당화하고 합리화하고 있다. 지금 이런 배제가 없다고 누구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새삼 누구나 아는 이런 얘기를 다시 꺼내는 것은, 작금의 정부 장애우 정책과 그로 인해 영향을 받는 장애우가 처한 현실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는 방향으로 개선 되어가기는커녕 점점 더 배제가 심해지면서 장애우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강한 우려감이 들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신자유주의 시대고, 신자유주의 시대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긴다는 원칙 아래 시장에서 쓸모 없다고 판단되는 낙오자 배제를 정당화하고 있다. 그래서 시장에서 낙오자로 취급되고 있는 장애우 배제를 어쩔 수 없는 일 이라며 합리화한다면 솔직히 할 말은 없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건 국가의 역할이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미친 듯이 널뛰며 약육강식의 시퍼런 논리만 지배하는 시장에 맞서 낙오자 배제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시장이 포용하지 못하는 소외계층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국가마저 시장 편을 들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 벌어지고 있는 예들은 국가가 존재 이유를 망각하고 있고, 소외계층 구체적으로 장애우들의 기대를 무참히 저버리고 있다는 원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요즘 장애계에서는 더 주지는 못할 망정 그나마 있는 것도 뺏어가고 있다는 말이 자주 희자되고 있는데, 이런 말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몇 가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생각나는 것만 해도 고용장려금을 줄여서 많은 장애우를 실업자로 만들고, 이동수단인 자동차 LPG 연료 사용한도를 줄였으며,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에서 장애우를 제외해 장애우를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무능력한 존재로 낙인찍었으며, 요양보장제도 시행 대상에서 장애우를 제외시켜 장애우 가정의 고통은 나몰라라 하는 뻔뻔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철도 요금 할인 제도 폐지가 예정되어 있는 등 그나마 있던 각종 요금 할인제도도 크게 축소 시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장애우 삶에 버팀목과 같은 복지시책을 축소하고, 또 새로운 복지시책은 시행하지 않으면서 정부는 늘 그렇듯이 전가의 보도처럼 예산 부족 타령만 늘어놓고 있다. 이런 정부에 묻고 싶은 것은 과거 아니 지금 장애우가 받고 있는 혜택이라고 하는 것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하다고 판단하는가 여부이다.

장애우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 동안 좋았던 시절이 전혀 없었는데, 이제 세상이 어려워졌으니 더 줄 거는 없고, 고통분담 차원에서 그나마 가지고 있는 것을 내놓으라고 정부가 다그치는 것 같아서 심히 억울해서 하는 말이다.

장애우들이 꿈꾸는 세상은 배제를 전제로 한, 장애우니까 힘들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고착된 등식이 깨지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이 오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도움과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정부가 지금처럼 국가경쟁력 운운하면서 시장의 눈치를 보는 한 장애우 삶은 미래가 없다. 장애우 현실만 놓고 보더라도 과연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새삼 자문해 봐야 할 시점이 아닐 수 없다.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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