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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걸음의 세상보기] 시설 보호는 대책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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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은 정부에서 정한 장애우의 날이었습니다. 장애우의 날을 맞아 기념식이 열렸고 언론을 비롯해 사회 각계에서 장애우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었습니다. 그러나 장애우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런 관심은 늘 그랬듯이 반짝 관심에 지나지 않았으며, 장애우들에게 씁쓸함만 가슴가득 안겨주고 장애우의 날은 사람들 뇌리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반쪽관심의 대명사인 장애우의 날은 지나 갔지만 중요한 건 장애우의 고통스런 삶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오늘을 사는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느끼며 살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소외계층으로 분류되는 장애우들은 IMF 시대를 맞아 정말 힘든 삶을 살고 있습니다. 최근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기 위해 구직을 원하는 장애우들이 대폭 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장애우를 채용하겠다는 업체는 여전히 거의 없습니다. 장애우 취업 현실의 심각성은 노동부 산하 서울인력공단이 장애우 취업박람회를 열려다가 구인 업체가 없어 취소했다는 보도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취업이 힘들다보니 삶의 수단을 갖지 못한 장애우들이 부랑인으로 전락하고 있고, 결국 자살을 택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장애우의 어려운 삶의 여건을 개선 시켜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와 언론은 장애우 문제는 제껴둔 채 실직자 문제에만 큰 관심을 가지고 이런 저런 대처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정작 실직이라도 할 수 있는 직장에 다니지 못하고 있었던 장애우들은 정부의 관심 밖인 것입니다. 정부가 장애우 문제에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것은 지난 4월17일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장애우를 포함한 서민안정대책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복지부 발표에서 장애우와 관련된 대책은 실직가정이 원할 경우 실직가정 내 장애우 3천1백36명을 인근 1백83개의 복지시설에 무료 수용하며, 전국에 있는 47개 장애우 복지관에서 장애우가 50%의 비용만 내면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 뿐이었습니다. IMF 시대 정부의 이런 장애우 대책은 많은 장애우들을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대책안이 보잘 것 없는 것도 문제지만, 장애우 복지 주무부서인 복지부가 여전히 장애우를 보호가 필요한 존재로 여겨 사회와 격리해서 보호하겠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그래서 시설 보호를 대책으로 내놨다는 것이 장애우들을 더 절망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실직가정의 장애우를 수용시설로 보내고, 장애우 가장이 실직했을 경우에도 수용시설로 가라면 이는 누가 봐도 명백하게 장애우의 사회통합에 어긋나는 정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문에 시설 보호 보다는 실직가정의 장애아에게 양육비를 지급해서 부모와 살도록 하고, 장애우 실직가장에게는 생계비 지원과 취업 알선 등의 대책을 마련해서 발표하는 것이 복지부가 해야 할 일이었다고 감히 지적할 수 있습니다.

지금 장애우에게 필요한 것은 시설보호가 아닙니다. 장애우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격리되지 않고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는 장애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장애우가 수긍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사회에서 장애우들의 고통스런 현실이 망각되고 있지 않는지 우리 모두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글/ 함께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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