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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소리] 자원봉사와의 만남, 인생의 플러스 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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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는 우리나라 자원봉사의 성지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다녀간다. 개인이 혹은 단체로 찾아와 일그러진 얼굴 모습은 한 한센 환우들과 어울려 지내며 목욕·청소 등 일손을 거들다 돌아간다. 그들은 그 곳에서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더 큰 은혜를 받고 돌아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나는 아직 자원봉사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여러 봉사단체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약간의 힘을 보태고 있고 앞으로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할 준비를 다지고 있다.

 그 계기는 80년대 초의 소록도병원 근무였다. 남들의 동정을 산 소록도행이었지만 나로선 일생의 큰 행운이었다. 완전히 자원봉사자의 자세로 전심전력 일하고 계신 신정식 병원장님과 여러 성직자와 함께 지낼 수 있었고 불편과 고통 속에서도 밝고 활기차게 살고 계신 환우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후 자원봉사는 내 인생에서 한 자리를 확실히 차지하게 되었다.

 자원봉사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가지는 평균적인 책임보다 조금 더 큰 몫을 떠맡아 수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회의 성원이 모두 평균적인 책임만을 떠맡겠다고 한다면 언뜻 보기엔 그렇게 해도 사회가 잘 돌아갈 것 같지만 사실은 어떤 사정으로 평균적 책임을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 사회는 원활하게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니까 보다 많은, 능력 있는 사람들이 평균적인 책임에 더하여 플러스 알파를 실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플러스 알파를 실천하게 되면 일견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물질적으로 손해라는 생각이 들기 쉽다. 그러나 지나치지만 않다면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큰 보탬이 되고 사회를 건강하게 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 또한 크기 때문에 손익계산서 상에도 플러스 알파가 된다.

 플러스 알파를 입력하면 플러스 알파가 출력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할 것이다.

 자원봉사는 불교적인 표현을 빌리면 보시(布施)이다. 일반적으로 보시에는 일곱 가지가 있다고 한다. 남에게 따뜻한 마음을 가지면 그것은 심시(心施)이다. 따뜻한 시선으로 남을 바라보면 안시(眼施)이다. 환한 얼굴로 남을 대하면 안시(眼施)이고, 따뜻한 말을 하면 언시(言施)가 된다. 이렇듯 친절하기만 해도 많은 보시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자리를 양보하는 좌시(座施)나 잠자리를 제공하는 방시(房施), 몸으로 수고해 주는 신시(身施) 또한 친절의 보다 적극적인 표현이라 할 것이다.

 마더 테레사는 “친절은 평화의 시작이다(Kindness is the beginning of peace)"라고 했다.

 모두가 친절한 마음을 갖는다면 싸움이 없어질 것이며, 평화로운 세계가 이룩될 것이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그런데 나는, “친절은 자원봉사의 시작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자원봉사에는 여러 분야에 걸쳐 행해질 수 있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자원봉사이다. 남에게 친절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남을 도울 수 있겠는가. 또 남을 돕겠다면 우선 친절해야 할 것이다.

 남에게 친절하다는 것은 적어도 그가 나와 함께 지구 위에 살면서 만나기도 하고 소식을 듣기도 하며, 어떤 방법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하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광의의 ‘우리’에 포함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은 우선 친절을 통하여 우리 사회를 유정한 사회로 만들고 세계를 평화로운 세계로 만들겠다는 야심에 불타야 하겠다. 먼저 친절이라는 면에서 플러스 알파를 실천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남들로부터 더 이상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고 조롱의 대상이 되었으며 스스로도 자랑스럽기보다 부끄럽게 된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이를 타개하는 길은 보다 많은 국민이 자원봉사자가 되는 것이다. 자원봉사자는 이웃과 나라의 어려움을 자신의 그것으로 느끼면서 검소하게 살고 땀 흘려 일할 것이기 때문이다.


글/ 한충길  (국립재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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