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과 시혜로 가득 찬 ‘인간극장’ > 지난 칼럼


동정과 시혜로 가득 찬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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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은 방송에서는 보기 힘든 서민의 일상을 담담히 다루어 오고 있어서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서민 중에서도 장애인은 우리나라의 복지체계의 미비로 인해 사회활동이 저조하여 낯선 존재로 인식돼 왔다고 할 수 있다. 인간극장은 그동안 다수의 장애인들을 주인공으로 선정하여 그들의 삶을 비쳐줌으로써 시청자에게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와 장애인과 비장애인사이에 보이지 않게 드리워져 있는 벽을 조금씩 허물면서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좋은 프로그램이라 하겠다.

아쉬운 점을 들자면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려고 장애를 너무 부각 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작년에 장애인이 주인공으로 10명이나 등장 시킨 것은 높이 살만 하지만 장애인들은 장애의 아픔에 괴로워하고 가족들은 장애인을 돕느라 너무도 많은 희생을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장면에 방송분의 70~80%를 할애함으로써 시청자들은 장애인들은 비장애인에 비해서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 존재이며 장애인을 둔 가족들은 장애인을 돕느라 자기의 개인적인 생활은 포기해야만 하는 불행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고 있다. 그리고 장애인들의 개인적인 특성을 보기 힘들다.

제작진들은 장애의 아픔이나 가족들이 장애인을 위해 희생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장애인들은 마치 꿈도 없고 좋아하는 취미나 친구도 거의 없는 사람들로 나온다. 한마디로 인간극장에서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할 때는 장애만 있고 인간은 없는 방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제작진들은 감동의 소재를 너무 장애에만 찾지 말고 인간적인 모습에서 발견해야 한다.

장애에 아파하고 가족이 희생을 하는 모습은 사람마다거의 비슷하지만 장애인의 꿈이 뭔지, 취미가 어떤 건지, 좋아하는 이성상은 어떤 스타일인지, 어떤 친구들을 사귀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시청자들은 사람마다 모두 다른 장애인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길 원하는 것이지 모두 비슷할 수밖에 없는 장애로 고통스러운 삶을 보길 원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장애 보다는 인간에 초점을 맞추길 바란다.
작성자이기균(장애우방송모니터단)  culture@cowal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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