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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VJ특급’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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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촌 VJ  특급       ▲SBS에서 방영 중인'지구촌 VJ 특급'       undefined       ▲ ▲SBS에서 방영 중인'지구촌 VJ 특급'    

I. 들어가며
청각장애인이 방송계에서 연예 이슈화 되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은 드물다. 설령 방영된다 하더라도 비장애인보다 특출한 특기보다는 청각장애에 포커스를 맞추는 경향이 대세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바로 전 세계적으로 언론의 집중을 받으며 미스 프랑스 2위, 미스 월드 출전자라는 타이틀을 단 미스 프랑스 입상자 소피 부즐로. 그녀는 청각장애를 갖고 있지만 청각장애보다 미스 프랑스 입상자라는 타이틀 효과로써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방송국의 프랑스 현지 VJ가 직접 촬영한 소피 부즐로의 모습을 모니터링하여 청각장애인의 입장에서 분석해보기로 한다.

Ⅱ. 방송 개요
- 방송사:KBS
- 프로그램 명:지구촌VJ특급
- 방송일시:12월 5일 6시 30분 (첫 방송)
- 시청 지원 형태:영상 자막
- 모니터링 형태:다시보기 (영상 자막 지원함, 화면 해설 자막 지원 안됨)

Ⅲ. 모니터링
1. 프로그램 기획의도
- 지구촌 VJ 특급의 기획 의도는, 단편적인 정보가 아닌 오대양 육대주를 씨줄과 날줄로 엮는 글로벌한 프로그램을 지향한다. 생활밀착형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며 다른 듯 같고, 같은 듯 다른 그들의 모습에서 보다 친밀하게 세계의 흐름을 한 눈에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계화를 넘어 현지화로 방송 사상 최초로 구축한 글로벌 재외국민 영상 인력 네트워크인 지구촌 VJ들이 전하는 소식을 토종 한국인의 시각으로 한 차례 걸러 방영한다.

2. 구성 및 내용/줄거리
‘장애,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당당한 스무 살! 아름다운 그녀, 소피 부즐로를 지구촌 VJ 특급에서 만나본다.

"그녀가 아름다운 이유! 미스 프랑스 소피 부즐로"
장애를 극복한 당당한 아름다움! 2007년 미스 프랑스 2위를 차지한 소피 부즐로는 요즘 프랑스 최고의 유명인 중 하나다. 까맣게 반짝이는 머리카락, 시원한 미소, 늘씬한 몸매까지 그야말로 S라인 미녀인 소피 부즐로! 하지만 그녀의 진짜 매력 포인트는 따로 있었으니, 바로 선천적인 장애에도 굴하지 않는 밝은 마음, 그리고 자신감이라는데..

태어나면서부터 세상의 모든 소리와 단절되었던 그녀. 하지만 자칫 그녀의 삶을 어둡게 할 수도 있었던 장애를, ‘사소한 불편’ 정도로 여기며 밝게 살아가는 모습은 많은 프랑스인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고. 오는 12월에 있을 미스 월드 대회 출전을 앞두고, 소피 부즐로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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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 프랑스' 소피 부즐로  
 

3. 모니터링 결과
전 세계의 수많은 미인들의 모습을 먼저 보이며 시각적인 효과와 기대심리를 유발한다. 과연 미스 프랑스에 입상한 소피 부즐로가 누구인지, 시청자에게 청각장애보다 ‘미인’ 대회 입상자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다.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나라 프랑스에서 길거리 인터뷰 시민들이 그녀를 내면과 외면이 모두 아름다운 진정한 미인이라 극찬할 정도로 그녀가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내용부터 시작하여 천천히 그녀의 모습이 공개 된다.

고향인 리모주시의 집을 찾아가는 장면에서부터 미스 프랑스라는 타이틀보다 소시민적인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관계자의 설명으로, 미스 프랑스 2위 입상자가 청각장애를 갖고 있다는 사연을 알 수 있다. 부모님의 인터뷰에 이어 구김살 없는 성장 과정이 사진을 통해 보여 진다.

인터뷰할 때는 발성이 비교적 명확하지 않음에도 수화보다는 구화를 사용한다. 주 인터뷰 내용은 주로 자신의 청각장애와 관련된 것이었다. 또한 어릴 적부터 함께 해온 친구들을 집으로 초청하여 수화로 의사소통하는 모습 역시 그녀가 청각장애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그러나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안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아요”, “들리지 않는 건 조금 불편한 일일뿐” 이라는 인터뷰 내용이 시청자로 하여금 감동케 한다.

대회 현장에서 댄스 때 다른 참가자들보다 한 템포가 느린 장면도 함께 포착되고, 수화 통역사를 대동하여 무대에서 통역을 받는 모습을 보면 그녀의 청각장애로 인한 애로사항을 알 수 있다. 이를 보면 청각장애를 갖고 미스 프랑스에 진출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프랑스인에게 장애는 차별이 아니라 차이라고 한다.

이러한 프랑스인들의 인식이 방송에서도 잘 나타난다. 대회 때, 자신의 장애로 인한 애로 사항이 있었지만 인터뷰할 때 직접 마이크를 빼앗아 자신의 포부를 미소 지으며 당당하게 전달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이러한 자신감 있는 모습이 아름다운 내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킨 게 아닌가 싶다.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그녀라는 타이틀이 깔렸으나, 이미 전에도 자신감을 갖고 대회 준비를 한 것이라 보여 진다. 그녀를 위해 자연 환경이 아름다운 리아주시로 이사하고, 부모의 열의 있는 교육 덕에 구김살 없이 자란 그녀의 모습은 방송에서도 그대로 투영된다.

발성이 비교적 명확하지 않지만, “안녕하세요”라며 한국어로 인사를 하는 모습으로 미스 프랑스 소피 부즐로의 촬영은 끝난다. 인사말로 아름다운 여운을 남기는 듯하더니, 이 후 진행자 역시 방송을 마무리할 때 프랑스어로 인사를 하며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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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피 부즐로의 모습, 잡지 표지 모델 사진  
 
Ⅳ. 결론
방송을 보기 전에는 단지 그녀가 청각장애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으나, 방송 시청 후 그녀가 진정한 미스 프랑스라는 것을 느끼게끔 한다. 당당한 모습과 자신감이 투영됐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방송계에 진출하고 싶다는 소피 부즐로의 인터뷰 내용을 보고,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청각장애인이 방송/연예계에 진출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프랑스인과 한국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방송에도 그대로 투영되는 현실이기에 비교적 대조된다고 본다. 미스 프랑스와 같은 미인대회인 미스 코리아에 당선된 후보들 대부분 방송/연예계에 많이 진출하는 관행이 있다. 미스 코리아라는 타이틀이 방송/연예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덕택이다.

이런 사례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방송계에서도 미스 프랑스 출신이자 미스 월드 후보인 그녀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초청하여 청각장애인의 방송 진출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꾼다면, 장애인의 연예/오락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또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생기는 효과가 생길 것이다. 미스 프랑스 대회 최종 후보로 올라 미스 월드 진출자로 뽑힌, 소피 부즐로의 향후 방송계 진출 행보가 기대된다.

인터넷상에서는 영상 자막만 제공될 뿐, 화면 해설자의 내용에 대한 자막이 제공되지 않아 세세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영상 자막의 비중이 커서 화면 해설을 듣지 못해도 충분히 영상만으로 주관적인 입장의 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으나 화면 해설의 내용을 함께 분석할 수 있다면 방송의 기획 의도를 좀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작성자홍 미 희(장애우방송모니터단)  culture@cowal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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