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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남구 선언

[인천사람연대 선언문]

본문

21세기인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광풍이 전 세계를 휩쓸었고, 이로 말미암아 국민에 대한 착취와 수탈은 더욱 강화되고 교묘해졌다. 이는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또 다른 형태의 구조적 폭력이다. 이러한 폭력에 맞서 대중은 자신의 삶을 지키고자 힘껏 맞서 싸워왔다.

국민의 삶의 위기는 가중되는데, 자본과 권력은 대중에게 점점 더 많은 것을 양보하라 한다. 대중은 저항을 계속하고 있지만, 절망의 터널은 그 끝을 드러내지 않는다. 누구도 희망의 끈을 놓으려 하지 않지만, 그 희망을 현실화할 수단은 여전히 안개 속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빈곤과 실업의 덫에 허우적거리고, 열악한 임금노동에 혹사당하는 수많은 대중의 머릿속은 불안, 비관, 냉소로 가득 차 있다.

인천지역의 문제 또한 비슷하다. 각종 재개발로 인한 부동산 가격의 폭등으로 시민의 삶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고 있으며, 계양산 골프장 건설과정은 자연과 소통하는 시민들의 삶의 여유까지 파괴하고 있다. 또한 인천대와 인천의료원 통합 문제는 시민의 건강과 보건, 교육을 경쟁과 시장의 논리로 팔아치우려는 시도의 단적인 모습이다.

인천도시축전은 어떠한가? 시민들에게 소중히 쓰여야할 소중한 예산을 쓸데없이 소비하고 있으며, 배다리 문제에서와 같이 역사 속에 살아 숨쉬는 시민들의 공동체를 파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지역의 각종 현안 문제는 지역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들이 짊어져야 할 고통으로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시대를 둘러싼 낡은 족쇄를 끊어내기 위해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며, 대안사회를 구성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작이 기본소득의 도입이 될 것이다.

기본소득은 어떠한 심사나 노동 요구도 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개별적으로 지급하는 조건 없는 소득이다. 기본소득은 기존의 선별적이고 잔여적인 복지 패러다임을 넘어 보편적 복지 패러다임을 완성하는 지렛대이다. 기본소득은 단순히 현금소득으로 다른 모든 것을 대체하려는 시도도, 분배의 개선만으로 다른 모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시도도 아니다. 기본소득의 보편적 성격은 그것에 기존의 소득들과는 다른 새로운 힘을 부여하며,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정당성에 공감하는 우리는 그 가능성과 현실성을 고려하고 이를 지역사회의 요구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우리는 지구적 차원, 국가 단위, 지역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기본소득의 실현을 모색하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제도화 노력까지 기울여왔다.

그 소중한 결실 가운데 하나가 지난 2004년 국가 단위로는 세계 최초로 브라질에서 시민기본소득법이 제정된 것이다. 이러한 지구적 차원의 흐름에 발맞춰 한국에서도 비로소 기본소득이 사회적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에서 열렸던 기본소득 국제학술대회에 현대적인 기본소득 논의를 주도해왔고,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국제위원회 의장인 필립 판 빠레이스와 브라질 시민기본소득법 제정의 주역이며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명예 공동의장인 에두아르도 수플리시 등의 국외 인사들이 방한한 것은 바로 기본소득에 대한 국내적 관심을 고무시켰다.

서울에서 개최된 기본소득 학술대회와 기본소득 서울 선언은 지역의 공동체를 복원하고 새로운 대안을 구성하기위한 밑거름이다. 그리고 이러한 밑거름은 다시 지역의 대안으로 형성되고 있다. 기본소득은 시대의 거대한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지역사회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지역의 공동체를 복원하는 과정으로의 대안이기도 하다. 기본소득이 그 자체로 지역사회의 문제 모두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일 수는 없을지라도, 최소한 지역의 공동체를 재구성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새로운 지역공동체의 대안이 가능하다는 선언을 넘어 어떻게 대안을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할 것이다. 기본소득 남구 선언 참가자들이 힘주어 말할 수 있는 것은 기본소득이 이러한 답의 주요 구성물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다. 기본소득이 대안사회, 지역공동체 복원이라는 과제를 풀기 위한 가능성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성과 접목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본소득 남구 선언 참가자들은 우선적으로 만65세 노인과 장애인에게 기본소득이 실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의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며, 기본소득에 관한 논의를 지역에서 촉발시킬 것이다.

2010년 3월 31일
기본소득 남구 선언 참가자 일동

작성자함께걸음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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