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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특수학교와 전문가들의 역할

[해외의 장애인] ‘준현이네 집 영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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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오기 전, 준현이를 위한 교육기관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해 본 결과, 지금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특수학교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전화로 정보를 수집하던 중 입학과정이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기 때문에 미리 준현이와 관련된 서류를 보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우리는 준현이와 관련된 모든 서류를 장애아와 그 가정을 돕는 기관인 SEN(special education needs/특수교육지원센터)팀으로 보냈다.

영국에 도착한 후 다시 연락을 하자 버밍험 시의회 교육/문화팀 소속의 교육상담가(educational psychologist)가 준현이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관찰하기 위해 우리 집을 방문했고, 약 한 달 반 후에 특수학교 입학허가서(statement)를 받게 되었다.

 

   
▲ 보조 선생님들과 함께 ⓒ배상억

이곳 영국에서는 장애아동을 위한 교육이 통합교육을 기본 방침으로 삼고 있기에, 가능한 보다 많은 아이들을 일반학교에 배치한다고 한다. 따라서 특수학교의 입학조건이 다소 까다로운 편이다.

이곳에 와서 우리가 거주하는 지역이 버밍험 시에서 한국 유학생 및 교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라는 것과 여기에 장애아들을 위한 특수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준현이가 다니는 빅토리아 스쿨(Victoria School & Specialist Arts College)은 버밍험 지역에서 가장 큰 특수학교이며, 2세에서부터 19세까지 연령대의 약 210명의 학생들을 약 100여 명에 가까운 교육 및 의료 전문가들과 서포터들이 돌보고 있다.

빅토리아 스쿨은 유치반, 초등반, 중/고등반 그리고 제한적으로 고등학교 졸업생 중에 감각기관 중복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22~24개의 반이 운영되고 있으며, 각 반은 6~12명의 학생들과 담임선생님, 그리고 세 명의 보조교사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면 아이들의 개별적인 섭식지도를 위해 점심시간에만 학교에 오는 디너레이디(dinner lady)들도 있다. 그 외에 체육, 그림, 음악, 컴퓨터, 과학 그리고 언어 및 의사소통 교육을 위한 특수교사가 아이들의 잠재력 계발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 담임선생님과 친구들 ⓒ배상억

교내의 다양한 지원부서 가운데 우리 가족에게 가장 인상 깊고 유용한 부서는 의료 지원팀 (medical centre)으로 물리치료사, 언어치료사 그리고 간호사로 구성되어 있다. 이 팀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과 재활에 관련해 진료나 상담이 필요할 때마다, 번거롭게 직접 병원이나 재활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사전 예약을 통해 의사와 재활관련 전문가를 학교에서 만날 수 있다.

최근에는 준현이의 체중이 정상적으로 늘지 않는 것을 걱정해 4개월마다 영양사, 간호사, 언어치료사, 의사, 그리고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피딩클리닉(feeding clinic)을 열어 바른 식사지도법과 메뉴까지도 상의하며 준현이의 건강을 함께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휠체어를 포함해 학교생활에 필요한 보조기구들을 주문할 때면 재활공학 전문가가 학교로 방문해서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와 함께 상의하여 준현이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결정하고 정부에서 공급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곳도 예산과 재원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보니 아이들의 개별적인 요구를 전부 충족시키기 어려워, 일대일 재활치료보다는 언어치료사와 물리치료사가 정기적으로 교실을 방문해 교사와 보조 교사들에게 아이들이 교실에서 생활할 때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 예를 들면 자세교정, 개별적인 의사소통 수단, 휠체어 및 보조기구 작동 방법에 대해 지도해 준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의료 지원팀에 소속된 전문가들이 각자 자기의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 정보 그리고 경험을 오직 한 가지 목표인 아이들의 균형적인 발달을 위해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며 최상의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 휠체어 처음 받은 날 ⓒ배상억
글 배상억 영국에서 ‘전인적 통합 특수교육(conductive education)’ 시스템을 전공하고 있다.

글 배상억 영국에서 ‘전인적 통합 특수교육(conductive education)’ 시스템을 전공하고 있다.

 

 

작성자배상억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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