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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가족 더 이상 죽이지 말고, 장애아동과 가족위한 복지지원 대책 마련하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성명서]

본문

지난 10월 6일 오전 또 한 명의 장애인 가족이 소중한 목숨을 포기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50대 윤모씨는 “내가 죽으면 팔 한쪽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12살 아들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나무에 목을 매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고 말았다.

경찰은 유서와 가족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윤씨가 죽으면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지원이나 장애아동부양수당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애인 가족의 자살 사건은 윤씨의 사건 이외에도 지난 5년간 수십여차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이와 같은 자살 사건의 대부분은 장애아의 양육과 재활치료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윤씨의 자살 사건 역시 생활고로 인해 장애아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장애아 양육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18세 미만 장애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가족의 29%는 월 평균 가구 소득이 15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등 3분의 1 이상의 장애아동 가족은 경제적 빈곤층에 속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애아동 가족은 장애아동의 의료비, 재활치료비, 특수교육비 등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한달 평균 34만여원 이상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장애아동 가족은 비장애아동 가족에 비해 경제적 환경이 열악할 뿐만 아니라,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으로 인해 더욱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7세 미만의 장애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전국 253가구를 대상으로 한 김성천외(2009)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다수(84.2%)가 장애아동 양육으로 인하여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하였다.

장애아동 가족은 이와 같은 경제적 부담 이외에도 ▲상실감?충격?부인?슬픔?분노 등의 부정적인 정서 경험, ▲부부간?형제자매간 등 가족간의 갈등, ▲장애아동의 취학과 학교 졸업?학교 졸업 이후와 성인 등 발달 단계에서 오는 반복되는 긴장감, ▲사회복지서비스의 부족과 전달체계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 ▲장애아동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보호부담, ▲장애아동에 대한 양육 시간 할애로 인한 직업 상실?여가선용 기회 상실?대인 관계 상실 등의 사회적 고립 등 다양한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애인 가족의 장애인에 대한 돌봄 양육 보호의 어려움은 그동안 장애인 가족의 책임으로 떠 맡겨져 왔고, 제도적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해 왔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지원되고 있는 장애아동 가족지원 사업으로는 장애아동양육수당지원, 장애아동 재활치료사업, 장애아가족아동양육지원사업 등이 있지만 예산이 적고 서비스 지원 체계가 미흡하여 일부 장애아동 가족에게만 한시적으로 제공되고 있을 뿐이다.

장애아동양육수당의 경우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에 한해 월 10만원에서 2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장애아동 재활치료사업의 경우 서비스 대상자를 전국 가구평균 소득 100% 이하인 가구로 한정하고 있고, 장애아가족아동양육지원사업의 경우 전체 18세 미만 장애아동의 0.9%에 해당하는 688가구에 한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심지어 이와 같은 사업에 대한 관련 법규가 없어 정부의 방침에 따라 그 규모가 축소되거나 동결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현행 장애인복지법 등에는 장애아동 가족지원과 관련된 조항으로는 교육비 지급(제33조), 장애아동 수당 지급(제50조) 등이 유일하고 재활치료, 양육지원, 방과후지원, 이동지원 등 장애아동 가족에게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 등은 기본적인 권리로 보장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열악한 장애아동 가족지원 환경은 또다른 장애인 가족의 자살 사건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사망한 윤씨 역시 이러한 국가의 무관심 속에 장애아동의 양육을 오로지 가장이 책임져야만 했고, 더 이상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자 자살이라는 믿기지 않는 선택을 한 것이다. 더 이상 장애아동 가족들이 장애아동에 대한 돌봄, 양육, 보호 등의 부담을 책임지며, 모든 경제적 부담을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 한, 윤씨의 사건은 또 재발될 수 있다.

이러한 일이 더 이상 발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는 이명박 정부 출범때부터 장애인 가족지원을 제도화하고 관련 예산을 확충할 것을 요구해 왔다. 또한 지난 8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전국의 장애아 부모들이 20여일간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49명이 집단 삭발을 하는 등 정부의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였지만, 장애아동 가족지원과 관련된 예산은 나아진 것이 별로 없다.

정부는 지난 9월말‘11년도에 장애아가족아동양육지원 서비스의 대상 가구 수를 올해 700여가구에서 2500가구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지만, 이는 전국의 장애아동 가족의 3%에 불과한 인원이다. 재활치료를 받고 싶어도 소득기준에 해당되지 않아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하루 종일 장애아동을 양육하느라 심신이 피로해 진 장애아 부모들이 양육도우미를 이용하고 싶어도 대기자가 너무 많아 포기해야 하고, 학교를 마친 이후 장애아동에게 재활치료, 운동, 여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싶지만 비용이 부담되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관이 없어 포기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장애아동을 양육하는 가족의 현실이다.

부모연대는 더 이상 장애인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극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원한다. 이제는 국가가 직접 나서서 장애아동 가족의 어려움을 책임지고 장애아동복지지원법 등과 같이 관련 법규를 제정하는 등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장애아동 가족의 요구들을 계속 외면한다면 또다시 이런 비극적인 사태가 되풀이 될 것임을 직시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예산을 확보할 것을 촉구한다.

2010년 10월 8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작성자함께걸음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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