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은 가족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 지난 칼럼


“빈곤은 가족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빈곤사회연대,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성명서]

본문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부양의무자 기준은 시급히 폐지되어야

지난달, 일용직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오던 한 명의 아버지가 자살하였다. "일자리를 못 구해 힘들다"며 "아들이 나 때문에 못 받는 게 있다. 내가 죽으면 동사무소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는 유서를 남긴 한 장애아 아버지의 죽음은 우리 사회 빈곤과 장애에 대한 책임이 가족에게 떠넘겨지는 현실을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지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수많은 진입장벽으로 가난한 이들을 오히려 절망으로 내몰고 있다. 빈곤 사각지대로 인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양상이나 제도의 비현실적 규제로 인하여 수급자 수는 10년째 3% 수준에서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특히, 소득과 재산이 모두 현행 기초생활보장 수급기준에 해당하는데도 부양의무자 규제로 인해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사각지대는 1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7,000여 가구를 표본가구로 매년 실시하는 <한국복지패널>의 2009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급자격이 있으나 부양의무자로 인한 수급신청 탈락비율이 58.3%에 달하고 있다.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부양의무자 기준을 법으로 명시하고 있다. 기초법은 국가와 사회가 빈곤한 국민을 책임지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형편에 따라 따로 사는 부모나 자녀에 대한 생계지원을 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지 법으로 강제할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다른 가족을 지원할 수 있는 소득 기준선을 법으로 정해놓는다는 것은 가난한 이들에게 오히려 더욱 큰 짐을 지워주는 결과를 낳는다. 수많은 가난한 이들이 이 조항으로 기초생활수급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말 그대로 비참한 현실에 놓여있다.

하루종일 모아도 만원도 되지 않는 폐지 수집으로 끼니를 연명하며 도시의 쪽방, 고시원의 한켠에서 몸을 구부리고 잠을 청하는 노인들... 감옥과 같은 시설에서 나와 자립생활의 꿈을 꿀 수조차 없는 장애인들... 빈곤의 책임을 가족에게 내맡겨둔 부양의무자 기준은 가난한 이들을 절망으로 밀어넣는다.

수급자이면서 다른 가족이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실제로 생계비를 지원받고 있는 것도 아니더라도 간주부양비가 책정되어 수급비가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해, 빈곤층의 안정적인 자활지원이라는 취지가 무색하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시급히 폐지되어야 한다.

최근 국회에서는 예산과 법안 논의가 한창이다.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혹은 대폭 개선 안을 제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법 개정을 실질화하기 위한 노력은 대단히 미진하다. 절망의 빈곤에 처한 이들에게 더욱 추운 이 겨울, 그 어떤 정치 논리에 앞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긴급한 복지지원의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더 이상 죽을 수 없다며 빈곤과 장애에 지친 몸을 이끌고 천막농성에 나선 가난한 이들을 목소리를 국회는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초법개정공동행동은 최저생계비 현실화! 부양의무제 폐지라는 기초법 개정의 요구를 내걸고 지난 11월 15일부터 조계사에서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다.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낳는 독소조항을 그대로 안고 지나온 10년의 세월을 이제는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이 되는 제도 개선으로 바꿔나가야 할 때다. 정부와 국회는 가장 기초적인 복지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현실적으로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보다 많은 가난한 국민들이 그러한 논의과정을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기초생활보장법 독소조항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하라!
최저생계비 현실화하고, 실질적 빈곤 대책 마련하라!

빈곤사회연대

공공노조 사회복지지부, 관악주민연대, 광진주민연대, 금융피해자연대 해오름, 노들장애인야간학교, 노숙당사자모임한울타리회, 대학생사람연대, 동자동사랑방, 민주노동당, 민주노동자연대, 민주노총,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반빈곤네트워크(대구), 반빈곤센터(부산), 사회당,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성공회나눔의집협의회,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여성공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빈민해방철거민연합‧전국노점상총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학생행진, 전국철거민연합,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주거권실현을위한비닐하우스주민연합,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진보신당,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빈곤문제연구소, 향린교회,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홈리스행동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작성자함께걸음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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