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다 > 지난 칼럼


복지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다

[편집장 칼럼]

본문

  복지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야당인 민주당이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의 보편적 복지를 당론으로 채택해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 세력이 포퓰리즘이라며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공격하고 있다. 보수 세력은 심지어 무상복지는 ‘우리 사회에 거지근성을 길러주어 거지문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까지 극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작금의 복지를 둘러싼 논쟁을 간단하게 이해하면 그 배경에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싸움이 자리 잡고 있다고 봐야 한다. 어찌됐건 보편적 복지를 위해서는 가진 자가 자기 몫을 일정 부분 더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세금 없는 복지는 없다’ 라는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고, 이 점을 전제하면 보수 세력이 보편적 복지에 반발하는 이유를 단박에 알 수 있다. 지금 보수 언론과 보수 세력이 보편적복지를 공격하는 것은, 그 배경에 자신들이 가진 것을 더 내놔야 한다는 강한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모두가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정부가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을 더 쥐어짜는 건 현재로서는 무리다. 결국 조만간 부유세 등의 칼날이 자신들에게 향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보수는 보편적 복지에 입에 거품을 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보수 세력은 보편적복지를 반대하면서 대신 잔여적 복지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이 강조하는 잔여적 복지의 주 대상이 바로 장애인 계층이다. 우스운 건 보수가 장애인 등에 대한 잔여적 복지를 강조하지만 보수 세력이 집권했다는 이 정권에서 장애인 등 소외계층 복지가 획기적으로 나아진 정황을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보수 세력이 평소에는 잔여적 복지 대상에 관심이 없다가 보편적 복지 요구가 거세게 일자 면피용으로 슬그머니 잔여적 복지 강화를 대안으로 내놓고 있는데, 솔직히 그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중요한 건 보수 세력이 아무리 강하게 반발해도 시대적 흐름은 복지 확대가 막을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이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국민들은 지쳐가고 있고, 늦은 감이 있지만 정의를 갈구하는 세태에서 보듯 지금 우리 사회가 사회안전망 구축에 소홀하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강한 위기감이 국민 정서 아래서부터 복지를 대안으로 밀어올리고 있다.

  결국 ‘복지는 시혜가 아니며, 누구나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요구할 권리이다’라는 생각이 국민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설령 지금 독재자가 출현한다 해도 국민의 복지 욕구를 막을 수 없다고 봐야 한다.   

  보편적 복지에 대한 욕구가 확산되고 있는 이 시점은 장애인들에게 매우 유리한 국면이다. 장애인이 잔여적 복지의 대상이라고 보편적 복지를 겁낼 이유는 전혀 없다. 천지가 개벽한다고 해도 장애인이 무상급식·무상의료·무상보육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벌어질 리는 없다. 보편적 복지가 실현되면, 장애인들은 기본권인 보편적 복지를 누리면서 여기에 더해 필요한 별도의 복지를 요구하고 관철시키면 된다.

  물론 복지가 장애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실정에서 복지는 장애인들의 목숨을 쥐고 있는 생존권의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장애인들이 해야 할 일은 적극적으로 복지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흔히 장애인 복지를 얘기할 때 어두컴컴한 골방을 얘기한다. 먼 옛날이 아닌 불과 20여 년 전 골방에 갇혀 있던 장애인들은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외출을 하는 꿈을 꿨다. 그때는 그 꿈이 실현 불가능해서 가능하지 않은 현실로 보였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복지에 대한 꿈을 꾸고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장애인들이 세상 바람은 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냈다.

  지금 장애인들이 요구하는 ‘소득을 가진 상태에서의 완벽한 자립생활’은 이 시점에서 바라보면 역시 실현 불가능한 한낱 꿈으로 여겨질지 모른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복지에 대한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활동보조인 제도가 가능했던 것처럼 장애인들의 완벽한 자립생활도 멀지 않은 훗날 반드시 가능해질 것이다.


  이 시기 우리 사회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보편적 복지에 대한 열망이 장애인들의 복지에 대한 꿈을 실현시켜 주는 데 촉매제가 되어 주길 기대한다.

작성자이태곤 기자  a35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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