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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고시설을 공동생활가정으로?

탈시설 정책에 역주행하는 서울 중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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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사진 채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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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고시설을 공동생활가정으로 양성화?

2020년 6월 보건복지부의 전수조사 결과 미신고시설로 밝혀진 곳을, ‘공동생활가정’으로 임의변경한 서울 중랑구청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지난 14일 오후 2시, (사)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새벽지기자립생활센터 등 장애인권단체들은 중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사회 통합 중심의 장애계 패러다임과 서울시 탈시설정책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구청의 행정처리를 강하게 규탄했다.

중랑구의 미신고시설 ‘사랑의집’은 지난 2005년 보건복지부의 미신고시설 양성화 대책에 따라 조건부 신고시설로 전환됐으나, 2018년 종사자 요건 미충족으로 인해 폐쇄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이번 전수조사에서 미신고시설로 집계됐다는 건 폐쇄처분 이후에도 시설 운영을 계속했다는 의미로, 시설 수용 당사자들에 대한 후속지원을 구청 차원에서 방기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공동생활가정으로 신고 수리를 마친 이유가 시설 이용자들의 의사를 반영한 결과라는 구청 측의 해명은, 시대착오적 행정편의주의이자 졸속행정이라는 점에서 장애인권운동계의 반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밝혀진 전국 9곳의 미신고시설 중 서울시 중랑구 소재 미신고시설 사랑의집에 8명의 거주인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서울장차연은 지난 7월 중랑구청에 사랑의집 즉각 폐쇄와 시설거주인들의 자립지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장차연과 면담을 진행하던 중랑구 장애인복지과는 지난 8월 4일 미신고시설을 장애인공동생활가정으로 예고 없이 전환시켰다. 미신고시설을 신고시설로, 탈시설정책의 확산 속에서도 시설의 존재를 공인하는 역주행을 감행한 것이다. 더욱이 거주인들의 욕구조사는 개별면담이 아닌 단체로 이뤄졌고, 면담과정에서 ‘탈시설과 자립생활’에 대한 정보제공도 없었던 걸로 밝혀졌다. 사실상 ‘시설의 양성화’를 자인한 셈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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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시설은 대통령의 국정과제로 이미 선정돼 있다

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장애인권단체 대표 5명과 중랑구청 생활복지국장과의 면담이 별도로 진행됐다. 서울장차연은 ‘8월 내 중랑구청장과의 면담’, ‘구체적인 단기 및 장기 자립지원계획 확정’, ‘서울시·중랑구·지역 IL센터의 민간 TF팀 구성’, ‘사랑의집 신규입소 금지’, ‘이후 발견되는 미신고시설에 대한 대책 마련’ 등 5개항을 요구했고, 이에 중랑구청 측은 8월 말까지 공식답변을 주기로 약속했다. 면담을 주도한 문애린 서울장차연 상임대표는 “중랑구는 공동생활가정 등록이 어쩔 수 없는 임시방편의 선택이었음을 밝혔다”면서, “향후 사랑의집 거주인들의 탈시설 및 자립생활 지원과 신규입소 금지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시했다”고 면담 결과를 전했다. 하지만 최종결과가 아닌 1차 면담의 답변이기에, “오늘의 요구안과 면담 합의사항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계속 주시하고, 중랑구의 탈시설과 자립생활 정책이 분명하게 마련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며 해결의 의지를 밝혔다.

탈시설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로 선정돼 있으며, 서울시는 ‘제2차 장애인거주시설 탈시설화 추진계획(2018∼2022)’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그 결실을 맺고 있는 게 바로 가장 선도적 자립지원모델인 ‘지원주택정책’이며, 탈시설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로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 중랑구에는 장애인자립생활주택과 체험홈이 아예 없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구 차원의 탈시설과 자립생활정책이 전무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된 상황이다. <함께걸음>은 중랑구청의 8월 내 대책 마련과, 장애인권단체들의 후속대응을 면밀하게 주시하며 계속 취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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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랑구청 측과 면담을 마친 장애인권단체 대표들이 추후 계획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작성자최고관리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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