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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에 대한 24시간 활동지원을 보장하라!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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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관찬 기자 ⊙ 사진 제공. 420장애인차별철폐포항공동투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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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0장애인차별철폐포항공동투쟁단이 포항시청 앞 도로에서 시위하는 현장 모습

서철모 경기 화성시장은 지난 7월 13일, 화성지역 장애인단체와의 면담 자리에서 “부모가 안방에서 자기 위해 활동지원사를 24시간 붙이는 게 정의로운 나라인가”라는 발언을 했다. 중증장애인에 대한 돌봄 시간을 줄이고 경증장애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장애인 활동지원 혁신안’의 필요성을 위한 설명이었지만, 장애인에 대한 돌봄을 국가가 아닌 가족의 책임으로 보고 있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장애인 횔동지원서비스 연재’에서는 중증장애인 중에서도 돌봄, 즉 활동지원서비스가 절실히 필요한 최중증장애인에 대한 ‘24시간 활동지원’에 대한 절박한 현실 속으로 들어가 본다.


24시간 지원해 주겠다고 했다가 중단한 포항시
올해 5월, 포항시는 경북 지역에서는 최초로 7월 1일부터 포항지역 중증장애인 3명에게 24시간의 활동지원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장애인들이 포항시청 앞에서 ‘집회’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돌연 그 시행을 중단하는 일이 일어났다. 애초 3명의 중증장애인에게 7월 1일부터 24시간 활동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포항지역 장애인들의 집회 사유에 ‘활동지원 24시간 추가 요구’가 있어 몇 명이 더 필요한지 검토하기 위해 시행을 중단했다는 게 그 이유다. 이미 24시간 활동지원을 지원받기로 한 인원 3명이 정해져 있는 만큼 예정대로 그 3명에게 24시간 활동지원을 시행한 후, 집회에서의 요구사항인 추가 지원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검토를 하면 될 것 아닌가. 당장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한 최중증장애인의 ‘생명’이 걸린 문제인데도, 너무 쉽게 결정을 내려버리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에 포항시청 앞에서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전면 확대’를 촉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는 420장애인차별철폐포항공동투쟁단 하용준 집행위원장, 송정현 집행위원, 김성열 집행위원(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을 농성현장에서 만났다.
김성열 “현재 포항시에 등록된 장애인은 27,000명 정도인데, 이 중 최중증장애인으로 보건복지부 제공 활동지원 391시간을 받는 분이 31명 정도입니다. 그리고 추가로 경상북도 지원 최대 90시간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포항에서 활동지원시간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분이 481시간입니다. 또 위의 31명 중 독거로 되어 있는 분이 13~15명으로 매번 조금씩 달라집니다. 즉 가족이 있거나 누군가 옆에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혼자 살고 있는 분이 15명 정도인데, 포항시는 이 중에서 단 3명에게만 24시간 활동지원을 제공해 주겠다고 했어요. 그랬다가 이 3명에 대해서도 결정을 중단해 버린 상황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공약 중 하나로, 국민에 대한 돌봄을 가족이 아닌 ‘국가의 책임’으로 내걸었다. 그래서 부양의무제를 폐지한다고 했지만, 장애인이 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할 경우 활동지원 시간과 본인부담금 기준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족이 있는지, 있는 경우 가족의 수입이 있는지 등 ‘부양의무’를 여전히 따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부양의무제는 폐지되지 않은 것이다.
하용준 “포항시가 최중증장애인 3명에 대한 활동지원서비스 제공을 7월 1일부터 하겠다고 했다가 중단한 이유에 대해, ‘집회신고’라고 명시돼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저희 집회 내용 중에 ‘활동지원 24시간 확대’라는 게 있어서 결정을 일단 중단했고,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한 사람이 더 있는지 조사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지원이 더 필요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3명 이상에 대한 추가적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라서, 결국 3명을 지원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인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포항시장의 공식사과, 담당자들의 문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성열 “올해 2월 19일에 포항시장실을 찾아갔습니다. 3년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24시간 활동지원에 대해 전혀 반응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포항은 지진이 일어났었고, 그 이후에도 여진으로 시민들이 큰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진특별법」이 통과되었는데, 그 내용을 보면 피해의 ‘보상’에 대한 내용이 많습니다. 이재민들과 피해를 보신 분들에 대한 보상은 필요한데, 거기에 대한 추가적인 대책이 없다는 게 저희 주장입니다. 장애인처럼 안전취약계층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받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24시간 활동지원은 너무나 절실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작년 포항시에서 추경에 올렸던 ‘5명에 대한 24시간 활동지원’은 지금 3명으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이 3명에 대한 24시간 활동지원마저도 중단시킨 겁니다.”
송정현 “애초 저희는 그나마 10명 정도는 (24시간 활동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시에서는 5명으로 올렸습니다. 거기서 다시 3명으로 줄여서 통과가 되었는데, 또 이렇게 보이콧시킨다는 건 장애인의 생존권에 대해 무지한 겁니다. 뿐만 아니라 결정된 사안을 집행해야 하는 행정부에서 결정을 무시했기 때문에, 행정적으로도 명백히 직무유기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부분들을 지적하고 포항시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포항시가 경북 지역에서 최초로 중증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지원을 제공한다는 것은, 이제는 부끄러운 일이 되었을 뿐이다. 집회를 하기 위해 천막을 치는 것을 저지했던 사람들도 시청 공무원이고, 계속해서 철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단다. 또 농성을 하는 동안 ‘편의를 봐주겠다’라는 말을 하면서도 야간에는 포항시청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여, 장애인들이 밤에는 기저귀를 착용하게 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인권유린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송정현 “저도 24시간 활동지원을 받기 위해 신청을 하려고 했는데, 신청기준에 포함이 되지 않아서 신청을 못했습니다. 활동지원서비스 신청자격으로 ‘포항시에서 3년 이상 거주’해야 되는데, 저는 포항에 온 지 이제 3개월 조금 넘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이 투쟁을 하면서 신청자격과 관련한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것도 요구하고 있고, 이후 합의에 들어가게 되면 더 강력하게 요구할 계획입니다.”
3년? 장애인뿐만 아니라 누구나 거주하던 곳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갈 수 있다. 그 이유가 자의든 타의든, 새로 이사간 지역에서는 그 지역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데 해당 지역에 거주한 지 3년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둔다면, 그 서비스는 정녕 누구를 위한 것인가? 특히 그 서비스가 사람의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것이라면, 3년이 아니라 3일 아니, 단 3초라고 해도 거주제한 자체가 차별이고 불평등이 명백한 조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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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에 대한 포항시의 정책을 규탄하는 420장애인차별철폐포항공동투쟁단의 결의대회 모습 


24시간 지원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지 아는가?
김성열 “작년 8월경부터 근육장애가 심해지신 분이 있었습니다. 혼자 눕거나 잠을 자지도 못하고 식사도 어려운 분이었는데, 이 분은 장애가 심해지기 이전부터 24시간 활동지원을 포항시에 요구했었어요. 그러다 상태가 심해진 뒤 더 절실하게 요구했어요. 심지어 이동하기 힘든 몸으로 포항시청까지 가서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지만,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들이 돌아가면서 하루씩 야간으로 활동지원을 했습니다. 잠을 혼자 못 자니까 신변처리, 체위변경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꼭 필요한데도, 이 분에게 제공되는 활동지원시간이 하루 24시간이 되지 않으니까 활동지원사가 퇴근하면 너무 위험한 상황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활동가들은 밤을 새며 야간에 근육장애인의 활동을 지원하고, 활동지원사가 출근하는 아침 7시에 수면을 취하고 오후 3~4시에 일어나는 일상을 반복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먹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고, 활동지원사가 퇴근한 이후는 근육장애인을 돌봐야 하니까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활동지원사는 중증장애인이 가진 장애의 정도와 특성에 따라, 중증장애인의 가사·사회활동을 지원해주는 사람이다.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시간’에 따라 돈을 받는 엄연한 직업인 만큼, 장애인이 활동지원서비스가 필요하다면 당연히 신청하여 제공받을 권리가 있고, 활동지원사도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다만 장애 정도가 심해서 하루 24시간 활동지원이 꼭 필요한 경우, 활동지원사 한 명이 24시간 내내 서비스를 제공할 수가 없다. 그래서 두 명 이상의 활동지원사가 시간을 나누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혼자 사는 장애인이 착용하고 있던 호흡기가 떨어지면 누가 다시 달아주는가, 장애인의 체위를 변경해 주고 신변처리를 해줄 사람이 없다면 누가 해주는가. 냉정히 표현한다면,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한 최중증장애인은 지진과 화재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어떠한 대책도 없이 꼼짝없이 죽어야만 하는 상황이 일 년 내내 반복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송정현 “3명에게 24시간 활동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던 예산을 지금 당장 시행해야 합니다. 또 (경상북)도에서 원래 포항시에 24시간 활동지원 해줄 최중증장애인을 4명으로 확보했었기 때문에, 이것도 예산에 반영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저희는 포항시가 자체적으로도 지역 내에서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하신 분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서라도, 구체적으로 매년 조금씩 활동지원을 확대해 가는 계획을 세우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게 저희 요구의 근본적 핵심입니다.”
김성열 “추가적으로 발달장애가정의 경우에는, 위기상황일 때만이라도 24시간 활동지원을 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건 전 지역이 마찬가지겠지만, 코로나19나 재난 상황에서 뚜렷한 대책이 없다 보니 복지관도 막히고, 활동지원서비스도 원활하게 제공되지 않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생계를 포기하고 자녀를 돌봐야 하는 상황은 결국 ‘생명’의 위협으로 귀결됩니다. 그래서 이 위기가정과 같은 부분에 대해서도 포항시의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24’라는 숫자가 자주 등장하다 보니, 계산기를 두드려 보게 된다. 포항에서 한 달에 활동지원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사람이 481시간인데, 하루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한 최중증장애인에게 이 시간이면 충분할까? 한 달이 30일이라는 가정 하에 필요한 시간을 계산해 본다면, 총 720시간이다. 그럼 481시간을 제외한 239시간 동안은 어떻게 지내야 할까? 약 10일에 가까운 이 시간은 온전히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결국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한 최중증장애인에게는 481시간조차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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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법」 발의, 꼭 시행되길
<함께걸음> 7월호에서도 이미 언급했듯, 지난 6월 15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돌봄의 사회화’를 실현하는 첫걸음으로, 중증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지원 보장뿐만 아니라 만65세 이상 이후에도 활동지원급여 신청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제공하고, 활동지원 수급자격을 인정받지 않은 장애인이라도 감염병이나 재난 발생 등의 위급상황의 경우에는 활동지원급여에 준하는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며, 본인부담금 조항을 삭제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예원(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에 대해, 어떻게 장애인만 24시간 활동지원을 해주냐, 장애인이 벼슬이냐 등 여러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묻고 싶습니다. 24시간 활동지원이 법제화되면, 과연 모든 장애인들이 자신 옆에 24시간 동안 활동지원사가 있길 바랄까요? 정말 그렇게밖에 상상할 수 없나요? 아닙니다. 같은 정도의 장애라고 해도 상황, 주변에 함께 사는 사람의 유무, 주거의 형태, 개인의 성격(가령 누군가가 옆에 있는 것이 몹시 마음 불편한 사람) 등에 따라 24시간 활동지원이 아닌 다른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법안이 지향하는 것은 모든 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지원을 해주는 게 아니라, 각각 고유한 존엄성과 특성을 가지고 있는 장애인의 욕구 그 자체가 제도로 잘 표현되고 존중될 수 있는 사회입니다.”
앞서 중증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지원이 ‘생명’에 연결된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하지만 김 변호사의 말처럼 중증장애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모든’ 중증장애인이 24시간 활동지원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다. 장 의원이 발의한 법안도 ‘모든’ 중증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 아니다. 정말 단 1초라도 활동지원사가 옆에 없으면 죽을 수도 있는 중증장애인이 있고, 이런 중증장애인에게 24시간의 활동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애의 정도와 특성 등 모든 것을 고려하여,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한 중증장애인의 옆에 활동지원사가 있는 것이야말로 복지국가의 모습이 아닐까. 중증장애인도 본인이 ‘원해서’ 활동지원서비스를 받는 게 아니라, 정말 ‘필요해서’ 신청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성열 “얼마 전 농성장으로 중증장애인의 가족이 찾아오셨습니다. 남편 분이 작년 3월 추락사고로 하반신이 마비가 되었는데 돌보는 게 너무 힘이 든다고 합니다. 추락사고의 후유증으로, 높은 건물을 보면 자꾸 쳐다보게 된다고 합니다. TV를 보고 농성장에 찾아오게 되었는데, 현재 포항은 복지수준이 어떻냐고 물어보시는데 할 말이 없었습니다. 가족이 있고, 가족 분의 수입이 있어서 24시간 지원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 등 자립생활 환경이 좋지 않다는 말씀만 드려야 했습니다.
돈이 조금 있으면 뭐하겠습니까? 간병비와 의료용품 구입비로만 한 달 400만원이 나갑니다. 활동지원에 대한 본인부담금도 있겠죠. 그런데 이분은 몇 년 후 만65세가 되십니다. 그럼 활동지원서비스마저도 중단되고 하루 3~4시간의 노인장기요양서비스로 넘어가야 된다는 말은 차마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나마 이런 투쟁이 있다는 소식에 얘기라도 나눠보고 싶어 오신 가족분께 열심히 운동해서 정책을 개선해 보겠다는 말씀만 드렸는데, 약속이 늦어지고 혜택을 못 받으실까 봐 죄송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증장애인에 대한 24시간 활동지원 보장이 꼭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투쟁이 반드시 결실을 맺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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