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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콜택시, 그 이용의 어려움에 대하여

장애인 이동권 연재

본문

 
 
대한민국 장애인의 자립생활운동은 ‘이동권’에서부터 시작됐다. 장애계의 역사이면서 어쩌면 영원한 숙제일지도 모르는 이동권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동지원서비스와 더불어 장애인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과 문제점 중 하나이다. 이에 2021년 <함께걸음>에서는 ‘장애인의 이동권’을 주제로 연재를 시작한다.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휠체어 이용자가 지하철을 탈 수 없다는 그런 ‘뻔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를 당사자들이 경험한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생생하게 지면에 담으며, 진정 필요한 것과 개선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밝히고자 한다. 그 첫 번째는 ‘장애인콜택시’에 관한 이야기다.
 
장애인콜택시 이용 사례 1.
 
서울에 거주하며 휠체어를 이용하는 ㄱ씨는 지방의 A시에 볼일이 있다. 그 A시에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기 위해 알아보니 절차가 꽤 까다롭다. 장애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장애인복지카드나 장애인증명서)와 장애인콜택시 이용 신청서, 부정이용방지 서약서 등의 서류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한다. 서류를 준비하여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기 위한 신청접수를 하는데, 승인이 되기까지 1~2일이 걸린다고 한다.
“꼭 여기가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가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려고 해도 이런 절차는 꼭 있는 것 같아요. ‘장애인콜택시’니까 ‘장애인’만 이용해야 한다는 그런 걸 증명한다는 차원에서 각종 서류를 제출하게 한다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번거롭게 서류를 준비하여 복잡한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나 생각해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은 이동하기 위한 목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인데, 서류를 준비하고 접수를 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이라면 불편함만 커질 뿐입니다.”
접수를 마치고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승인을 받았다. 그래서 A시에 내려가는 날과 기차시간에 맞춰 접수를 하려는데, 여기는 ‘즉시콜(필요할 때 접수하는 제도)’이 아니라, 이용 ‘이틀 전’에 접수를 해야 하는 시스템이란다. ㄱ씨가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날은 1월 10일인데, 장애인콜택시 이용 승인을 받은 날은 1월 9일이다. 이용 하루 전날이지만, 시스템이 ‘이용 이틀 전 접수’이기 때문에 ㄱ씨가 희망하는 시간에는 이미 다른 이용자가 예약을 해 버린 상황이다.
“서울에서는 즉시콜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고 있지만, 지방에 내려가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려고 하면 이런 경우가 종종 생기는 것 같아요. 이 지역은 이용 이틀 전에 접수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제가 경험했던 다른 지역은 이용 1시간 전 접수도 있고 이용 1주일 전부터 접수를 받는 곳도 있었어요. 지역마다 이용 방법이 다 다른 거예요. 대한민국 장애인이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는 데 있어 각 지역의 장애인콜택시 제도를 일일이 다 알아봐야 한다는 게 참 우스운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고속버스가 아직 미비하니까 주로 기차를 이용하는데, 비장애인은 지방으로 이동할 때 고속버스도 많이 이용하죠. 비장애인이 고속버스를 타고 지방에 도착한 뒤 택시를 이용하는 것을 생각해 보세요. 저처럼 그 지역의 택시 이용방법을 일일이 알아보고 택시에 탑승하나요?”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기 전 언제부터 접수를 하는지 지역마다 기간이 다른 것 외에도 문제는 또 있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접수나 예약을 할 때 미리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르는데, 하루 전이나 이틀 전, 심지어 일주일 전에 출발지와 목적지를 미리 밝힌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 접수를 해뒀다가 일정이 변경되어 출발지나 목적지를 변경해야 할 수도 있음은 물론, 접수 자체를 취소해야 할 수도 있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일정 변경으로 인해 장애인콜택시 이용에 제한을 두는 것이다.
“우선 기차를 타고 지방으로 내려갔는데, 기차가 중간에 몇 분 지연이 되는 바람에 예정보다 도착시간이 3분 정도 늦어졌어요. 도착하면 제가 내리는 구간에 리프트를 설치해서 내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장애인콜택시가 있는 곳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다 감안해서 넉넉하게 출발시간을 예약했지만, 그래도 기차가 지연되는 바람에 애초 예약했던 시간보다 5분 정도 늦어졌어요. 기차의 지연으로 늦어진 게 온전히 제 잘못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장애인콜택시 기사님이 엄청 짜증내셨어요. 자기들은 이렇게 한 곳에서 오래 기다리면 안 된다는 식으로…. 그리고 볼일을 본 뒤 갑작스럽게 일정이 변경되는 바람에 미리 해두었던 예약을 취소했어요. 변경된 일정의 상황을 보면서 다시 접수할 계획이었는데, 예약을 취소하니까 콜센터에서 뭐라는지 아세요? 예약 취소하면 그날은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없대요. 그럼 저는 어떻게 집에 가야 할까요.”
 
 
 
 
장애인콜택시 이용 사례 2.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ㄴ씨는 ‘혼자’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는 데 늘 불편함을 겪고 있다. 어플을 통해 장애인콜택시 예약이나 접수는 스스로 할 수 있지만, 배차가 되는 과정에서 기사가 자꾸 전화를 하니까 마음 편하게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한 적이 거의 없다. 어딘가로 이동하기 위해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는 건데, 이렇게나 마음 졸이며 불편하게 이용하는 과정이 참 번거롭다.
“혼자 있는 상황이 아니고 누가 옆에 있는 경우에는 대신 전화로 접수를 좀 해달라고 부탁을 하거든요. 그럼 그분이 이용자가 청각장애인이기 때문에 장애인콜택시가 배차되었을 때 기사님께 전화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거든요. 전화 대신 문자 메시지를 보내달라고 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콜센터 상담원이 해당 내용을 배차된 기사님께 전달한다고 해도, 기사님들은 일단 전화부터 걸어 옵니다. 아무래도 운전 중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따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가 기사님 입장에서도 번거로울 수 있죠.”
그래서 ㄴ씨는 혼자 있어서 대신 전화를 받아줄 사람이 없을 때, 배차가 되었다는 문자를 받은 후 곧 기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면 우선 전화를 받았다가 다시 바로 끊는다고 한다. 그리고 곧바로 걸려온 기사님의 번호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서 청각장애인이라고 밝히고, 출발지에 오기까지 몇 분이나 걸리는지 물어본다고 한다. 그럼 문자 메시지를 확인한 기사는 바로 상황을 이해하고 문자로 답을 해주는데, 운전 중이거나 발송된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한 기사는 계속 전화를 걸어오게 된단다. 특히 이러한 애로사항은 ‘장애인콜택시’보다 ‘바우처택시’를 이용할 때 더욱 커진다.
“아무래도 바우처택시의 기사님들은 장애인콜택시 기사님들보다 장애에 대한 이해나 인식이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배차가 되면 전화가 오는 건 둘째치고, 접수했던 출발지를 혹시라도 기사님이 잘 못찾으면 장애인더러 기사님이 있는 쪽으로 오라고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택시를 타게 되더라도 분명히 접수할 때 목적지를 다 이야기했는데 기사님한테 또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청각장애가 있어서 기사님과의 소통이 어려우니까 그럼 바우처택시를 이용하기가 더 불편하겠죠.”
기사도 사람인지라 네비게이션만으로 위치를 찾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럼 접수를 한 이용자에게 연락해서 물어보는 게 당연한데, 이용자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전화통화가 원활하지 않다는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 경우 청각장애인이 손말이음센터를 통해 문자나 수어로 중계서비스를 받으며 기사와 통화를 할 수도 있고, 기사와 이용자가 직접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기사가 운전을 하고 있다는 특수한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그렇게 좋은 방법이 아닐 수 있고, 오히려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방법이다. 
 
 
 
장애인콜택시 이용 사례 3.
 
시각장애인 ㄷ씨는 악기를 연주하는 직업 특성상 지방의 특정 지역으로 자주 출장을 간다. 그때마다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는데, 최근에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없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지역에 있던 장애인콜택시센터가 바로 옆에 있는 도시로 이전을 했는데, 센터가 이전하기 전에 비해 이용 횟수가 상당히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이용 자체는 분명히 계속할 수 있지만, 센터의 이전으로 인한 ‘지역간의 격차’를 느끼고 있다.
“센터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주된 목적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아무래도 센터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건 어쩔 수 없잖아요. 그래서 콜택시를 배차하는 과정에서도 그 이전한 지역 장애인들을 중심으로 배차가 더 잘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쪽 지역으로도 분명히 배차가 되는 건 맞는데, 센터를 이전하기 전과 비교하면 접수를 하고 배차가 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엄청 길어졌아요. 센터 이전 전에는 접수를 하면 배차를 기다려도 1시간은 넘긴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젠 기다리다가 그냥 접수를 취소하는 경우도 많아졌어요.”
이렇게 안 그래도 배차가 원활하게 되지 않아 이용에 불편함이 있는데, ㄷ씨가 접수를 하는 과정에서도 마음 불편한 일이 생기곤 한단다. 상담원은 ㄷ씨의 접수를 받으면서 콜택시를 어떤 차로 배차할지 확인하는데, ㄷ씨가 가지고 있는 악기에 대해서 뭐라고 한마디 하는 것이다. 큰 차(휠체어 리프트가 있는 차)와 작은 차(일반 자가용) 중 어떤 유형의 차로 배차를 원하냐고 물을 때, 아무 차량으로 배차해줘도 된다고 하면서 악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는데, ‘장애인콜택시는 그런 것을 싣는 용도로 사용하는 게 아니다’라고 상담원의 지적을 받은 것이다.
“악기가 크니까 큰 차로 배차해달라고 말한 건 아니고 그냥 제가 짐이 있다는 것 정도만 이야기했을 뿐이거든요. 안내견과 동행하고 있으면 안내견과 동행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제가 스스로 어떤 차량으로 배차해달라고 정해서 요청하지도 않았고요. 제가 여기 말고 다른 지역에 갔을 때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면서 배차되는 차량의 유형에 대해 알게 된 건데, 휠체어 리프트가 있는 차량이 반드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이용자인 경우에게만 배차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조금 이동거리가 있거나 다른 특별한 상황도 충분히 반영되던데, 개인이 가진 특정한 짐을 보고 그것 때문에 콜택시의 용도와 연결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았어요.”
ㄷ씨는 그동안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기 위해 정말 많은 유형의 상담원을 접해 봤다고 한다. 고객을 대하는 ‘감정 노동’을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겪는 고충을 이해하면서도, 고객이 되는 장애인 이용자의 장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걸 느낄 때마다 아쉬움이 든다고 한다. 물론 전화상으로만 상대방을 접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어떤 장애인지도 모르고 어떤 상황인지도 상담원은 모른다. 마찬가지로 이용자 역시 상담원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담원이 얼마나 장애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 감수성이 충만한지 제대로 알 수 없다. 결국 접수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장애인콜택시,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앞의 세 가지 사례 외에도 장애인이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면서 겪는 불편함과 어려움은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장애인콜택시’라는 단어의 뜻 그대로 장애인이 콜(call)을 통해 이용하는 택시인데, 과연 장애인들이 어디 가야 할 때마다 콜을 하면 택시가 오고 있는가? 급히 병원에 가야 할 때, 일정이 변경되었을 때처럼 예상하지 못한 변수의 발생으로 택시를 타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장애인처럼 길가로 달려나가 손을 흔들면 바로 택시를 탈 수 있는 여건은 언제쯤 조성될 수 있는 것일까.
현재 대한민국은 각 지역마다 장애인콜택시의 이용방법과 운영 중인 장애인콜택시의 차량 수가 다르다. 그래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장애인콜택시를 ‘로또콜’이라고 우스갯소리처럼 부를 정도로 접수를 해도 배차되기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시나 도의 예산을 통해 운영되는 지역에서 장애인콜택시의 수가 적은 곳이라면 빠른 시간 내에 배차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도 장애인콜택시를 제대로 이용해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장애인콜택시라는 제도의 의미가 무색해질 뿐이다.
특히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나 몸을 움직이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중증장애인의 경우에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과정도 많은 시간이 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용 자체가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각 지역마다 다른 장애인콜택시 이용방법과 그로 인한 번거로움 등 많은 문제점으로 인해 장애인콜택시는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해주기는커녕 오히려 이용하는 데 있어 스트레스를 가져다 주고 있다.
장애인콜택시가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원활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안을 검토해 볼 필요성이 있다.
첫째,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장애인 통계조사에 따라 각 지역별로 이동에 한계가 있는 장애인의 수에 맞는 충분한 장애인콜택시 수 확보
둘째, 지역별로 다른 장애인콜택시의 이용방법의 통일화 및 지역별로 장애인콜택시 이동경로와 배차간격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공유하여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 마련
셋째, 장애인콜택시 기사, 콜센터 상담원 대상 장애감수성 교육의 의무화
 
장애인이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때 접수를 하면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말하고, 탑승할 때 신분증을 제시하고, 일정 변경으로 예약을 취소하면 당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현재 이용자 개인정보의 불필요한 노출이나 부당한 이용 규정으로 아쉬움이 많은 게 대한민국 장애인콜택시의 현실이다. 하지만 정말 탄력적으로 알뜰하게 장애인콜택시를 운영하며 해당 지역의 이용자들로부터 큰 만족을 받고 있는 지역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장애인이 가고 싶은 곳, 가야만 하는 곳에 가기 위해 장애인콜택시를 타야 할 때마다 언제든지 대기하고 있을 장애인콜택시는 정녕 먼 나라의 이야기일까. 대한민국 영토 어디에서도 장애인이 필요로 할 때면 문자든 전화든 앱이든 어떤 방법으로든 접수를 통해 빠른 시간 내에 장애인콜택시가 달려오는 대한민국이 많은 장애인들의 염원일 것이다.
작성자박관찬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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