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휴머노이드 돌봄로봇의 도움을 받으시겠습니까?
410호 이슈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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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와세다대학교 AI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AIREC
올해 네 번째 이슈광장에서는 AI기능이 탑재된 휴머노이드 돌봄로봇 활용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하였다.
대한민국은 2024년부터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고령자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급증하는 돌봄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돌봄로봇’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추진 중이다. 국립재활원에는 ‘4차 스마트 돌봄 스페이스’가 설치되어, 병실 환경을 묘사한 공간에서 낙상 감지, 자세 변화 모니터링, 체중 측정 기능이 탑재된 돌봄기기들이 운영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관련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일본 도쿄의 와세다대학교는 올해 2월, 누운 환자의 몸을 옆으로 돌려 기저귀를 교체하고 욕창을 예방하는 AI기반 휴머노이드 ‘AIREC’을 선보였으며, 테슬라는 인간의 움직임을 따라 하는 ‘옵티머스’를, 미국 피겨에이아이(AI)는 물건을 인식하고 정리하는 휴머노이드를 개발 중이다.
피겨에이아이(AI)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먹을 것 좀 달라’는 사람에게 사과를 집어 건네고 장을 봐 온 식료품을 냉장고와 선반 위에 둘 것으로 분류해 정리하는 정교한 기술까지 선보이고 있다. 아직 실제 현장에서 휴머노이드 돌봄로봇이 보급되지는 않았지만, 학계 및 산업계에서는 머지않아 이러한 로봇이 장애인과 노인 등의 일상생활을 직접 지원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피겨 AI 인공지능 로봇 '피겨01'
이처럼 AI 돌봄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 사회는 이런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함께걸음>은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AI 기반 휴머노이드 돌봄로봇의 도움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물었다.
2025년 6월 17일부터 7월 9일까지 투표를 진행한 결과, 휴머노이드 돌봄로봇의 도움을 받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80%, 도움을 받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20%로 집계되었다.
“로봇이 사람보다 편할 수 있다”
휴머노이드 돌봄로봇의 도움을 받겠다고 응답한 이들은 인간과의 관계에서 오는 심리적 부담이나 갈등을 줄이고, 기계적인 돌봄의 일관성과 정확성, 가족의 부담 경감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한, 한 응답자는 “사회적 상호작용에 부담을 느끼는 발달장애인의 경우, 로봇이 오히려 더 편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며 사용자 맞춤형 돌봄로봇의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goodbookkr : AI와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도란 : 사람에게 도움 받는 것보다 로봇에게 도움 받는 게 상처도 덜 받고 눈치도 덜 보이고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비전동신사 :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어도 온전히 사람에게 순응하고 불편한 기색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휴머노이드가 있다면 우리의 고령화 사회에서는 필수적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jay_kim : 나를 돌보느라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이 힘든 것보다 낫지 않을까요. 더 살뜰하게 돌볼 수 있는 로봇이면 좋겠어요.
유영욱 :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측면에서 보면 더 긍정적입니다.
찬성 : 문명발전에 따른 무인화는 정상적인 현상이고 적응을 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다만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맑음 : 여러 부분에서 고민이 들지만 우선 도움을 받겠다고 투표했어요. 사람의 경우 나와 맞지 않아도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고, 사람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이나 문제를 로봇이 일부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에게 딱 맞춘 활동지원로봇이 되는 것이죠. 발달장애인의 경우에도 사람 사이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부담스러운 경우 로봇을 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다만 현재 기술력으로서는 조심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로봇이 만약 실수를 해서 내가 다치게 된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걸까요? 유일한 대화 상대일 수도 있는 활동지원인이 없다면 나는 누구와 소통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맺어야 하는 것일까요? AI가 장애나 돌봄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게 된다면 나를 어떻게 대할까요? 이런 고민들을 돌봄 로봇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이 충분히 고려해서 설계하고, 그 과정에서 당사자가 참여해서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좋을 것 같네요! 기술의 개발의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길 바라요.
길가는 : 거동이 불편하면 로봇의 도움도 좋을 것 같아요.
놀면뭐하니 : 휴머노이드의 돌봄에는 전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1. 인적 조력을 불가피하게 받을 수 없는 경우, 인적 조력을 받을 수 없는 영역(예, 재난 시 대피 대응 등)에는 휴머노이드 돌봄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요. 휴머노이드 돌봄이 가능하려면, 조력의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하며, 서비스 제공 시 다양한 지원 요구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안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서비스 후 요구되는 개선점이 다음 서비스에서 이뤄질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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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본질은 관심과 우애”
휴머노이드 돌봄로봇의 도움을 받지 않겠다고 응답한 대중들은 기술에 대한 불신, 인간적인 돌봄의 의미 상실, 사회적 고립 심화, 인권과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주요 이유로 들었다. 한 응답자는 “AI도 오심판정을 한다”며 기술의 판단력에 대한 회의를 표했고, 또 다른 대중은 프라이버시 측면의 불완전성을 우려했다. 또한 돌봄이 기술로 대체될 경우 돌봄의 감각과 의미를 잃게 될 것을 우려하며 기술로 인해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고립이 심화될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나오기도 했으며 나아가, 사람이 사람을 돌볼 수 있는 조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laehdgusa : 인공지능도 오심판정이 납니다.
게르에만족하는사람 : 돌봄은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기꺼이 손을 내미는 것입니다. 그 결심은 따뜻하며 돌봄의 정신은 기반이 되어 서로에 대한 관심과 우애를 키웁니다. 그러나, 이를 기술로써 대체한다면 우리는 그 의미와 감각을 잊기 쉽습니다. 몸이 멀어지는데 마음이 가까우리 바라는 건 이상적인 이야기겠지요. 인간의 관심이 끊기니 고립은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을 누구도 하지 않게 된다면 사회는 점점 고결해 보이는 것만 쫓고 경쟁하며, 서로를 하대시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꺽안맘 :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답한다는 것이 몹시 불편합니다. 휴머노이드의 사용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죠. 그보다는 대안을 더 논의하고, 어떻게 인간다운 삶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숙고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에 있는 일손들을 어떻게 기본권, 인권을 보호하며 쓸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하지 않나요?
A : 솔직히 ‘아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 특이점이 오지 않으면 아직은 사람이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사람냄새 : 아직 구체적으로 잘 상상이 안되서 무엇이 이로울지, 또 무엇을 우려해야 할지조차 감이 잘 안 잡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 말씀처럼 분명 편리할 것도 같고 사람보다야 마음 편하게 이것저것 부탁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긴 한데요. 기계가 아무리 따뜻하고 상냥한 말투를 쓴다고 해도, 로봇의 손을 아무리 인간과 같은 온도로 설정해 놓는다고 해도 그 손길이 사람의 손만큼 따뜻할까 싶습니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는 갈등을 겪고, 해결하고, 그렇게 관계를 깊게 다져가는 훈련과 연습을 하게 되잖아요. 이게 번거롭긴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정말 크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막연한 거부감 또한 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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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돌봄로봇과 같은 기술이 돌봄의 영역으로 들어올 때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사용에 대한 찬성 여부와 관계없이, 기술이 인간의 돌봄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예컨대, 돌봄로봇이 제공하는 맞춤형 편의성을 고려하더라도 로봇이 실수했을 때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AI가 돌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질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같은 윤리적 문제가 함께 제기되었다.
또한, 돌봄이라는 인간의 사적인 영역에 기계가 들어올 때 생기는 프라이버시 침해와 기술의 안전성 문제는 응답자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되었으며, “이분법적인 선택이 불편하다”, “휴머노이드 돌봄로봇 사용에 대한 전제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은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존엄과 삶의 질을 지키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술이 돌봄의 일부를 맡게 될 미래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 우리는 ‘기술이 돌봄의 본질을 대신할 수 있는가’와 같은 돌봄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이 인간의 삶 깊숙한 곳으로 들어오는 시대에 우리는 어떤 가치를 지키며, 어떤 기준으로 기술을 설계하고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토의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찬성 측 응답자들 사이에서도 휴머노이드 돌봄로봇에 대한 구체적 모습이 서로 상이하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정서적 갈등에서 자유로운 ‘착한’ 조력자로서의 로봇을 떠올렸고, 누군가는 거동을 돕는 보조도구로서의 로봇, 또 누군가는 인간의 조력이 불가능한 위기 상황에서의 ‘필수적 보조자’로 상정했다. 이는 각자의 삶의 조건뿐 아니라 접하게 된 정보, 기업이 제시한 기술 이미지, 개인의 상상력 등에 따라 ‘돌봄로봇’이라는 개념이 서로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휴머노이드’에 대한 기준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어떤 기준까지 사람과 닮아있는 휴머노이드 기술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부재하다. 이처럼 실제 사용 경험 없이 각기 다른 정보에 기반해 형성된 기술에 대한 인식은, 막연한 동경이나 과도한 기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술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상호 다른 기대와 우려가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조율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휴머노이드 돌봄로봇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이제 단순한 수용 여부를 넘어 기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누구의 경험과 관점을 바탕으로 설계하며, 그 과정에서 어떤 가치를 지켜나갈 것인가에 대한 성찰로 이어져야 한다. 이상적인 논의를 위해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더 고민하고, 어떤 이야기를 더 들어야 할까. 이는 이제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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