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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고령화와 장애 문제에 대한 대책’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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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슈 - ‘고령화와 장애 문제에 대한 대책’에 대해

 

김경미(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부교수)

 

 1. 서론

최근 인구의 고령화와 더불어 장애인구의 고령화도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노승현, 2008). 통계자료를 보면 전체 인구를 기준으로 했을 때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2005년 9.1%, 2011년 11.4%에서 2014년 12.7%로 증가하고 있다. 인구의 일반적인 평균수명이 과거에 비해 길어지고, 고령화된 장애인구의 비율 또한 높아지고 있다. 장애인의 경우 50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에는 62.7%, 2008년 68.1%, 2011년 71.5%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 장애인구 중 65세 이상은 2005년에는 32.6%, 2008년 36.1%, 2011년 40.8%, 2014년 43.3%로 증가하고 있다(김성희 외, 2014). 즉, 장애인구 중 50세 이상 또는 65세 이상이 전체 장애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장애인구의 고령화 현상을 볼 수 있다.

실제 고령화되는 장애인들은 오랜 기간 장애를 갖고 살아온 ‘고령화된 장애(aging with disability)’와 노인이 되어서 장애를 갖게 된 ‘노화에 따른 장애인(disability with aging)’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고령화된 장애인 집단의 경우는 장애가 이른 시기에 발생하여 오랜 기간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고령화된 인구인 반면, 노화에 따른 장애인 집단은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에 장애가 발생하여 장애기간이 짧은 인구를 말한다. 이 두 인구 집단은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차별점이 있는데 그 차별성은 문화적, 경험적, 제도적인 측면에서 발생한다(Cohen, 2007; Putman, 2007). 그러나 두 집단 모두 어떻게 연령구분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들은 또한 노인영역에서 노화가 진행되면서 장애를 가지게 된 사람들에 주로 초점을 둔다(손정연․한경혜, 2012; 차승은, 2007; 정순돌․최혜지․김유휘, 2013). 고령화된 장애(aging with disability)는 장애인구의 고령화로 인하여 제기되는 새로운 주제이며, 이들의 차별적 욕구에 부합하기 위한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 장애인들의 기대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장애와 노화로 인한 이중위험에 대한 욕구는 증가하지만 이에 대한 서비스나 정책수준은 미흡하다는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Doka and Lavin, 2003). 고령화된 장애와 노화에 따른 장애를 비교분석하고, 이에 기초한 고령화된 장애인 인구를 지원하는 정책들에 대한 연구들이 일부 수행되었지만(김성희 외, 2011; 노승현, 2008; 이준우, 2005; 양희택, 신원우, 2011; Lippold and Burns, 2009; Perry and Felce, 2005; Martin and Schoeni, 2014) 여전히 사회적 관심은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장애인이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관심이 낮은 이유는 이는 장애가 변화하는 상태가 아닌 재활이 끝난 다음에 고정된 상태로 정의되고, 마치 장애인들은 노화를 경험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한 질병과 장애에 적응하는 단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을 뿐 장애인이 되는 것과 장애인으로 남아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관점이 부재하기 때문이다(Grassman and Whitaker, 2003). 또한 장애연구가 몸(body)과 몸의 변화(bodily change)의 영향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는 20세 이전에 장애를 갖게 된 사람들의 나이 들어감의 현상 즉 장애와 노화가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그 경험의 실재를 삶의 맥락에서 탐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만 20세 이전에 장애가 발생된 40대 중후반과 50대와 60대 연령의 장애인들을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여, 초점집단 면접을 사용하여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장기간 장애인으로 살아 온 경우 15년에서 20년 정도 빠른 조기노화를 경험한다고 보고되고 있다(김성희, 2014, 김용탁, 2007; 노승현 2012a; 2012b). 유병기간이 20년 이상인 척수손상인들 중 50% 이상이 일상생활에 있어서 새롭게 도움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하였으며, 뇌성마비인들의 40% 이상이 가동성이나 기능 수행력이 변화하였으며 이는 20대 중반부터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20/40”법칙이란, 나이가 40세 이상이 되었거나 유병기간이 20년 이상이 되었다면 기능적인 문제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김은주, 2012). 이에 이 연구는 장애인구가 나이에 비해 조기노화를 경험하고, 장애인의 신체적인 기능 저하가 40대부터 급격해 진다는 점에서 40대 중후반 이상을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이렇게 도출된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고령화된 장애인 집단이 직면한 위험요소를 해소하고 그들의 노후 삶을 지원하는 정책적 실천적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나아가 본 연구는 고령화된 장애인 집단에 대한 차별적인 서비스 개발차원 뿐만 아니라 장애와 노화 두 영역 간의 협력과 연계를 위한 다학제적 연구에 기초자료를 제공함에 의의가 있을 것이다.

 

2. 선행연구검토: 장애인의 노화

첫째, 장애인의 나이 듦에 따른 이차장애의 발생과 관련된 것이다.

둘째, 장애인구의 나이 듦으로 인한 관계망의 변화에 대한 연구이다.

셋째, 장애인구의 나이 듦의 과정에서 직면하는 경제적 빈곤에 대한 것이다.

넷째, 장애인의 건강지원 서비스의 장벽과 건강격차에 관한 논의들이 진행되었다.

마지막으로, 노화를 경험하는 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모델과 노화이론의 연계가능성에 대한 논의들이 있다. 고령화된 장애인들은 장애와 노화를 동시에 경험함으로 이들 영역간의 공통성과 상호 연계성을 고려한 사회서비스 체계의 필요성 및 관련 방안을 논의하였다. Putnam(2007)은 장애영역과 노인영역 간의 연계는 공통된 영역이 있기 때문에 서비스 연계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3. 연구방법

1) 초점집단 면접방법

2) 연구참여자 선정

본 연구는 장애인이 경험하는 나이 들어감의 현상을 당사자들의 주관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규명하는 데 그 목적이다. 이러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연구참여자들의 선정기준을 정했는데 첫째, 장애유형은 지체·뇌병변, 시각장애, 청각장애를 중심으로 하며 둘째, 장애발생 시기는 선천성이거나 또는 만 20세 이전에 장애가 발생된 장애인으로 제한한다. 셋째, 연령대는 40대 중후반, 50대, 60대의 남녀 장애인으로 선정하고자 했다. 이러한 선정기준에 준하여 장애인복지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단체 등에 의뢰하여 최종적으로 장애인 28명을 선정하였다. 최종 선정된 참여자들의 인구사회적 특성을 살펴보면 성별은 남 15명, 여 13명. 연령대는 40대는 4명, 50대 20명, 60대 4명, 장애유형은 지체·뇌병변 12명, 시각장애 11명, 청각장애 5명으로 구성되었다. 교육수준은 무학 2명, 중·고등졸 10명, 전문대졸이상 16명으로 분포된다. 그리고 혼인상태는 유배우 17명, 이혼 3명, 미혼 8명이다.

 

3) 자료수집 및 분석방법

본 연구는 장애인의 나이 들어감이란 현상을 실제적으로 규명하고자 초점집단 면접을 활용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 장애와 노화 관련 문헌고찰 및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1차 질문지를 개발하였다. 이렇게 일차적으로 개발된 질문지를 가지고 장애와 노화현상을 동시에 경험하면서 이를 집중적으로 이야기 해줄 수 있는 장애인 당사자 전문가들로 구성된 집단에게 파일럿 테스트를 실시하였으며, 이 결과를 가지고 질문지를 최종적으로 수정 보완하였다. 이렇게 최종 개발된 질문지는 “장애인의 나이 들어감의 현상이란 과연 무엇이며?”, “나이 들어감에 따라 어떠한 변화를 경험하는지?” 등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4. 연구결과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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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장애인의 나이 들어감이란 무엇인지 그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이해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삶의 맥락에서 신체적 장애인 중심의 경험적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 장애와 노화라는 이중적 위험으로 인해 직면하게 되는 다양한 변화양상이 도출되었다. 이들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몇 가지 논의점을 제시하고, 정책적 실천적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40대 중후반과 50대와 60대 연령인 연구참여자들은 나이 듦에 따라 새롭게 발생되는 건강문제와 기능쇠퇴, 신체변형 등의 이차장애에 직면해 있었다. 도출된 이차장애로는 목과 허리 디스크, 고관절염 등의 근골계 질환을 비롯하여 청력 손상과 망막변이, 시신경손상, 이석증, 당뇨병, 고혈압 등이며, 이는 지체·뇌병변, 시각, 청각장애 등 장애 유형별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이 결과는 장애인의 노화 현상이 진행됨에 따라 일차적 장애가 심화되고 그로 인해 새롭게 발생하게 되는 이차적인 장애(secondary disability)라고 지칭된다(Capoor and Stein, 2005). Zard와 Oliver(1993)는 장애기간이 장기간으로, 구체적으로 20년 이상이 되었을 때 급격한 신체 기능적 변화가 나타난다고 하였다. 한편, 장애인 인구가 고령화됨에 따라 직면한 이차장애를 생물학적 현상만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환경적 맥락에서 정의함으로써 이차장애를 구성하는 사회적 환경과 조건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Sen(2002)은 장애개념을 비롯하여 질병이나 이차장애의 발생을 사회 환경적 맥락에서 규정했다. 즉, 질병이나 이차장애는 개인의 생물학적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심리적 격차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Whitehead, 1990) 이러한 시각은 고령화되어 가는 장애인 인구의 비율이 점점 높아가는 현 시점에서 이차장애를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한 사회적 조건과 환경, 서비스 개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참여자들은 나이 들어감을 장애가 아니라 나이와 싸워나가야 하는 투쟁과 같은 삶으로 의미화 했다. 오랫동안 장애를 자신들의 삶의 일부로 여기며 살아온 그들에게 이젠 장애라는 장벽은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화로 인해 직면하게 되는 건강상의 문제와 기능감퇴, 질병 등으로 자녀들을 비롯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는 자신의 모습에 더욱 초라함과 우울 등을 느끼는 것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일반 노인의 심리사회적 측면의 우울과 무력감과 유사한 것 같지만 장애를 가진 연구참여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초라함과 위축됨, 우울수준은 상당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었을 때는 장애와 투쟁해 왔다면 이젠 장애에 노화까지 가중됨으로 그로 인해 더 많은 한계와 장벽에 맞닥뜨려지면서 자신들의 처지를 절감하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고령화되어 가는 장애인들의 심리·정서적 측면은 일반 노인의 심리적 정서와 비교하여 그 발생원인과 상황이 다르며 부정적 정서의 깊이와 정도 또한 다른 것으로 이에 대한 향후 세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장애와 노화로 인한 이른 은퇴와 활동제한, 악화된 빈곤, 위축된 관계망 등에 대한 불안정과 우울, 초라함 등의 부정적 정서는 고령화된 장애인의 신체적 건강악화를 유발하며 사회적 자원이나 관계망을 확보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된다. 이처럼 나이 듦(aging)은 물질적 차원의 문제인 동시에 장애인들의 주관적 경험과 감정에 따라서 좌우되는 심리사회적 문제인 것이다. 김홍수영 역(2014)은 인간의 심리상태는 환경에 따라 변하고 사회적으로 구성된 산물로 개별적인 우연보다는 사회구조로부터 자유롭지 않고 맥락에서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고령화되어 가는 장애인들의 심리사회적 측면을 장애와 노화가 상호작용하고 구성되는 사회적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연구참여자들이 나이 듦으로 세상과 다시 경계를 짓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와 노화의 이중위험으로 직면한 연구참여자들은 사람들을 만나거나 활동참여에 애로점이 상당해 지면서 사람들을 멀리하고 스스로 거리를 두면서 점점 사람들과의 관계가 위축되어 가는 것이었다. 나이 듦으로 그들의 관계의 폭은 비록 축소되어 갔지만, 그 관계의 정도는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드니 예전처럼 무턱대고 많은 사람들을 알려고 애쓰는 것과 달리 자신들과 소통이 가능한 몇 몇 사람, 비록 소수이지만 그들의 생각을 나누고 처지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나가며 그러다보니 가시적으로 볼 때 관계의 폭은 축소되지만 그 관계의 정도는 더 깊어진다는 것이었다.

또한, 연구참여자들은 나이 듦으로 신체기능의 감퇴와 질병 발생 등으로 인해 가족이나 주변인에 대한 의존성이 일반 노인에 비해 훨씬 일찍 심화되었다. 나이 듦으로 이처럼 신체적 의존성은 늘어나고, 사회적 관계의 폭은 이전보다 축소되는 현상은 고령화되어 가는 장애인의 건강상태를 위협하고, 그들의 활동수준도 저하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고령화되어 가는 장애인들이 직면하게 되는 관계 의존성은 독립이나 자립이란 가치에 비해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어 연구참여자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처지에 대해 초라함과 무력감을 느꼈다. 타인에 대한 의존이란 나이 듦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임으로 상호 의존성에 대한 긍정성을 인식하고 이를 지원하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진정한 자립이란 혼자서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간의 지지적 상호작용에 의한 상호 의존성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손상된 몸의 돌봄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반응이 내면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참여자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기능의 쇠퇴, 질병으로 건강상의 문제를 느끼지만 건강해지려고 애쓰는 자신의 모습을 남들이 흉볼 것 같고, 쓸모없는 그런 몸을 가지고 오래 살아서 무슨 소용이냐는 사람들의 인식으로부터 나이 들어가는 그들 자신을 경험하고 있었다. 장애를 가진 몸에 대한 이 같은 사회적 반응은 그들 몸에 대한 건강검진과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자신들의 몸에 대한 돌봄 행위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거부하는 태도로 나타났다. 손상된 몸이 사회적으로 가치가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지라 그들 스스로도 자신들의 건강을 위해 애쓰고 치료받는 행위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처럼 고령화되어 가는 연구참여자들은 타인의 시선을 통해 자신을 경험했다(김홍수영 역, 2014).

또한 이와 관련해 Thomas(2001)는 생물학적 손상이나 장애에 따른 가시성은 편견과 낙인, 고정관념을 증가시킨다고 했다. 본 연구에서 장애인이 나이 들어감에 따라 심화된 손상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과 반응은 더욱 강화되며 이는 그들의 자아와 상호작용하여 그 결과, 손상된 몸과 건강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 것이다. 즉, 사회적 관념과 인식은 연구참여자들의 내면에 반영되어 그들 자신의 몸을 스스로 돌보거나 관리하는 행위를 터부시하는 태도로 굳혀졌던 것이다.

다섯째, 본 연구에서 도출된 바와 같이 고령화되어 가는 장애인들은 장애차별로 인해 일상적인 건강관리와 의료접근 및 이용에서 배제를 경험하고 있었다. 그들은 장애에 대한 일반 노인들의 시선과 편견, 따돌림 때문에 동네의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에도 나가지 못하는 것이었다. 또 노화로 신체기능이 쇠퇴되고 질병으로 운동을 하고 싶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전혀 할 수 없으며, 지역사회 시설 역시 장애를 가진 그들의 몸을 배려한 기반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서비스 이용이나 접근에서도 그들의 장애를 고려하지 못하는 병원의 진료시스템과 의료진의 불친절 등으로 연구참여자들은 몸이 아파도 의료기관에 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각장애인의 경우, 의료진들과의 의사소통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병원 가는 것을 대체로 거부하고 있었다. 이로부터 고령화되어 가는 장애인구 집단의 건강관리와 의료접근 및 이용에 있어서 장애유형별로 직면한 사회적 장벽을 감안하여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결과로부터 장애인들이 나이 들어감에 따라 빈곤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참여자들에 대한 장애차별과 이론 노화라는 이중위험으로 인해 노동시장 진입의 제한과 단절적인 고용유지 경력, 또한 비장애인에 비해 훨씬 이른 은퇴 등과 같은 복합적 요인의 결과로 보인다. 나이 들어가면서 늘어가는 지출은 구체적으로 특별교통수단 이용비, 신체기능의 감퇴로 인한 보조기 구입과 교체비, 의료비, 경조사비, 대인관계유지비, 그리고 자녀양육과 교육비용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연구참여자들의 소득수준에는 변화가 없는 데 반해 장애와 노화로 인한 추가비용의 확대로 나이 들어감에 따라 이들의 빈곤문제가 더욱 악화됨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현재 장애연금제도가 소득대체수준이 낮고 수급범위와 접근성이 상당히 제한적이라 고령화되어 가는 장애인이 직면한 빈곤문제를 완화하고 노년기의 소득대체수단으로 그 기능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고령화되어 가는 장애인구의 나이 듦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는 경제적 빈곤문제를 예방하고 감소시킬 수 있도록 현 소득보장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다음으로,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장애인의 나이 들어감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실천적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고령화된 장애인의 빈곤예방과 경제적 결핍을 완화하기 위해 관련 정책적 방안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대해 경제적 소득지원 방안으로 고령화된 장애인의 고용이나 취업을 장기적 정책과제로 다루어 이들의 고용확대에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고령화된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종들이 개발되어야 하며, 아울러 노동시장의 고용유지와 적응을 위한 다양한 훈련과 서비스 지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김성희 외, 2011). 또한 고령화된 장애인의 빈곤을 예방하는 소득지원의 한 방안으로 국민연금의 노령연금의 수령연령을 현재 연령보다 낮추는 방안의 고려를 제안하고자 한다.

둘째, 고령화된 장애인의 건강한 노화(health aging)를 위해 의료서비스 접근 및 이용이 원활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우선 장애인의 건강검진이나 진료, 치료비용의 지원확대와 이차장애와 만성질환 등으로 인한 보조기구의 구입 및 교체비용의 지원을 제안한다. 또한 의료체계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료진의 친절한 태도와 상호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할 수 있도록 의료진들의 친절한 태도와 장애에 대한 편견해소가 요구되며 이를 지원하는 의료보건 정책이나 교육프로그램 개입이 요구된다. 특히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의 장벽을 해결하기 위해 광역시 단위로 수화통역사를 병원에 배치하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장애인의 장애유형과 특성, 의료수요 등을 고려한 장애인의 주치의제도를 도입하여 이차장애나 질병, 만성질환에 대한 체계적 관리와 예방적 차원의 개입 또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황주희 외, 2014).

셋째, 고령화된 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기관이나 시설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복지, 노인복지, 장애인복지에서 장애와 노화를 고려한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되는 한편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지역사회 시설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김성희 외, 2011). 이처럼 고령화된 장애인이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기존의 노인복지와 지역사회복지, 장애인복지 기관은 장애와 노화를 고려하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와 환경으로 재편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고령화된 장애인들이 신체운동이나 건강관리를 위한 체육시설마련이 함께 요구된다.

넷째, 고령화된 장애인의 활동적인 노화(active aging)를 지원하는 활동지원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고령화된 장애인에 대한 활동보조서비스 제공, 멘토링 프로그램 개발, 여가활동,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제안한다. 특히 고령화된 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학습의 기회의 넓히며 자기개발의 역량을 함양하고 내적 잠재력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지속적인 배움과 학습은 그들의 인지기능의 쇠퇴를 예방하고 활기찬 노화를 증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이렇게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그들의 노후의 삶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황주희 외, 2014).

다섯째, 고령화된 장애인의 사회적 관계를 증진할 수 있는 활동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장애인의 사회적 관계가 축소되며 질적 수준의 하락으로 그들의 관계망과 자원 확보가 위협받게 된다. 이에 장애인, 노인복지관을 비롯한 지역사회복지관 및 각 단체에서 소규모 단위의 프로그램이나 여가문화 활동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고령장애인의 사회적 관계망을 증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계망은 고령장애인의 노후의 삶을 지원하는 인적자본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한 정신건강의 증진을 도모하는 주요 자원이기 때문이다(김성희 외, 2011).

마지막으로, 고령화된 장애인 집단은 장애와 노화를 동시에 경험함으로 장애와 노화, 건강전문가의 서비스 연계노력이 요구된다. 장애영역과 노화영역 간의 협력을 위해 서비스 간의 상호 연계성 가능성을 타진하고 모색해 보는 중장기적 과제수립이 함께 요구된다. 이와 더불어 장애발생시기에 따라 고령화된 장애인들의 욕구의 차이가 기존 연구들을 통해 지적됨으로 고령화된 장애인의 장애 발생시기와 욕구에 부응한 차별성 있는 서비스 제공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 또한 중요할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노인복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연계하여 당사자의 욕구충족뿐만 아니라 그들의 사회참여와 자기결정권, 자립 등을 고려한 방향으로 균형 있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황주희 외, 2014).

출처: 신유리, 김경미, 노승현, 『지적장애인의 나이 들어감(Aging)의 경험에 관한 탐색적 연구』

작성자김경미/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부교수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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