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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불씨이슈] 장애인근로자와 최저임금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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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근로자와 최저임금 보장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특히 새로운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최저임금 1만원 시대에 대한 노동계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의 경우 저임금의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일부 장애인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적용제외인가 제도(이하 적용제외제도)로 인해 최저임금으로부터 배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에게 친화적이지 않은 사회 환경, 장애 특성에서 비롯된 기능의 제한 등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경쟁해 취업하는 일이 쉽지 않다. 또한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과 편견 등으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많은 장애인들이 다양한 유형의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힘들게 취업하더라도 다수의 장애인들이 낮은 임금을 받고 있어 저임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장애인의 저임금 문제를 야기하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는 장애인근로자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적용제외제도이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인해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에 대해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법 제7조). 장애인근로자에 대한 적용제외제도 신청 및 승인 현황을 살펴보면 먼저 2005년 140명 수준이던 신청인원은 이후 빠르게 증가해 2016년의 경우 8,108명으로 급증했다. 적용제외 신청에 대한 승인 인원 역시 2007년 1,133명에서 2016년에는 7,935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한편 적용제외제도 신청 및 인가 장애인근로자의 대부분은 직업재활시설에서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용제외제도는 제도 도입 이후 지금까지 이 제도의 폐지에 대한 찬반 양론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장애계는 최저임금 보장을 위해 적용제외제도의 폐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적용제외제도의 폐지 또는 감액적용제도의 도입을 위한 법안을 여러 차례 발의했으나 임기만료로 모두 폐기됐다. 현재 20대 국회에서도 장애인근로자의 최저임금 보장을 위한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한편 직업재활시설이나 사업주 등의 입장에서는 현행 적용제외제도가 폐지돼 모든 장애인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할 경우 재정적 어려움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현행 제도의 유지를 바라고 있다.

적용제외제도는 일반 노동시장에서 취업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특히 많은 발달장애인(지적・자폐성장애인)들이 이 제도를 통해 근로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 의의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적용제외인가를 받은 장애인근로자에게도 고용장려금이 지급되고 있는데, 이런 지원금은 사업주와 직업재활시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주는 의미가 크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적용제외제도의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는데, 먼저 적용제외를 인가받은 장애인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심각하게 낮다. 또한 현행 제도는 적용제외 인가 이후 장애인근로자의 지급임금 수준에 대한 규정이 없어 대다수의 장애인근로자가 매우 낮은 임금을 받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편 적용제외제도는 장애인근로자에 대한 임금차별을 합법적으로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의 근로자성이 인정돼도 적용제외제도로 인해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근원적인 원인으로 장애인에 대한 기초적 사회보장이 매우 취약한 현실에서, 최저임금 미만의 일자리라도 장애인이 취업할 수 있도록 장애인의 근로자성은 인정하면서 직업재활시설 등의 경제적 부담은 줄여주고자 최저임금 적용을 배제하는 절충적 형태의 제도를 운영하는데 있다.

장애인근로자의 입장에서는 국가 차원의 공적 지원체계가 취약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비록 최저임금 미만의 적은 임금이라 할지라도 금전적 수입이 매우 절박하다. 더욱이 근로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발달장애인의 경우 당사자는 물론 가족의 입장에서 이삼십 만원의 적은 임금을 받더라도 매일 출퇴근을 하며 일을 하는 것이 필요한 게 또한 우리의 현실이다.

직업재활시설의 입장에서는 시설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점점 나빠지는 가운데, 모든 장애인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할 경우 임금 부담으로 인한 시설 운영의 어려움 때문에 근로능력이 낮은 중증장애인은 더 이상 고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직업재활시설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점점 축소되는 가운데 시설 자체의 매출 확대를 통한 이윤 창출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장애인근로자 당사자는 물론 가족과 사회로부터 제기되는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 지급에 대한 압박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차원에서의 문제 해결을 위한 자세는 미온적이다. 보건복지부의 경우 직업재활시설이 처한 여러 가지 당면 과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이 부족한 가운데 적용제외제도의 개선을 위한 노력 역시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한 예를 들면 현재 보호작업장의 경우 장애인근로자가 최소 10명 이상이어야 한다. 이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시설 입장에서는 장애인근로자의 근로능력이 매우 낮을 경우, 일단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최저임금 부담으로 인해 적용제외를 신청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중증장애인을 주로 고용하고 있는 직업재활시설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일정 정도 이상 재정적으로 지원해야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기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역시 최근 들어 적용제외제도의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장애인근로자의 심각한 저임금을 야기시키는 적용제외제도의 개선을 위한 그간의 노력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등 정부에서는 적용제외제도의 개선을 위해 장애인근로자와 가족, 직업재활시설 및 사업주 등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부처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현행 적용제외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OECD 주요 국가들의 경우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중증장애인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보호고용 영역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보호고용 영역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중증장애인에 대해 근로자성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다만 독일의 경우 보호고용 영역의 중증장애인에 대해 ‘근로자’(Arbeiter) 지위가 아닌 ‘근로자와 유사한 자’(Arbeitnehmerähnliche Personen)라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노동권은 보장하지만 최저임금 적용은 배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의 경우 장애인연금, 장애인수당 및 기초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장애인의 기본적 삶을 보장하고 있다.

장애인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의 완전적용, 적용제외 또는 감액적용 등 다양한 제도 가운데 어떤 제도를 운영해야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그러나 어떤 제도를 선택해 운영하던 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근로자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적정 임금수준을 보장하고 고용기회의 확보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수단을 마련하는 것이다. 즉 장애인근로자의 임금과 관련된 제반 상황을 고려해 정책수단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올바른 정책의 설계와 실행 그리고 실질적인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적용제외인가 신청인원의 대부분이 직업재활시설에서 종사하고 있는데, 중증장애인의 고용과 사회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단이자 보호고용을 통해 경쟁고용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기능을 가진 직업재활시설에서 장애인근로자의 적정 임금 수준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이에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장애인근로자를 대상으로 어떻게 최저임금을 보장할 수 있는가에 대해 장애계, 직업재활시설, 정부(보건복지부 및 고용노동부 등) 및 경제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금보다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며 적용제외제도의 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작성자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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