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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해외이슈] 허울 좋은 지역사회중심의 영국 정신건강서비스(M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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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 좋은 지역사회중심의 영국 정신건강서비스(MHS)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2017년 1월 영국의 메이 총리와 NHS의 가장 큰 관심의 하나는 정신건강문제라 할 수 있다. 메이 총리는 영국 젊은이의 절반 정도가 학교에서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울 만큼 심각한 정서적 문제를 겪고 있다는 프린스재단(Prince’s Trust)의 설문조사 결과에 기초하여, 자선위원회(Charity Commission)에서 정부는 정책적으로 자국민의 정신건강을 중시할 것과 지역사회의 참여를 적극 모색하겠노라고 선언하였다. 이 연설은 정부가 정신건강을 정책적 우선순위에 두었으며,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지역사회가 협력하게 하자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영국에서 4명 중 1명은 살면서 정신건강장애(common mental health disorders)를 한 번 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로 인해 정신건강 영역은 NHS 활동의 23%를 차지하지만 전문적인 정신건강 지원을 위한 비용은 NHS 지출 규모의 10% 수준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자국민의 정신건강 전략을 수립해 왔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서비스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프로그램 집행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결과적으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정부의 관심과 투자가 신체건강에 집중되고 정신건강은 소외된다는 점이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더구나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가 높아지자 심리치료의 확대 정책을 도입하였지만 여전히 많은 이용자들로 인해 그 만큼 대기시간도 증가되었다. 특히 중증의 정신건강문제를 겪고 있는 성인들 대부분은 지역사회서비스의 도움을 받고 있으나 정작 핵심적인 서비스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2017년 메이 총리는 정신건강문제를 영국사회로 존재하는 ‘숨겨진 부당함(hidden injustice)’이자 ‘일상의 부당함(everyday injustice)’으로 규정하고, 정부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적극 개입하고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방식인 공유사회(shared society)를 추구하였다. 메이 총리는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이해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대중의 태도 변화를 강조하였다. 정신보건 개혁안은 학교 기반, 직장 기반, 온라인 기반, 자살 예방 그리고 지역사회 지원강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사람이 가정의(GP)나 응급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지역사회에 기반한 지원체계를 가장 강조하였다.

최근 NHS는 정신건강서비스를 재설계하기 위해 새롭게 11곳의 시범사업 기관을 지정하였으며, 이를 위해 약 6억4천파운드(640m) 규모의 예산조정을 검토한 바 있다. 시범사업 기관들은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환자수를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원가정의 근거리에서 집중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가진 사람이 가능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가능한 집 주변에서 개별적인 욕구에 부합한 최적의 서비스가 지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NHS는 총 2차에 걸친 혁신안을 기획하였고, 대표적으로 아동과 청년, 성인 대상의 서비스가 포함되었다. 그러나 정신건강서비스 기획안은 별도의 예산을 마련하는 방식이 아니라 입원환자의 감소를 통해 예산을 절감하고 이렇게 확보된 예산을 새로운 지역에 위기 상황, 지원주택, 다른 지역사회서비스 등을 위해 재투자하겠다는 발상이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정부보고서는 대부분 지역사회 중심의 정신건강서비스를 지지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현실적으로는 보수당이 제시한 지역사회중심의 정신건강서비스는 원활하게 실현되지 못하는 듯하다. 연초에 메이 총리가 제안한 정신보건 개혁안은 구체적인 예산지원이 수반되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공격을 계속해서 받고 있다. 게다가 화재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런던 그렌펠 의 생존자 가운데 일부가 불안장애 등의 정신질환을 호소하고 있으나 긴축재정으로 인해 필요한 지원을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영국 정부는 NHS가 요구하는 모든 부분을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필요한 재원은 부족하며 메이 총리가 강조한 정신건강서비스 지원에 필요한 예산확보를 위한 법적 토대는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정신장애 영역에 상당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은 법률 변화이다. 2016년 5월 기존의 정신보건법이 전면 개정되어 정신건강복지법으로 바뀌었으며 2017년 5월 30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개정 이유로는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중증정신질환자로 축소 정의하고, 국민의 정신건강증진의 장을 신설하며, 비자의적인 입원·퇴원 제도를 개선하고, 복지서비스 제공을 추가하는 등 현행 법률상 미흡한 점을 개선·보완하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정법에서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강제입원에 관한 것으로 법률 시행으로 강제입원 여부를 주기적으로 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로 강제입원 요건에 부합하는 상당수의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는 퇴원이 가능한 대상을 대략 19,0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정신건강복지법 개정과 시행 과정에서 여러 쟁점들이 불거지고 있지만, 가장 심각한 사안은 과연 지역사회가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을 얼마만큼 갖추어져 있는가이다. 이는 의료계와 복지계의 가장 대립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개정법의 또 다른 핵심 내용은 강제입원의 요건이다. 기존에는 입원치료가 필요하거나 자해 타해의 위험이라는 요건을 하나만 충족시키면 입원요건이 충족되었지만 이제는 둘 다 충족시켜야 하는 것으로 강화되었다. 또한 2주 이상의 입원이 필요하다면 보호의무자 2인의 신청과 다른 의료기관 2인의 정신과 전문의가 필요하다는 인정을 통해서 입원이 가능하게 하였다. 우리나라는 강제입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왔다. 2016년 말 우리나라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6만9232명이며 이 중 강제입원한 경우는 61.6%인 4만2천여명이다. 이는 독일(17%), 영국(13.5%), 이탈리아(12%) 등의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비율임을 알 수 있다. 강제입원 비율은 우리나라가 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원이나 인식이 어떠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현행 여러 실태들을 감안하면 강제입원의 요건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 그 의구심을 지우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건강복지법은 이러한 기존의 패러다임과 입원 실태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정신질환자 인권 침해를 줄이고 인권보호를 강화시키는 전환점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기대에 앞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정신질환자들이 병원에서 퇴원한 이후에 지역사회로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과 일상에서 꼭 필요한 순간에 적절한 지원이 현실적으로 제공가능한지 여부이다.

전술한 영국사례에서도 보여지듯이 새로운 변화와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먼저 예산이 수반되어야 하고 제도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또한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인식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 2016년에 보건복지부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파악한 국내 정신질환 경험자는 470만명이며 이 중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15.3%로 조사되었다. 의료서비스의 이용비율이 낮은 것은 무엇보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시선, 질타에 대한 두려움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와 복지계의 우려에 대해 정신질환자의 사례관리, 정신건강전문요원 투입, 정신건강복지센터 인프라 확충, 퇴원한 정신질환자 지역사회 적응모델 등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거나 마련되지 못한다면 정신보건법의 개정과 취지는 상당히 무색해지고 의미도 반감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으로 또한 선행되어야 할 것은 서비스 이념에 대한 검토이다. 서비스 이념과 철학은 서비스 내용, 제공 방식, 제공인력의 질 관리와 직결되며 필연적으로 서비스 품질 그리고 서비스 이용자의 삶을 좌우하게 된다. 정신장애분야는 대표적인 의료모델에 기반하여 서비스가 제공되고 설계되어 왔다. 이번 법률 개정과 더불어 재활모델에서 자립모델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 정신질환자의 삶은 질적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적절한 대안이나 진지한 고민이 없는 법률 시행은 법률 부재보다 훨씬 당사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http://www.nationalhealthexecutive.com/Health-Care-News/nhs-england-launches-640m-test-sites-to-redesign-mental-health-services?platform=hootsuite&dm_i=6N7,51H9P,KMVL8I,JAQRR,1

http://www.nhs.uk/NHSEngland/AboutNHSservices/mental-health-services-explained/Pages/accessing%20services.aspx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7. GLOBAL SOCIETY POLICY BRIEF(글로벌 사회정책 브리프). 2017년 1월호 VOL.55

작성자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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