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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해외이슈] 영국 STOMP운동의 개요와 우리에게 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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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STOMP운동의 개요와 우리에게 주는 의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2011년 6월 1일 영국 BBC방송은 충격적인 영상을 공개했다. 영국 잉글랜드 브리스톨 근처에 있는 ‘윈터본 뷰(winterbourne view)’라는 병원에서 발생한 발달장애인에 대한 학대를 보여주는 영상이었다. 폭언과 신체적 폭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사과정에서 신체적 학대도 경악스럽게 나타났지만, 발달장애인에 대한 과다투약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영국 잉글랜드 보건부 산하기관인 공공보건(Public Health England)은 발달장애인에 대한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실태파악 및 정책제언을 위한 추가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조사는 종합병원에 입원한 발달장애인을 제외하고 지역일반의사(GP)가 관리하고 있는 발달장애인의 평균 의약품 복용 현황을 조사하였다. 조사결과 발달장애인 중 17.0%는 항정신병약을 복용하고 있었고, 16.9%는 항우울제를 처방받았고, 7.1%는 조병질환 약물, 4.2%는 항불안제, 2.7%는 수면제를 처방받았다(Glover er al., 2015).

영국 잉글랜드의 국가처방규정에 따르면 항정신병약은 정신분열, 조병, 심각한 우울증의 경우에 적당량을 처방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은 이러한 진단 없이 항정신병약을 처방받았다. 결국 이 조사를 통해 잉글랜드 발달장애인 30,000명에서 35,000명 정도는 약의 효과에 부합하는 상황이 없음에도 항정신병약 또는 항우울제 또는 두 의약품 모두를 처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Glover er al., 2015). 영국 잉글랜드에 발달장애인은 1,087,100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의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252,446명이다. 따라서 의사들이 처방하고 관리하는 발달장애인 6명 중 1명은 명확한 근거 없이 항정신병약, 항우울제, 기분 안정제, 벤조디아제핀 류, 진정제, 자극제 등을 포함한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발달장애인에 대한 과다투약의 심각성이 드러났고, 장애인단체, 정부 모두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과다투약은 명백히 삶의 질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건강격차 발생, 의료서비스 내에서의 자기결정 침해 등 건강불평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CMG·Alderwood, 2017).

이 조사 이후에 STOMP(Stopping over medication of people with a learning disability, autism or both) 운동이 시작되었다. STOMP운동의 목적은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하는 발달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정확한 복용사유에 근거한 정확한 용량의 약품복용을 보장하고,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할 때와 사용하지 말아야 할 때 등 약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긍정행동지원과 같은 비약물 치료법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이다(CMG·Alderwood, 2017). 이처럼 영국 잉글랜드에서는 정부 및 장애인단체가 함께 캠페인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도전행동 감소를 위해 막연히 사용되어 오던 약물개입에 제동을 걸면서 불필요한 또는 과다한 약물 처방을 줄이고, 긍정행동지원과 같이 잘 개발된 다른 사회과학적 개입방법을 장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변을 보면 많은 발달장애인들이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실태는 조사된 바가 없다. 다만 거주시설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에 따르면 도전행동에 대한 약물투여 개입이 54.6%에 이르고 있다(김미옥 외, 2014). 이에 따라 유추해보면 50-60%정도의 발달장애인이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도전행동에 대해 약물개입이 보편화된 것은 개입이 저렴하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향정신성의약품은 발달장애인의 도전행동을 신속히 진정시킬 수 있고, 투약을 담당해야 할 지원자들에게도 많은 전문성을 요구할 필요가 없고, 특히 행동분석 및 개입 요법과 비교하여 상당히 저렴할 수 있기 때문에,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Emerson and Einfeld, 2011). 이에 따라 의학적 처방이 많이 사용되어져 왔고, 아직까지도 많은 의사들은 도전행동을 감소시키거나 억제하기 위해 의약품을 처방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낄 수가 없다. 또한 부모들도 아이들이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또는 사회로부터 배제되는 현상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의약품 복용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약 복용이 자해 및 타해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당사자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데 명백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자신 또는 타인에게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도전행동을 가진 발달장애인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약물을 사용할 수도 있다. 많은 경우 도전행동의 조속한 감소를 위해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받기도 한다. 그런데 이 경우 대부분 장기간 사용으로 이어지곤 한다. 문제는 이와 같은 약 복용이 도전행동 문제를 해결하거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항정신병약의 장기적인 사용이 도전행동의 관리에 매우 부적절하다는 증거도 제시되고 있다(Glover er al., 2014). 또한 장기적인 약 복용은 심각한 부작용 또는 신체적 건강문제를 발생시킨다. 항불안제, 진정제, 수면제 등의 지속적인 사용으로 인해 장기간 동안 운동성이 떨어지게 되면 근육이 퇴화됨에 따라 이동장애, 당뇨병, 심장병 등 이차적 문제를 발생시키게 된다. 사실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은 “원인에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징후를 관리”하는 것이다(CMG·Alderwood, 2017). 즉 약을 복용함으로써 도전행동이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 나타나는 현상만 표면으로 안 나타나게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관리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발달장애인의 삶의 질이 좋아졌다면, 발달장애인이 원한 것이라면, 사소한 문제가 있다하더라도 올바른 투약일 수 있다. 하지만 약을 복용함으로써 발달장애인 이외의 사람들이 행복해지려고 했다면, 즉 발달장애인의 도전행동을 통제함으로써 주변의 사람들이 행복해지려 했다면, 약물에 의한 학대(drug abuse)일 것이다(이동석 외, 2016). 관습에 의해, 타인의 행복을 위해, 누군가의 삶을 악화시키는 것은 집단적, 사회적, 제도적 학대일 뿐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도전행동에 대한 개입으로 향정신성의약품 처방이 이루어진 경우 그 처방으로 인해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투약은 멈춰져야 한다. 약물개입은 그 자체로 완전한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회적 지원, 사회 환경의 변화 등을 통한 개입과 함께 필요한 경우 이루어져야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 사회복지계도 얼마 전부터 긍정행동지원 등 도전행동에 대한 개입을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 이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도전행동과 관련하여 투약을 대체하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우리도 이제 발달장애인의 향정신성의약품 복용의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하고 불필요한 처방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참고문헌

 

김미옥 외.2014.『시설이용자의 도전적 행동에 대한 개별화조치계획 방안』.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

이동석 외. 2016. 이용자의 도전적 행동 관련 종사자 인권교육 교재개발. 보건복지부·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Emerson, E. and Einfeld, S. 2011. Challenging Behavior. Cambridge university press.

CMG·Alderwood. 2017. STOMP(Stopping Over-Medication of People With Learning Disabilities, Autism or both) Best Practice Guide.

Glover et al. 2014. “Use of medication for challenging behaviour in people with intellectual disability”. Editorial, The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205(1) 6-7.

Glover et al. 2015. “Prescribing of psychotropic drugs to people with Learning Disabilities and/or Autism by General practitioners in England”. Public Health England Document.

 

작성자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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