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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불씨이슈] 문화부 장관의 발언이 너무해

블랙리스트 관련 ‘장애인단체에까지 적용한 건 너무했다’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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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장관의 발언이 너무해
블랙리스트 관련 ‘장애인단체에까지 적용한 건 너무했다’관련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9월 26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폐해를 언급하면서 “장애인 단체에까지 적용한 건 너무했다”고 밝히면서, 장애인 단체도 블랙리스트에 존재했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맞다. 너무 했다. 국민의 소유물인 국가권력을 마치 자신의 권력인 양 동원하여, 내 편이 아닌 개인과 단체들을 괴롭히고 지원에서 배제시키는 불이익을 주었으니, 권력의 최정점에 있었던 사람과 그에 부역한 사람들은 모두 파렴치한 범죄자일 따름이다. 파렴치, 인면수심... 그 어떤 용어로도 형용이 안 되는 너무나 극악무도한 행위이다.

더욱이 지원체계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장애인 단체에게도 이런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길이 없다. 또한 이런 적폐를 조사하고 처벌하겠다고 하니, 정치적 보복이라고 떠드는 일군의 무리들을 보면 분노를 넘어 인간 본성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 정도이다. 그렇다고 해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을 주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결국 어떤 정권에서건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족쇄를 채우는 것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것이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예외는 없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장애인 단체에까지 적용한 건 너무했다”는 문화부 장관의 발언에 유감을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블랙리스트라는 악행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 표현이지만, 장애인을 동정적·시혜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장관의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즉 블랙리스트도 나쁜 것인데,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 단체에까지 블랙리스트를 적용한 것은 더 나쁜 것이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적용했던 지난 9년에 걸친 정권은 아주 너무나 나쁜 집단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이 성립하려면 정도의 차이를 두어, 블랙리스트는 봐줄 수 있는데, 장애인 단체에게 적용한 것은 잘못되었다는 진술문도 성립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지 아니한가? 또 문화부 장관이 작가인 점을 감안하여, 누군가가 ‘(조금 돈도 잘 벌은) 영화계 인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도 나쁘지만, (빈곤하게 사는) 작가들까지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킨 것은 너무했다.’고 말을 하면, 내심 기분은 나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영화인이건, 작가이건, 블랙리스트는 그 자체로 나쁜 것이고, 사회악인 것이다.

특히 이 발언의 당사자가 문화부 장관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많을 수밖에 없다. 문화는 예술 활동이라고 하는 협의의 의미로 사용될 수도 있지만, 한 사회의 가치의 총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국 문화부는 예술 활동지원, 문화 활동지원 등과 같은 과업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가치를 보다 건강하게 만들어 갈 책무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막중한 과업을 맡은 부처의 수장이 장애인을 비장애인에 비해 더 불쌍한 인간으로 인식하고, 그래서 자선과 동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장애인은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불쌍해서 도와주자고 하면 도움을 받는 사람은 아마 많이 슬퍼할 것이다. 동일한 인간으로 살아야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특정 분야에서 지원이 더 많이 필요할 수 있다. 또 우리 모두 생애주기별로 보면 언제는 도움이 필요하고 언제는 도움을 주기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조금씩 힘을 합쳐서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이 연대의 정신이고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장애인을 특별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은, 그 인식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또 다른 차별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고,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현상이 문화적으로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의 문화 속에서 장애인이 동정적이고, 시혜의 대상으로 표현되지 않고, 자주적 인간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런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 과업의 선봉에 문화부 장관이 있는 것이다.

지금 정권을 진보정권이라고 한다. 우리가 아는 현 문화부 장관도 진보적 인사로 알고 있다. 장애에 대한 인식도 일 진보하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고, 그로 인해 우리사회의 장애에 대한 인식이 진일보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작성자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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