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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해외이슈]아들의 휠체어를 밀며 함부르크에서 베를린까지 도보 행진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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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지난 4월 19일 중증장애인 77명이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청와대 인근까지 온 몸을 굴려가며 행진을 벌였다. 최근 독일에서도 메르켈 총리가 기독민주당(CDU)의 옌스 슈판(Jens Spahn)을 연방보건부장관으로 임명하자 아르놀트 슈니트거(Arnold Schnittger)는 이에 반대하며 항의의 표시로 함부르크에서 베를린까지 총 280Km 구간에서 중증장애를 가진 아들의 휠체어를 밀며 슈판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도보행진을 벌였다.

슈니트거는 중증장애를 가진 아들 니코(Nico)와 함께 3월 24일 함부르크를 출발하여 2주 후인 4월 6일 베를린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門)에 도착하였다. 올해 22세인 니코는 출산 과정에서 산소 결핍으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되었으며, 장기요양등급 5급을 판정받아 지금도 타인의 도움이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중증장애인으로 24시간 간병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기사 활동을 하던 슈니트거는 아들에게 더욱 집중하기 위해 자신이 하던 일을 접고 아들과 함께 살아가다가 책을 한 권 쓰게 되었고, 이후 후원금 모금을 통해 장애아동과 가족이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는 ‘Bauernhof-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슈니트거의 경우 아들 니코가 가족과 함께 살기를 원했고 자신도 같은 생각이라 본인이 직접 아들을 간병하고자 직장을 그만두었으며, 이에 따라 슈니트거는 실업자로 처리되어 실업급여II(Arbeitslosengeld II, 일명 하르쯔IV) 수급자가 되었다. 이후 슈니트거는 하루 종일 아들의 간병을 전적으로 도맡아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지원받았던 실업급여II의 지원금 수준이 너무 낮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였으며, 특히 실업급여II의 지원액이 전문적인 간병인의 급여 수준보다 낮은 문제를 지적하였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 가정 내에 중증장애를 가진 가족 구성원이 있는 경우 집에서 간병을 하기 보다는 결국 시설에 입소시키게 되는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현재 슈니트거는 66세로 사회부조(Sozial Hilfe)를 지원받고 있다.

슈니트거가 하르쯔IV의 지급액이 너무 낮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가운데 슈판이 연방보건부장관에 임명되자, 슈니트거는 슈판 장관이 ‘공감능력’(empathielos)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하며 도보행진과 더불어 면담을 요청하였다. 독일 정치권에서는 빈곤 또는 하르쯔IV에 대한 슈판 장관의 시각과 관련하여 임명 당시부터 비판이 있었는데, 특히 최근에 슈판 장관이 “독일에서는 아무도 굶주릴 정도로 가난하지 않고 하르쯔IV도 가난을 의미하지 않는다. 독일의 사회보장제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라는 발언으로 인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슈판 장관의 이 같은 발언 이후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Grünen)의 의원들도 슈판 장관을 크게 비난하며 더 나아가 하르쯔IV의 폐지를 요구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아들 니코와 함께한 슈니트거의 도보 항의행진에 독일의 주요 언론을 비롯하여 대다수의 언론들이 관심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슈니트거와 슈판 장관의 면담 성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하르쯔IV 개편을 둘러싼 논의도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문헌
김영미(2013). 독일의 하르츠 개혁에 따른 근로연계복지에 관한 법제 연구. 한국법제연구원
Die Linke im Bundestag(2018.4.5. 독일 연방의회 좌파당 보도자료)
RP Online(www.rp-online.de, 2018.3.13. 기사)
Tagesschau(www.tagesschau.de, 2018.3.12. 기사)
Tagesspiegel(www.tagesspiegel.de, 2018.4.6. 기사)

작성자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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