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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혐오는 맞지만….” 국회의원 ‘장애인 비하 발언’ 항소 제기 기자회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 차별구제 공익소송 1심판결 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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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국회의원 ‘장애인 비하 발언’ 장애인 차별구제소송 기자회견 모습.
 
 
 
장애인의 날인 오늘(4월 20일), 국회의원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한 장애인 차별구제소송 1심 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렸다.
 
지난해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장애인 인권에 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국회의원 6명과 국회의장을 상대로 공익 소송을 제기했다. 
 
1년이 지나서야 법원은 국회의원들의 발언이 혐오표현에 해당하지만, 장애인 당사자에게 손해배상을 물어야 할 정도의 책임은 인정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 1년동안 정치권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도, 정의를 수호하는 법원도 침해받은 장애인의 권리에 대해서 '아니오'라고 한다면, 그 권리는 누구로부터 지켜질 수 있을까? 이번 소송은 과연 우리 사회에 무엇을 남겼을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국회의원 ‘장애인 비하 발언’ 장애인 차별구제소송 기자회견 모습.  
 
 
재판부는 “위 피고들은 이 사건 각 표현 당시 국회의원의 지위에 있던 자들로 인권 존중의 가치를 세우고 실천하는 데 앞장서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며, 일반적인 국민들의 발언과 비교해 더욱 빠르고 넓게 전파될 가능성이 높고 개인과 사회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판시하면서도 이것이 손해배상을 할 정도의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각 표현이 원고들을 포함한 장애인을 상대방으로 한 표현으로 보기 어렵고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형법상의 모욕죄가 성립된다면, 모욕죄 및 모욕으로 인한 불법행위의 성립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송 대리를 맡은 최갑인 변호사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 3항과 장애인복지법 제8조 2항에 근거한 원고들의 청구에 대해, 재판부가 정치권에 대한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보호할 목적으로 형법상 모욕죄의 법리를 그대로 적용한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여 이번 재판에서 '피해자 개인을 특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대법원 판결 취지에 대한 오용임을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들은 장애인 비하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정치적 의견 표명이나 자유로운 토론을 할 수 없는 것인지 국회와 법원에 묻고 싶다"며 국회의원의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 논란이 된 국회의원들(피고)의 ‘장애인 비하 발언’ 카드뉴스.
 
 
한편, 평소 SNS를 즐겨하는 평범한 청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원고 주성희는 온라인 속 장애인 비하 발언을 접할 때마다 자신이 비장애인과 다른 존재임을 다시금 깨닫는다며 입을 열었다.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 발언을 지적하면 저는 '예민한 장애 당사자'가 돼요" 
 
그녀는 "악의적 의도가 없었다고 한들 사회적 책임이 있는 정치인이 내뱉은 비유 한 마디는 쉽게 장애인에 대한 조롱과 비하의 발화점이 된다"며, 지금도 일상은 물론 SNS 기사에서 장애인 혐오와 비하는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라며 현 세태를 지적했다.
 
이어 “한글 단어 수는 약 110만개, 이렇게 많은 단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난과 비하의 표현들이 도대체 왜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단어야 만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국회의원 ‘장애인 비하 발언’ 장애인 차별구제소송 원고 주성희 기자회견 발언 사진.
 
 
 
그녀는 이번 소송을 제기할 당시 자신이 1년 전 이곳에서 ‘말이 가진 힘’에 대해 언급했던 것을 상기했다. 재판부가 국회의원의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이에 상응하는 판결을 선고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 아쉬움도 털어놨다.
 
“사소한 말이 누군가에 큰 상처를 주고 누군가의 마음에 깊게 남는다. 그 말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머릿속에 남아 다른 사람을 비난할 때 인용되기도 한다. 재판부가 한국의 낯 뜨거운 민낯을 회피하지 말고 지금의 사안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국회의원 ‘장애인 비하 발언’ 장애인 차별구제소송 원고 조태흥 기자회견 발언 사진.
 
 
또 다른 원고 조태흥은 이번 판결에 대해 "재판부가 국회의원들에게 면죄부를 지어준 것과 다름없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마지막 희망이라고 하는 법원조차도 '국회의원의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기득권의 손을 들어줬다"며 "한 나라의 정책은 위정자들의 의식에서 비롯된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 발언을 일삼는 자들에 의해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이 나올 수는 없다"라며 국회의원의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소송과정에서 불성실했던 국회의원과 국회의장의 태도도 장애 당사자에게 상처가 됐다. 원고들은 이번 소송을 통해 최소한의 사과와 재발 장지를 위한 약속이라도 할 것을 기대했으나, 피소된 국회의원 중 세 번의 변론기일에 단 한 번이라도 법정에 참석한 국회의원은 없었다. 국회의장은 당사자들의 면담 요청을 거절했고 국회의원들의 변호사 선임도 뒤늦게 이뤄졌다. 서면 제출이 늦어지면서 재판 기간은 길어졌다. 재판장이 오죽하면 "피고 측도 좀 더 성의있게 대응을 하라"고 주문할 정도였다. 장애인의 삶과 권리에 대한 정치권의 무딘 감수성의 민낯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회의원 ‘장애인 비하 발언’ 장애인 차별구제소송 연대 발언자(이동진) 발언 사진.
 
이날 연대 발언에 나선 시각장애 당사자 이동진 씨는 한 국회의원이 사용한 '외눈박이'라는 표현을 듣고 충격받았던 일화를 전했다. 그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아무런 망설임 없이, 문제의식 없이 내뱉는 그 사실 자체에 충격과 아픔을 느꼈다고 한다. 이어 그는 "이 사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다양한 국민이 살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그 사실을 간과하지 말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우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연대 발언을 마무리하였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노태호 소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을 끝으로 마무리 된 이번 기자회견에서 연구소와 원고측은 항소를 통해 국회의원의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한 대응을 이어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이번 재판이 정치권의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해 어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작성자이은지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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