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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의 ‘한국형 사회법원’추진을 환영하며, 사법접근권 보장의 실질적 실현을 기대한다

[성명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2026.3.26.)

본문

 
지난 3월 23일, 서울행정법원은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와 직결된 사회보장 사건을 전담·전문화하는 재판체계를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형 사회법원’ 모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법의 문턱 앞에서 좌절해 온 수많은 장애인과 소외계층에게 새로운 희망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장애인에게 행정소송은 권리구제의 수단임과 동시에 거대한 장벽과도 같았다. 활동지원 서비스 삭감, 장애 등록 판정의 부당함 등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법원을 찾더라도, 복잡한 법률 용어와 경직된 절차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 의사소통의 어려움, 장애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절차, 정보 접근의 격차 등은 권리구제 과정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작동해 온 구조적 한계였다.
 
최근 사법부는 이러한 구조적 모순을 개선하기 위한 자정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시행된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사법접근 및 사법지원에 관한 예규」는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사법접근센터의 설치, 정보 접근권 보장, 의사소통 협조자 수당 지급등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명문화했다. 이러한 권리 중심의 흐름 속에서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한국형 사회법원’추진은 개별 제도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하나의 체계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서울행정법원이 구상하는 사회법원은 단순한 재판부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보장 사건의 특수성을 반영한 전문 재판체계를 구축하고, 소송구조를 실질화하며, 법률 지식이 부족한 당사자도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주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 약자가 국가를 상대로 권리를 다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불균형을 완화하고, 사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또한 재판에 접근하는 초기 단계에서부터의 지원 강화 역시 중요한 변화이다. 그동안 장애인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권리침해는 빈번하게 반복해 왔음에도,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제한적이었다. 비용 부담과 법률지원에 대한 접근성 부족이 주요한 이유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송구조의 실질화와 법률지원 접근성 확대는 재판을 이용 가능한 권리구제의 수단으로 전환하는 데 핵심적인 기반이 될 수 있다. 특히 당사자의 상황과 생활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병행될 경우,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과제가 있다. 먼저, 사회법원 운영 과정에서 장애인의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물리적·정보적 환경이 충분히 갖춰져야 하며, 기존 사법지원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 간 연계와 운영의 내실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사법지원이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지 않도록 장애 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전문성 확보와 이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사법 절차에서 어떤 지원이 실질적으로 필요한지, 무엇이 걸림돌로 작용하는지는 장애인 당사자의 경험 속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따라서 ‘한국형 사회법원’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제도 설계와 운영, 평가 전반에 걸쳐 장애인 당사자와 관련 단체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선도적인 행보는 특정 법원의 개별적 시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한국형 사회법원’은 지역에 따라 접근 가능 여부가 달라지는 선택적 제도가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나 동일하게 보장되어야 할 사법 서비스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장애인 관련 사건 전반에 걸쳐 전문 재판체계와 사법지원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어디서나 모든 장애인이 동등한 권리구제 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사법 정의는 가장 취약한 사람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우리는 서울행정법원이 내디딘 이 담대한 첫걸음을 지지하며, ‘한국형 사회법원’이 우리 사회 모든 약자의 권리를 보듬는 따뜻한 요람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2026년 3월 26일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상기 내용은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작성 및 배포한 성명서 원문입니다. 
 
 
작성자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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