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장애인의 온전한 참정권 보장을 위해 선거제도를 조속히 개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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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45일가량 앞둔 지금, 우리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과연 대한민국의 정치는 장애인, 특히 정신적 장애인에게도 동등하게 열려 있는가.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린다. 그러나 정신적 장애인에게 그 꽃은 시든 꽃에 불과하다. 선거 정보를 이해하는 것부터, 투표소에 접근하고, 투표를 하기까지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은 수많은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특히 쉬운 선거 공보에 대한 법적 근거 부재, 정신의료기관 장기입원으로 인한 선거 정보 접근의 제한, 투표 과정에서의 투표보조 제도 미비 등으로 인해 참정권 행사는 구조적으로 제약받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의 참정권이 권리로서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후진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중앙지법과 부산고등법원은 21대 대선을 앞두고 발달장애인이 투표 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그럼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에 항소하였고, 장애계는 법원에 21대 대선에서 발달장애인이 투표보조를 받게 해달라는 임시조치를 신청하였다.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여 발달장애인은 21대 대선에서 투표보조를 받을 수 있었으나, 투표보조에 대한 기준이 통일되지 않아 지자체별로 지원 수준의 차이가 발생하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 보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 모든 발달장애인이 참정권을 동등하게 보장받지 못하는 문제가 드러났다. 또한 해당 조치는 한시적 조치에 불과하여 다가오는 지방 선거에서도 동일하게 권리가 보장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지방 선거를 앞두고 투표가이드북과 리플렛을 제작하여 배포하였으나, 해당 자료에는 신체적 장애인을 중심으로 한 투표보조만 안내되어 있을 뿐 정신적 장애인의 투표보조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현재 일부 이루어지는 발달장애인 투표보조는 내부 지침과 현장 판단에 의존하고 있어 발달장애인이 투표 보조를 요청해도 각 지역 선관위의 해석과 운영에 따라 지원 여부와 수준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결과 동일한 권리를 가진 유권자임에도 거주 지역이나 현장 담당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참정권 보장의 수준이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2025년 9월, 서미화 의원과 용혜인 의원은 투표를 보조할 공적보조원을 투표관리관과 사전투표관이 운용할 수 있도록 하고, 투표보조 대상을 신체적 장애와 노인을 넘어 정신적 장애인으로 확대하는 조항을 포함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였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충분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상임위에 계류되어 있는 상황이다. 국회와 정부가 국민의 기본권인 장애인의 참정권 문제를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장기 계류는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의 사회적 위치가 어떠한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장애인을 정치 참여의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정치는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 누군가가 배제된 정치는 민주주의라 부를 수 없다. 이번 6․3 지선이 장애인의 참정권이 온전히 보장되는 진정한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선거제도가 신속히 개선되어야 한다. 국회는 정신적 장애인의 실질적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조속히 논의하라.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이제는 장애인이 정치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 설 수 있도록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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