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선언을 넘어 권리 보장과 실행으로 나가야 한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신질환자권익옹호센터 (2026.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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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이행을 위한 예산 확보 촉구 1박 2일 투쟁 현장 (사진제공.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지난 3월 27일, 정부는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번 계획은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한 사회’를 비전으로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강화 ▲지역사회 기반의 회복지향적 환경 마련 및 사회적 참여 촉진 ▲사람 중심의 서비스와 제도 마련을 통한 당사자 권익 신장을 정책목표로 제시하였다. 특히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 정신장애 당사자가 참여하고, 동료지원 서비스의 확대와 자립 지원체계 구축을 제시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본계획은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 빠져 있어 여전히 실효성 없는 선언적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신질환자권익옹호센터(별칭: 당사자가 참여하는 정신질환자 권익옹호 네트워크 사이센터, 이하 센터)는 이번 제3차 기본계획이 진정한 권리 보장과 실행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네 가지 핵심적인 구조적인 한계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병원 중심의 구조와 고질적인 병원 내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의지가 부족하다. 격리·강박은 국제사회에서도 폐지를 권고하고 있는 중대한 인권침해이며, 단순한 축소를 넘어 근본적 폐지를 지향해야 할 사안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보호실 환경 개선이나 CCTV 설치 기준 마련과 같은 미봉책으로 기존의 반인권적 관행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격리·강박 지침 준수 여부를 점검하더라도 위반 시의 제재나 실효성 확보 방안이 없는 이상 병원 내 인권침해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둘째, 당사자 권익옹호체계의 구축이 형식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입원환자의 치료 의사결정 과정 참여 비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경로와 성과지표는 누락시켰다. 인권침해로부터 당사자의 자기결정권과 권리구제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권익옹호 체계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본계획에서 이야기하는 권익옹호는 입원적합성심사나 절차조력, 공공후견 등 파편화된 제도에 국한되어 있다. 전국 단위의 접근성조차 담보하지 못한 권익옹호기관 확대 계획은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당사자들을 외면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셋째, 자립의 핵심인 ‘내 집’과 ‘내 일’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자립·회복을 위한 기반 마련은 구체적 로드맵이 결여되어 있다. 정부는 정신재활시설이 지방이양사업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확충 목표(개소수, 지역 등)를 명시하지 않은 채 국비지원 비율 상향이라는 막연한 방향만을 제시했다. 더욱이 지역사회 인프라의 공백 상태에서 낮병동 및 병원기반 사례관리의 확대는 실질적인 지역사회 재활 인프라 확충과 상충한다. 지역사회로의 이행을 강조하면서도 여전히 병원 중심 구조를 유지하는 정책 방향은 근본적인 전환이라 할 수 없다.
넷째, 정부가 약속한 ‘국가책임제’의 방향은 이번 계획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 진정한 국가책임은 당사자를 ‘치료’하는 책임이 아니라, 당사자가 지역사회에서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책임지고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계획에서 제시된 국가책임 강화는 주로 입퇴원 절차에 대한 공적책임 확대에 머물러 있으며, 그마저도 지극히 제한적인 조건에 한정되어 있다. 주거·고용·소득·서비스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지원체계 없이 국가책임제를 논하는 것은 공허한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정신건강 정책의 핵심은 시혜적인 치료가 아니라 권리이며, 보호가 아니라 자립이다. 실행 없는 계획은 선언에 불과하며, 권리 보장 없는 정책은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의 핵심 과제에 대한 구체적 이행지표와 재정계획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 나아가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독립적 권익옹호체계를 구축하고, 장기입원 및 강제입원 감축 목표를 포함한 실질적인 지역사회 회복체계를 향한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2026년 5월 26일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신질환자 권익옹호센터
작성자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신질환자권익옹호센터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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