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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지원인 서비스 20년… '부수적 업무' 재정립과 고용유지 지원 강화 과제 제시

장애인 노동권 보장 위한 근로지원인 제도, 다음 20년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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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지원인 서비스 20주년 제도개선 토론회 전경 ⓒ함께걸음
 
장애인 근로지원인 서비스가 도입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제도의 양적 성장을 넘어 장애인의 안정적인 노동권 보장을 위한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특히 근로지원인의 ‘부수적 업무’범위를 현실에 맞게 재정립하고, 발달장애인의 고용유지를 중심으로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제안이 잇따랐다.
 
한국근로지원인수행기관협회는 오늘 19일 국회에서 ‘장애인 근로지원인 서비스 20년 발자취와 제도개선 방향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동기 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근로지원인 부수적 업무범위 진단 및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근로지원인 제도가 2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관련 연구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지난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연구용역으로 수행한 ‘장애유형별 근로지원인 부수적 업무범위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연구 초기에는 장애유형과 직종에 따라 부수적 업무 범위를 표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조사 과정에서는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1,270개가 넘는 직업이 존재하고 장애유형과 직무환경도 매우 다양하다”며 “처음에는 장애유형별·직종별로 부수적 업무를 표준화하려 했지만 연구를 진행할수록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실제 연구 과정에서는 현행 지침상 허용되지 않던 업무들도 이미 현장에서 폭넓게 수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식사 지원이나 이동 지원, 신변처리 지원 등은 기존 지침상 허용되지 않는 업무였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업무를 이미 지원하고 있었다”며 “문제는 현장이 아니라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지침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연구진은 근무 중 식사·이동·신변처리 지원을 포함하는 새로운 부수적 업무 범위를 제안했고, 해당 내용이 올해 근로지원인 서비스 지침 개정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업무 범위를 확대하더라도 모든 직무를 규정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며 “장애인 근로자와 근로지원인이 사전에 지원 범위를 조율하는 ‘업무지원합의서’를 시범사업 형태로 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근로지원인 서비스 확대를 위해 기금 확충 방안과 함께 장애인 근로자의 본인부담금 체계를 재검토하는 논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발제를 진행 중인 (왼쪽)목원대학교 김동기 교수, (오른쪽) 우석대학교 황의태 교수 ⓒ함께걸음
 
이어 황의태 우석대학교 재활학과 교수는 ‘발달장애인의 고용안정을 위한 근로지원인 제도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황 교수는 발달장애인 고용정책이 지금까지 취업률 확대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앞으로는 고용유지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달장애인의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취업이 곧 고용유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직장 내 의사소통, 관계 형성, 환경 적응, 감정 조절 등의 문제가 실제 퇴직의 주요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발달장애인 상당수가 취업 후 적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단순한 취업 지원보다 지속적인 직업생활 지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계속지원자 증가에 따른 지원 구조 고착화, ▲신규 이용자의 서비스 진입 제한, ▲현장에서 요구되는 역할과 제도상 업무 범위 간 괴리, ▲발달장애인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적 지원체계 부족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실제로 동일 사업장에서 2년 이상 근로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계속지원자 가운데 약 63%가 발달장애인으로 나타났다. 황 교수는 이를 두고 "발달장애인의 고용 문제가 취업 자체보다 직업적응과 고용유지 지원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황 교수는 근로지원인 제도의 발전 방향으로 △취업 중심에서 고용유지 중심의 지원체계로의 전환, △발달장애 특성을 반영한 근로지원인 역할의 전문화, △개별성과 효율성을 함께 고려한 지원체계 다변화, △발달장애인 특성을 반영한 장애인 근로자 인적지원제도 재구조화를 제안했다.
 
또한 최근 확대되고 있는 동시지원 제도에 대해서도 장애 특성과 직무 환경을 고려한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일한 공간에 있다고 해서 무조건 동시지원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장애 특성과 직무 특성을 반영한 ‘그룹지원’ 개념으로 전환하고, 어떤 직무에서 가능한지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근로지원인의 역할 역시 단순 업무보조를 넘어 직업 적응, 관계 형성, 정서 지원까지 포함하는 전문적 지원체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들도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진화 대구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관 팀장은 근로지원인 서비스의 급속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원 가능 범위를 둘러싼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식사 지원, 차량 운전 지원, 신변처리 등 이른바 ‘근무 중 생활지원’ 영역에서 이용자와 근로지원인, 수행기관 간 입장 차이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김 교수가 제안한 업무지원합의서와 부수적 업무 범위 명확화 방안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근로지원인의 휴게권 보장, 자가용 운전 시 발생하는 법적 책임 문제, 수행기관의 과도한 중재 부담 등에 대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개입 등 제도적 보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찬우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은 근로지원인 서비스가 시범사업 종료 위기를 겪을 때마다 장애인단체와 당사자들의 요구로 제도화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30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양적 확대뿐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간기업 이용 비율이 높은 만큼 기업 규모별 이용 실태를 분석해 맞춤형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근로지원인과 이용자 간 갈등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이를 전문적으로 조정·상담할 수 있는 전달체계와 전문센터 구축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민간기업 이용 비율이 높은 만큼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별 특성을 분석해 맞춤형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근로지원인과 이용자 간 갈등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이를 전문적으로 조정·상담할 수 있는 전달체계와 전문센터 구축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양희 희망을심는나무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발달장애인의 안정적인 고용유지를 위해서는 현장 기반 지원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현재 제도 운영 과정에서 지원인력 간 역할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로지원인과 직무지도원, 적응지원 인력 등이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역할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제도 간 기능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으며 또한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직업적응과 관계 형성, 생활 지원 등을 포함한 통합적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배 이사장은 현재의 교육체계가 제도와 지침 중심으로 운영되는 한계가 있다며 발달장애인의 도전행동 대응, 위기 개입, 직장 내 갈등 조정 등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한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은소리 전국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협회 국장은 근로지원인 제도를 복지서비스가 아닌 ‘노동권 보장 제도’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확대되고 있는 근로지원인 5명이 장애인 근로자 1명을 지원하는 ‘동시지원 방식’에 우려를 표하며 “근로지원인은 장애인 노동자에게 제공되는 정당한 편의제공인 만큼 1대1 개별지원이 원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조 국장은 “장애인 노동자에게 필요한 지원은 단순한 업무보조가 아니라 의사소통 지원, 이동 지원, 정보접근 지원, 직장 적응 지원 등 개인별 필요에 따른 다양한 지원”이라며 제도 운영 과정에서 무엇보다 장애인 노동권 관점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제3유형 적응지도형 근로지원인의 전문성과 처우 문제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적응지도형 근로지원인은 단순한 업무보조를 넘어 직장 적응 지원, 의사소통 지원, 대인관계 조정, 정서적 지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실제 현장에서는 활동지원사의 역할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국장은 "숙련된 근로지원인이 현장을 떠나게 되면 발달장애인 노동자의 고용 안정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역할에 걸맞은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노동과 박주윤 사무관은 근로지원인 제도와 관련해 현장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인지하고 있으며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박 사무관은 “근로지원인에 대한 평가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현장의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현재 평가체계 개편과 관련한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근로지원인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질의응답 시간에는 제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장 문제들도 제기됐다.
 
한 참석자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장애인의 경우 현행 제도상 근로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동기 교수는 “산재보험이 특수고용·프리랜서까지 확대된 것처럼 근로지원인 제도 역시 장기적으로는 적용 대상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관계자는 근로지원인 양성교육 체계가 당사자 중심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사업주와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교육 의무화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는 “근로지원인 양성교육 과정과 사업장 인식개선 교육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 장애인 근로자가 “근로지원인 사업에 장애인고용촉진기금 외 일반 재원을 활용할 계획은 없는지”와 “일부 지역에서 예산 부족으로 대기자가 발생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질의하자 박 사무관은 “현재는 장애인고용기금을 기반으로 사업이 운영되고 있어 일반회계 투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역별 부족 예산을 조정하기 위해 올해의 경우, 매월 점검 TF를 운영하며 최대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토론회를 통해 근로지원인 서비스가 지난 20년 동안 장애인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에 기여해 온 점을 평가하면서도, 앞으로는 장애인의 고용유지와 노동권 보장을 중심으로 한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고용유지 지원, 부수적 업무 범위의 현실화, 동시지원 제도 개선, 예산 확대와 신규 이용자 접근성 보장 등이 향후 근로지원인 제도의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작성자김영연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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