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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동안의 장애인 인권 침해, 처벌은 고작 징역 1년?

32년 동안의 노동력착취, 학대, 명의도용, 폭행과 폭언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본문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사장 김성재, 아래 ‘연구소’)는 6월 14일(화) 오전 10시, 대한불교조계종 유지재단 앞에서 일명 ‘사찰노예사건’으로 알려진 장애인 노동착취 형사사건의 1심 판결 선고 내용을 알리며 검찰 항소를 촉구하고 조계종의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피해자 A씨는 지적장애인으로서, 1985년 서울 소재의 한 사찰에 들어간 이후 무려 32년간 ㅁㅁ스님에 의해 평균 13시간의 노동을 감당했다. 특히 눈이 오는 날이면 매일같이 약 900미터에 달하는 사찰 진입로부터 사찰 계단과 내부까지도 눈을 치워야 했는데, 이 때문에 손발에 동상을 입을 정도의 고통을 겪었음에도 가해자는 피해자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지 않았다. 가해자는 이를 불교의 수행인 ‘울력’의 일환이라고 주장하며 무임금으로 노동을 착취하였고, 2017년 12월경 동료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탈출한 피해자를 도와 장애인단체는 2018년 2월부터 고발을 진행했다.
 
그런데 지난 8일 법원은 피고인 최00씨에 대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위반, 부동산 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위반,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림과 동시에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무려 30여 년간 금전적 대가 없이 일을 시키고도 상시적인 욕설과 폭행을 행사한 가해자, 이에 종교적 특성을 이용해 ‘울력’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한 가해자, 피해자의 명의를 도용하여 계좌를 개설해 이용하였을 뿐 아니라 아파트를 매수 및 매각하여 개인적 이득을 취한 가해자, 피해자를 자식처럼 생각해 그의 노후대책을 위한 것이었다고 변명하기 급급한 가해자에게 내려진 앞선 결심공판 구형 1년 6개월은 터무니없이 가벼운 처벌이다. 이 마저도 모자라 법원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간 장애인 학대 사건에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의 소송을 대리한 최갑인 변호사(경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가해자는 피해자의 노동력을 착취한 것 외에도 피해자의 명의를 도용하여 계좌 개설, 이를 이용하여 아파트 거래를 통한 이익을 남기기도 했다”라고 범죄사실을 소개하면서 “그럼에도 가해자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한 일은 스님으로서 수행을 한 것, 울력을 수행한 것, 오갈 데 없는 사람을 거두어 숙식 제공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과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라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피해자가 스님으로 등록도 되어 있지 않았고,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으로부터 욕설을 듣고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사찰에서 행한 육체적 노동이 수행의 일환인 ‘울력’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조계종 승려 중 절반 가까이 월 급여를 받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는 사찰에 있는 동안 자신의 근로에 대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지조차 알지 못 했다. 
 
김강원 정신건강권리옹호센터 센터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명의 사람이 32년이라는 세월 동안 아무에게 도움을 받지 못 하는 상황에서 오랜 시간 외롭고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력 착취와 학대 사건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데, 특히 이 사건은 종교시설에서 수행을 빙자해서 지적장애인을 끊임없이 착취하고 이용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라고 사건의 심각성을 전했다. 이어 “지금은 지역사회에서 정당한 돌봄과 복지를 받으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권리를 박탈당한 것이므로 이번 사건 피해자의 인권을 위해서도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노태호 연구소 소장은 “법원이 피해자가 겪은 사실을 모두 인지하고도 가해자에 대해 단 1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것은 피해자가 학대를 당한 세월의 반의 반도, 그 반도 안 되는 세월이다”라고 규탄하며, “이러한 장애인 학대사건에서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추가 피해상황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전제이므로 법과 제도가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우리는 끝까지 지켜보고 싸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검찰과 대한불교조계종에 요구했다. 
 
하나. 검찰은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노동력착취 사건이 갖는 의미와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해, 지금 당장 항소하여 법원이 정당한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둘. 대한불교조계종은 이 사건에 책임의식을 갖고 다시는 종교를 이용한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찰 내 전수조사를 시행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
작성자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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