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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의 힘듦, ‘열린 대화’로 듣다! 핀란드 오픈다이얼로그 전문가 초청 연수

4박5일간 핀란드 오픈다이얼로그 전문가와 만남 가져 실전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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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핀란드 오픈다이얼로그 전문가 초청 연수 현장 사진. 
 
 
오늘(24일)부터 28일(금)까지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핀란드 ‘오픈다이얼로그(Open Dialogue)’ 전문가 초청 연수가 열린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청주정신건강센터가 공동 주최한 이번 교육은 4박 5일간 진행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대화중심의 대안적 정신건강프로그램으로 소개하는 오픈다이얼로그의 국내 확산을 위해 핀란드 오픈다이얼로그 전문가를 국내에 초청해 치료법의 이론부터 실전까지 배워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오픈다이얼로그는 정신건강 치료 프로그램 중 하나로, 핀란드 케로푸다스(Keropudas) 병원에서 ‘사회적 관계망이 참여하는 대화 중심의 치료 미팅’을 ‘오픈다이얼로그’로 명명하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핀란드 투르쿠(Turku) 정신병원에서 개발된 욕구맞춤치료(Need-Adapted Treatment)와 체계적 가족치료모델에 근거하고 있다.
 
살면서 어떤 트라우마를 겪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꼭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가족, 친구 등 주변인에게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는 것 자체가 위안이 되고 치료가 될 수 있다’는 원리에 기반을 둔다.
 
실제로 오픈다이얼로그를 경험한 집단을 추적조사한 결과, 통상적인 의료적 치료만 받은 집단에 비해 정신병원 입원기간이 짧고, 약물복용률이 낮았으며, 재발률이 낮고, 정신증적 증상이 나타는 비율이 더 적게 나타난 바 있다.
 
▲ 연수에 참석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신장애인사회통합연구센터 배진영 연구원 사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신장애인사회통합연구센터 배진영 연구원은 “현장에서 당사자분들을 만나면의료적 방법으로는 한계를 많이 느꼈다.”라며 대안적 프로그램에 관심 가지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그녀는 “이 프로그램 사업을 기획하면서 예측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현장에서도 오픈다이얼로그나 대안적 치료에 대한 많은 목마름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한국 현실에 오픈다이얼로그를 어떻게 적용하고 확장해 나갈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연수 소감을 밝혔다.
 
이번 연수에는 정신장애 당사자 및 가족, 당사자단체 활동가, 유관기관 관계자 및 전문가 등이 훈련자로 참석한다. 이들은 지난 9월 온라인 화상회의(ZOOM)를 통해 7회기의 오픈다이얼로그 이론 훈련을 마쳤다. 앞으로 5일간 핀란드 오픈다이얼로그 전문가들과 함께 이론을 실제로 적용해보는 오프라인 실전훈련을 가질 예정이다.
 
전문가로는 오픈다이얼로그 창시자이자 핀란드 위베스쿠퀼레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Jakko Seikkula(야코 세이큘라), 정신건강 전문 간호사이자 심리치료사인 Jukka Pippo(유카 삐뽀), Sofia Calcena(소피아 칼세나)가 참석한다.
 
 
 
▲ 청주정신건강센터 김대환 원장의 교육 모습 
 
▲ 가톨릭대 이용표 교수 교육 모습 
 
 
첫째 날 교육은 청주정신건강센터 김대환 원장과 이용표 가톨릭대 교수가 담당했다.
 
오전 교육을 맡은 김대환 원장은 “우리는 유독 정신장애에 있어서 당사자의 힘듦을 ‘문제, 증상, 병’으로만 들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정신장애 당사자들의 ‘힘듦’을 어떻게 대화로서 들을 수 있는지 그 방법론에 대해 참여자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용표 교수는 ‘정신장애에 관한 오해와 편견’을 주제로 약물과 관련한 국·내외 정신의학계의 분석과 정신건강분야의 오해에 관한 내용을 참여자들에게 공유했다. 그가 밝힌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신장애인의 정신약물 복용률은 97.7%지만, 경제활동에 참여율은 19% 수준에 머무른다. 약물을 통한 증상의 완화가 곧바로 사회기술의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어 그는 “입원 제도상 응급상태는 아니지만 위기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이 법안에서 미흡하다.”며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법률적으로 위기와 응급의 개념이 일치되어 실제 응급상태가 아닌 위기 상황에 놓은 사람들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미비하고 대부분의 개입이 병원과 관련되어 지역사회 안에 제대로 편입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오픈다이얼로그 교육을 통해 새로운 대안적 치료가 지역사회에 안에서도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핀란드 오픈다이얼로그 전문가. 오른쪽부터 Jukka Pippo(유카 삐뽀), Jakko Seikkula(야코 세이큘라), Sofia Calcena(소피아 칼세나)
 
 
이날 교육 후반에 이르러 세 명의 핀란드 오픈다이얼로그 전문가가 인사차 현장을 방문했다. 첫날 ‘정신과적 위기 상황에서 대화적 실천’을 주제로 실전훈련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당일 비자 문제로 참석이 늦어져 교육 이튿날부터 이들과 함께 본격적인 실습 훈련이 이뤄질 예정이다.
 
라플란드 지역에서 오픈다이얼로그 접근 개발팀 팀원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는 Jakko Seikkula(야코 세이큘라) 교수는 “오픈다이얼로그의 핵심은 정신장애 당사자를 만날 때 ‘사람이 중심이 된 접근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있다”며 “정신장애인의 증상이 아닌 ‘인간적인 면’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핀란드 오픈다이얼로그 전문가 초청 연수 현장 모습1.
 
 
연수 참여자들은 “해외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접했다면 언어가 되지 않아 배우기 힘들었을 텐데, 한국에서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좋다”라며 “비약물 혹은 약물을 사용하더라도 정신장애 당사자의 권리가 보장된 대안적 치료방법인 오픈다이얼로그에 대한 이해를 높여 보다 인간적인 방식이 현장에서도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실천하고 적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교육 일정에 대한 기대를 비췄다. 
 
 
 
▲핀란드 오픈다이얼로그 전문가 초청 연수 현장 모습2. 
 
오픈다이얼로그 연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전·오후 세션으로 나눠 정신장애 당사자 또는 가족·활동가 등의 네트워크 그룹이 일자별 이론에 맞춘 실습을 진행하고 핀란드 오픈다이얼로그 초청 전문가가 함께 회기마다 피드백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오는 28일(금)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작성자이은지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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