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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지진, 남의 일 아니다!

국내VS해외 장애 인권

본문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장애인 임시대피소 및 화장실 접근도 어려워
해외 지진 피해·회복 사례를 기반으로 실효성 있는 매뉴얼 제작 필요
 
 
2월 6일 월요일 오전 4시 16분 7.8규모의 지진이 튀르키예 중부와 시리아 북서부를 강타했다. 이번 지진은 1995년 이래로 이 지역을 강타한 가장 강력한 지진 중 하나였으며 첫 지진 이후 몇 시간 동안 강한 여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2월 13일 기준 29,6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약 8만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특히 튀르키 예와 시리아 두 곳 모두 극심한 추위가 지속되어 구조 작업을 더 지연시켰고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 850만 장애인 중 지진 희생자 상당수
- 절단 수술을 받은 자 1,200명 넘어
 
 
<함께걸음>은 지난 3월 10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지진의 희생자들 중 특히 장애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해 비상운영센터를 활성화한 GADRA(Global Alliance for Disaster Resource Acceleration)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GADRA에 따르면 튀르키예 지역에는 850만 명이 넘는 장애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지진 피해자 중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분리된 통계가 있진 않지만 장애를 가진 피해자들이 훨씬 더 많고 또 이번 지진으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된 사람이 다수 존재한다고 전했다. 현재 절단수술을 받은 사람들만 해도 1,200명이 넘는다.
 
GADRA는 재해로 인해 사망하거나 다칠 가능성이 비장애인에 비해 2~4배 높은 장애인에 대한 인도 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지진 발생 이후 많은 국제구호단체에서 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해 들어왔으나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장애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장애인 생존자에 대한 지원, 접근 가능한 서비스의 제공, 장애인 희생자와의 의사소통 – 이 모든 것이 구호 현장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현장에 매우 부족합니다.”
 
 
재해 현장에 있는 수많은 장애인들은 식수, 음식, 의약품 등 아주 기본적인 생필품을 받을 수 있는 대피소 조차 접근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더 가중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돌봄지원자를 상실했을 뿐 아니라 반복되던 일상(루틴)이 붕괴되고 가족 구성원을 잃기도 하여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전했다.
 
이에 GADRA는 비상운영센터를 통해 피해 지역의 장애인단체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지역사회의 긴급 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인도주의적 자원을 직접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의 장애인단체들이 각 지역사회 내 당사자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가장 필요한 곳에 자원을 가속화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UNFPA(유엔인구기금)에서 2월 10일에 발간한 튀르키예 지진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피해 지역의 보건 시설 등이 심각하게 손상되어 의료시설의 제한된 접근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점을 보고하고 있다.
 
임시로 설치된 대피소는 심각한 과밀수용 상태일뿐 아니라 비위생적이며 특히 화장실 시설은 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되고 있다. 장애가 있는 난민의 경우 가중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고 대부분이 안전한 숙소나 개인 텐트 등 사생활이 보장 되는 시설물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 지진 상황에 대한 장애 통합적 대응 매뉴얼 배포
 
 
UNHCR(유엔난민기구)에서는 2월 8일 튀르키예 DITT(Disability Inclusion Task Team, 장애 통합 업무팀) 관련 ‘Tips on disability-inclusive emergency response(Earthquake), 재난 상황(지진)에 대한 장애 통합적 대응’ 매뉴얼을 배포하였다.
 
해당 매뉴얼은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매뉴얼과 집단 대피소 내에서 따라야 할 매뉴얼로 구분되어있으며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대한민국, 더 이상 지진으로부터 안심할 수 없는 나라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5년까지는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평균 47.6회 정도 발생하였 으나 2017년에는 224회 발생한 것으로 측정되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2016년 9.12 지진과 2017년 포 항에서 발생한 지진에 따른 여진과 더불어 그동안 우리나라 내부에서 응축된 에너지를 해소하는 과정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크고 작은 지진을 겪으며 더 이상 지진으로부터 안심할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 지진은 미리 예측할 수 없는 재난이므로 평상시에 지진 발생 시 취해야 할 행동요령과 모든 사람이 접근가능한 집단 대피소를 구축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20년 행정안전부는 지진 발생 시 장애인의 피해를 줄이고 대응할 수 있도록 ‘장애인 재난대응 안내서’를 개발하여 배포한 바 있다. 장애인의 경우, 위험 상황 인지와 대응이 늦어져 더 큰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은 것을 고려하여 장애인이 주로 이용하고 학습하는 시설과 주거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재난 대응 안내서와 훈련 시나리오를 마련하였다.
 
지진 발생 단계별·장애유형별 대피행동요령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것은 상당히 유의미한 작업이다. 그러나 장애당사자들이 실제 지진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매뉴얼인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상대적으로 지진 발생 상황보다 이후 대처방법에 관한 내용이 매우 협소하고 실용적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안내서에선 ‘안전카드’ 구비를 강조하였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했을 땐 어떻게 해야 하며,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자가 옆에 없을 경우엔 어떠한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지진 발생 후에 가야 할 ‘안전한’ 장소가 대체로 어디인지에 대한 세밀한 안내도 필요하다.
 
앞서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지진 발생 이후 장애가 있는 수많은 피해자들은 생 필품을 제공 받을 수 있는 대피소는 물론 생존을 위한 생리현상을 해결할 화장실에 접근할 수 없어 상당 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2021년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 대한민국 정부에게 지진 등 재난상황 발생 이후 대피소의 물리 적·정보적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한 구체적인 매뉴얼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것처럼 현실에 적용 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뿐 아니라 일본 등 지진피해 및 회복 경험이 있는 국가의 장애인들이 마주한 상황에 대한 조사는 물론 최소한의 대비책 마련을 위한 정보 수집 및 연구가 필요하다.
작성자김영연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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