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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희망근로 상품권

희망근로사업 시행 두달
상품권 회수율 78% …재래시장 ‘상품권 품귀 현상’
암암리 상품권 깡…상황 파악도 못하는 탁상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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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소리]

희망근로상품권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됐다. “희망근로사업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광주시 말과 달리 정작 상품권이 돌아야 할 재래시장엔 ‘상품권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희망근로상품권 회수율은 7월 말 기준 78% 에 육박해 수치로만 따지자면 ‘성공’에 가깝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재래시장 상인들은 입을 모아 “상품권으로 재미를 보기는커녕 상품권 구경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한다.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상품권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지만 상품구매는 저조한 상태다. 남광주시장 상인 정모(64)씨는 “정부나 언론에선 상품권이 재래시장 활성화에 절대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하지만 한번이라도 시장에 나와 봤다면 그런 말은 못할 것”이라며 “있는 사람들한테 상품권 주고 쓰라면 모를까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아껴 쓰는 게 몸에 밴 사람들이 쓰면 얼마나 쓰겠느냐”고 상품권 실효성에 의문을 던졌다.

이 같은 기현상의 원인은 ‘상품권 깡’에서 찾을 수 있었다. 소문으로만 존재하던 ‘상품권 깡’이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는 것. 일정한 수수료를 지불하고 상품권을 현금으로 맞바꾸는 이른바 ‘상품권 깡’이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로 상품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업자와 재래시장 일부 상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상품권 깡 업자 김모(48)씨는 “하루에도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주느냐는 문의 전화를 수십 통 받는다”며 “10만원 이상 경우 수수료 10%를 떼고 현금으로 바꿔주고 있는데 갈수록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모씨는 “들어온 상품권은 목돈으로 모아 연결돼 있는 가맹점 몇 군데에 수수료를 떼고 현금으로 바꾼다”며 “현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만큼 앞으로 더 성행했으면 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고 호언장담했다.

업자들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까지 수수료를 떼고 있지만 희망근로자들은 “쓸모없는 상품을 살 바에야 수수료를 떼더라도 현금이 낫다”고 입을 모은다.

희망근로자 김모(58)씨는 “우리 집은 남편이랑 나랑 둘이 사는데 한 달에 생활비라고 해봤자 10만원 안팎이 전부다”며 “그런데 매달 상품권은 20만원씩 나오니 억지로 물건을 살 바에야 손해 보더라도 현금으로 바꾸는 게 남는 장사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광주시는 이 같은 상황을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상품권 회수율 78%인 것에서 알 수 있듯 희망근로 사업이 안정궤도에 들며 선순환 되고 있다”며 “가맹점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상품권 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속 모르는 해명을 했다.

작성자오윤미 기자  tiamo@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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