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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장애인 임금 떼먹고 폭행·성희롱 ‘모르쇠’...순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운영권 박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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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소리]

순천 인애원이 시설 장애인들에 대한 폭행과 성희롱 사실을 알고도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지난달 6일에는 시설의 일부인 ‘희망하우스’를 전격 폐쇄하고 시설 장애인 16명을 전국 각지의 시설로 강제 입주시켜 ‘입방아’에 올랐다.

일선에서 장애인 인권을 보호해야 할 사회복지시설이 오히려 장애인 인권침해의 첨병노릇을 한 셈이다. ‘사회복지법인’이 아니라 ‘사회비리법인’이라는 일각의 자조 섞인 한탄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 순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준비위원회가 지난 3일 오전 인애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보조금 횡령, 폭행, 희망하우스 폐쇄, 노동력 착취 등 인권침해 사례를 고발했다.
순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는 지난 3일 오전 인애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인 인권침해사례를 열거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준비위가 밝힌 인권침해 사례는 보조금 횡령, 폭행, 희망하우스 폐쇄, 노동력 착취 등 크게 4가지다.

실제로 인애원 법인대표 문모씨와 사무국장 김모씨는 국고보조금 38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문씨는 또 유령직원 등재, 주·부식비 횡령, 부당 호봉책정, 운영비 미반납, 관사운영비 전용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된 상태다.

준비위는 “국고보조금을 횡령하면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들의 건강권, 교육권, 여가생활권 등이 크게 위협받게 된다”며 “시설 장애인들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법인대표의 친척과 측근들이 생활 장애인들을 폭행하고 성희롱까지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법인대표 고종사촌인 김모씨가 2005년과 2009년 장애인 박모씨와 안모씨를 각각 폭행하고 성희롱했다는 것. 이 때문에 박씨와 안씨는 병원입원까지 했다. 2008년에는 장애인 신모씨가 법인대표의 측근인 이모씨에게 폭행을 당해 상해치료를 받기도 했다.

준비위는 “폭행자들이 친척과 가신이라는 이유로 (법인이) 사건축소와 은폐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희망하우스’의 강제폐쇄로 이용회원들과 종사자들이 밀린 임금을 떼이고 한순간에 실직자가 됐다. 이 과정에서 시설 장애인들이 임금일부와 퇴직금을 정산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위는 “장애인 직업교육을 도와야 할 시설대표가 직장폐쇄를 단행해 직원들을 실직자로 만들고 장애인들을 타시설로 강제 이주시켰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시설 장애인을 법인대표의 사역에 강제동원하면서 최저임금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한 사실도 알려졌다. 주방도우미로 활동했던 김모씨는 오전 5시부터 저녁 7시까지 조리사 업무를 보조하면서 두 달에 한번 꼴로 15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준비위는 “시설 운영의 모든 권한을 쥐고 있는 이사회가 비리당사자들의 친인척이나 지인들로 구성돼 있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관리감독이 어렵다”며 “이사진의 전횡을 막을 뚜렷한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몇몇 시설대표들을 처벌한다고 해도 비리와 인권침해의 원천적 뿌리는 결코 끊어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준비위는 이 때문에 “시설의 공공성 강화”와 “생활인들의 인권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이사진 10명 중 3명을 공익이사로 꾸리는 등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

준비위는 “시설이 막대한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만큼 결코 개인의 재산이 될 수 없다”며 “순천시는 시설운영의 공정성과 민주성을 확립하도록 법과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준비위는 또 “순천시가 인애원과 인선요양원, 희망하우스의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비리와 인권유린을 자행한 법인대표의 운영권을 박탈하는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실시하라 ”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인애원 관계자는 “폭력과 성희롱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고 과거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작성자정영대 기자  sunlight87@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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