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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지옥같은 시설의 삶 정리하고, 길바닥 노숙자유 선언!

장애인의 권리 쟁취 그날까지, 투쟁이다
서울시 장애인 탈시설-자립생활 보장을 위한 마로니에 공원 노숙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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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의 시설생활을 정리하고 거리로 나온 주기옥 활동가. ⓒ윤미선 기자
“더 이상, 짐승같이 시설에 갇혀만 살 수만은 없다.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답게,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인간답게 살고 싶다.”

8인의 시설 장애인들이 기나긴 김포의 석암베데스다 요양원의 삶을 정리하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노숙을 하며 외친 단 한마디는 장애인도 인간답게 삶을 누리고자 하는 열망, 바로 그것은 ‘인권’이었다.

장애인의 탈시설 권리쟁취, 주거권 확보를 위해 김포 베데스다 요양원에서 28년을 살아 온 방상연 활동가를 비롯해 주기옥, 홍성호, 김동림, 김진수, 하상윤, 김용남, 황정용 활동가가 시설을 떠나 자유를 향한 커밍아웃을 시작했다.

서울시 장애인 탈시설-자립생활 보장을 위한 마로니에 공원 노숙 기자회견이 4일 오후 2시 마로니에 공원에서 개최됐다.

28년의 시설 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방상연 활동가는 “10살 때 버려진 나는 시립아동병원에서 자랐다. 시설 간호사들은 먹여주는 것도 힘들고 대소변 처리도 힘들어 조금만 먹게 했다. 그래서 배고픈 그곳 아이들은 나무, 비닐, 천조각 등 닥치는 대로 먹는게 일상이었다. 우리가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날은 1년에 딱 한번, 어린이 날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방상연 활동가는 “솔직히 시설에 나와서 비바람 막을 데 없는 대학로 마로니에에서 노숙한다는 거 힘들고 고단하다. 하지만 시설에서 개, 돼지처럼 방치돼 삶을 연명하는 것보다 거리에서 우리의 권리를 부르짖는 것이 더 의미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용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8명의 시설장애인이 지역사회로 나왔다 해도 장애인 정착금도,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도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이 삶은 막막하기만 하다.시설의 장애인인 지역사회로 나왔다 해도 자립생활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 장애인들은 스스로의 역량강화를 위해 노력함을 물론 정부, 지방자치단체를 향해 가열차게 투쟁해 나가야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김포의 석암베데스다요양원을 나와 지역사회로 첫발을 내디딘 8명의 장애인들이 이곳 대학로 마로니에에서 처음 맞닥뜨린 것은 경찰의 억압과 폭력이었다. 이제 시설 장애인에서 노숙인으로의 삶을 살아야할 이들, 그리고 우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앞으로 이들과 벌일 투쟁이 두렵고, 우리를 억압하는 서울시가 어떤 행동들을 할 지 처참하기만하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우리는 어떤 억압과 폭력 앞에서 두렵지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시설에서 개, 돼지만도 못한 삶을 살게 했던 정부, 지방자치단체, 시설장들에 맞서 우리의 권리와 인간답게 살기 위한 그날까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사수할 것이다.”라고 천명했다.

한편, 기자회견 당일 오전, 석암베데스다 요양원을 나온 8명의 사회복지시설비리척결과시설권리쟁취를위한공동투쟁단 활동가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노숙농성을 위해 꾸려온 짐을 내려놓는 과정에서 경찰과 마찰이 발생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 1명이 연행됐다.

또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풀려난 이규식 활동가가 기자회견장 근처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 측에서 ‘현행범’ 운운 하며 미란다 원칙도 고지하지 않은 채 임의동행 형식으로 연행하려 시도한 바 있으며 기자회견 도중 경찰 측에서 수차례 해산 경고방송 등 과잉진압을 시도해 시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 서울시 장애인 탈시설-자립생활 보장을 위한 마로니에 공원 노숙 기자회견이 4일 오후 2시 마로니에 공원에서 개최됐다. ⓒ윤미선 기자
   
▲ ⓒ윤미선 기자
   
▲ 시설을 나온 8인의 탈시설공투단 활동가들이 장애인 자립생활을 향한 희망의 풍선을 불고 있지만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윤미선 기자
   

▲ '그저, 기자회견장 근처에 있었을 뿐인데..' 이규식 활동가가 경찰들에게 에워싸여있다.        ⓒ윤미선 기자

작성자윤미선 기자  milkkaram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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