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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지하철 9호선 개통 임박, 편의시설 현황은?

환승구간 너무 길고 복잡해, 안전, 연계성 확보에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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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한 고속터미널 내 환승구간, 지하철9호선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고 하지만 환승을 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해야 한다. ⓒ윤미선 기자

강남의 신논현역에서 국회의사당, 김포공항을 거쳐 개화역까지, 최단거리를 이은 지하철 9호선이 한 달 남짓이면 서울시민의 발이 되어 움직일 예정이다.

당초 5월 개통이었던 지하철 9호선은 민간주식회사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그 운영을 맡아 26개 역사를 갖추고 있다. 김포공항에서 서울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지하철 9호선은 2009년 설치되는 신규 지하철답게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대거 설치하고 있다고 서울시메트로9호선은 자신했다.

지하철 내 편의시설 확충에 대한 장애계의 기대와 달리 지난 12일과 21일, 양 일간 지하철9호선 시승체험 후 전국장애인철폐연대(이하 전장연) 활동가들은 “기존 지하철에 비해 휠체어리프트 대신 엘리베이터 설치를 해놨고 장애인용 화장실을 성별로 구별해 놓은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지하철9호선 내 엘리베이터의 운용과 안전성 여부, 편의시설에 대한 안내표지판, 환승구간 내 편의시설 확충이 생각보다 미흡.”하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12일, 22일 양 일간 최강민 전장연 조직국장을 필두로 해 전장연 활동가들은 지하철9호선 시승식에 참여해 ▲ 가양역->고속터미널->가양역 ▲ 고속터미널->가양역->고속터미널 오가며 지하철 내 편의시설 점검에 나선 바 있다.

12일, 가양역에서 살펴본 지하철 내 편의시설은 비틀비틀 곡예 하듯 춤추는 위태로운 휠체어리프트 대신 시원스럽게 설치돼 있는 엘리베이터, 남,녀 구분이 정확하게 나눠진 널찍한 장애인용 화장실도 10점 만점에 7점. 아쉬운 부분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과 핸드레일 확충, 전동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배터리 충전 장소 마련 등이었다.

   
▲ 남,녀 구별이 잘돼있는 지하철9호선 장애인용 화장실. ⓒ윤미선 기자

   
▲ 장애인용 화장실 내부의 모습. ⓒ윤미선 기자

   
▲ 서울 시민들은 지하철9호선에 탑승하기 위해 향하는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그저 바라만 볼 뿐. ⓒ윤미선 기자

시승체험단, 엘리베이터 운행 안 돼 탑승 못하는 ‘황당한 상황’

문제는 고속버스터미널역을 출발해 당산을 경유, 다시 고속버스터미널 역으로 돌아오는 구간.
“오후 2시 10분에 출발합니다! 시승식에 참가하시는 분들은 승강장으로 내려오세요” 아리따운 목소리 아가씨의 안내방송이 지하철9호선 내 가득 울려퍼지고 있는데 전장연 활동가들은 모두 3호선과 7호선 환승구간에서 내려오질 못하고 있으니 당황스러운 건 지하철 9호선 관계자들도, 전장연 활동가들도 마찬가지.

아직 개통이 안 된 지하철 9호선 내 엘리베이터는 현재 시운전중이라 그 안전성을 검사하는 중이라는 관계자의 말에 개통 후 원활히 운전할 엘리베이터에 대한 기대와 날카로운 눈빛을 드러내는 전장연 활동가들.

여차저차 해서 10명의 활동가 중 기자와 전장연의 이승연, 김진영 활동가 셋은 지하철에 몸을 싣고 나머진 3호선과 7호선 환승구간에 대기 중인 난감한 상황에서 지하철은 당산역을 향해~

함께 시승식에 참가한 이승연 활동가는 휠체어 석에서 매서운 눈초리로 지하철 내 이곳저곳을 두리번, 두리번거리더니 대번 “스크린 도어에 휠체어석의 위치가 한칸 한칸 표시돼있어 편하네요. 승강장 내 안전요원도 배치돼 있고, 지하철 칸과 칸 사이에 턱과 문이 없어 불편하지 않을 것 같아요.”라며 활짝 웃는다.

그리곤 이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가 제대로 안되어 있네요. 또 지하철의 위치를 스크린을 통해 자세히 알려주는 것은 참 좋은데 스크린의 글이 너무 빨리 지나가요. 지하철 내 엘리베이터 안내나 표식도 미비하고요. 엘리베이터 안과 통로가 좁아 휠체어 이동에 무리가 따를 것 같아요.”라며 이내 날카로운 비판을 마지않는다.

기자도 생각을 보태자면 전장연 활동가와 함께 동행한 양 일간의 지하철9호선 시승식은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편, 하지만 개통 보름을 앞둔 지하철 시운행이라 하기에는 행사장까지 올 수 있는 안내와 엘리베이터 미 작동 등 아직 허술한 부분이 눈에 띄어 편의시설은 고사하고 지하철9호선이 안전운행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2%의 우려스러움이 남아있는데..

   
▲ 지하철9호선에 탑승하기 위해 승강장에서 기다리는 전장연 활동가. ⓒ윤미선 기자

   
▲ 지하철9호선 내부 전경, 시승식에 참석한 시민이 설문지를 작성하고 있다. ⓒ윤미선 기자

   
▲ 지하철 내에서 휠체어용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활동가. ⓒ윤미선 기자

   
▲ 전장연 활동가도 서울 시민으로서, 지하철9호선 시승식 후 설문조사에 응하고 있다. ⓒ윤미선 기자

   
▲ 고속터미널 내 역사를 환승하기 위해서는 결국 휠체어리프트를 또 다시 이용해야 한다. ⓒ윤미선 기자


‘ 3,7,9호선 고속터미널, 험난한 환승 여정, 어떡하니~!?’

‘기대가 크니 실망도 그만큼 큰 걸까?’ 혹은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확보와 편의시설 예산증가폭은 정비례하니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서 서울시에서 과감한 예산편성을 할 순 없는 걸까?’ 뭐..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찰라 어느새 도착한 고속터미널에서 일행은 이제는 엘리베이터가 작동되지 않아 미처 지하철에 오르지 못한 활동가를 만나기 위해 지하철 밖 센트럴시티를 향해 ‘여정’을 시작한다.

지하철9호선에서 개찰구를 지나 3,7호선 환승구간을 거쳐 일행을 만나면 되는 건데 왜? 거창하게 ‘여정’이라 표현했냐고?

9호선을 출발한 긴 통로는 3,7호선 환승통로를 지나 쭉~ 이어져 있고 게다가 계단 3개에 가로막혀 다시 에둘러 가야하는 긴 여정, 다행인지 지하철을 타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7호선으로 가기위한 길목에 있는 휠체어리프트를 피해가긴 했지만, 지하철이 개통되면 많은 장애인들이 또 다시 이 길에서 곡예를 해야할 건 불 보듯 뻔한데.

기다리다 지쳐 집으로 돌아간 활동가, 그리고 남아있는 2명의 활동가와 합류한 일행은 3호선과 7호선, 9호선이 교차하는 고속터미널의 환승구간에 대해 다소 부정인 반응을 보였다.

“가뜩이나 복잡한 고속터미널역에 9호선까지 보태지면 복잡, 그 자체겠는데요?”라며 말문을 연 최강민 조직국장은 현재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300kg이상 탑승할 수 있는 신형휠체어리프트가 설치돼 있지만 이 리프트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정당한 편의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하철9호선 시승식을 마친 일행과 합류한 이상혁 한국뇌성마비장애인협회 청우 홍보팀장은 “3,7,9호선 환승 구간인 이곳 고속터미널역은 센트럴시티와 신세계 백화점, 영동.호남버스 노선, 지하상가 등 볼거리, 먹거리, 만남의 장소로 적합한 장소지만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행이 신세계백화점으로 이동하기 위해 입구에 설치돼 있는 휠체어리프트에 탑승했지만 이마저 구형 휠체어리프트인데다 전동휠체어가 탑승하니 안전 바가 15도 이상을 내려가지 않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해 주변을 당황케 했는데.

“장애인, 유모차,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편의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춰놓고 있는 백화점 입구마저 진입이 안 되니 여타 주변 환경은 말해 무엇합니까?”라며 쓴 웃음을 짓는 최강민 조직국장.

지하철9호선이 개통 한달 남짓을 남겨두고 시민의 발이 되기 위해 분주한 이때, 지하철9호선 시승식에 참가한 전장연 활동가들은 장애인의 발인 ‘휠체어’를 이용해 이동조차 제대로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심란하기만 하다.

   
▲ 외부에서 지하철9호선으로 이동하는 통로, 겨우 계단 세개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멀리 돌아가야 한다. ⓒ윤미선 기자

   
▲ 휠체어리프트의 안전바가 반도 채 안내려져 결국은 되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윤미선 기자

   
▲ 도대체, 이용할 수 없는 휠체어리프트를 왜 설치해놨는지 모르겠다는 황당한 표정의 전장연 활동가의 모습. ⓒ윤미선 기자


작성자윤미선 기자  milkkaram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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