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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종의 삶 거부하고 사회변화 주체로

전여농 20주년·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국제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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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소리]

   
▲ 토론회 참가자들은 “신자유주의와 가부장제 체제가 유지되는 한 여성농민과 여성들의 성평등은 이루어질 수 없다”며 “세계 여성의 공동실천으로 이에 맞서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들일을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면 여성농민들에겐 저녁 차리기라는 과업이 또 기다리고 있다. 남편과 아이들은 흙 묻은 몸을 씻고 밥을 재촉하지만 여성농민들은 숨 돌릴 틈도 없이 밥 차리기, 설거지까지를 대충 끝내고서야 겨우 하루 일과가 끝이 난다.

자본주의 가부장제 체제에서 여성들의 약한 지위와 고난은 세계 어디라고 다를까.

지난 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여농전남연합 창립 20주년과 3·8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한 ‘여성농민, 새로운 사회변화의 씨앗이 되다!’라는 주제의 국제토론회가 바로 그것.

이 행사는 또 56개국 19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국제농민단체 비아 깜페시나(La Via Campesina) 여성위원회 국제회의를 겸해 열려 의미를 더했다.

토론회는 오미란 전남대 여성연구소 연구원과 전 전여총 회장을 지낸 윤금순 비아 깜페시나 국제조정위원의 주제발표에 이어 세계 각지에서 참가한 여성농민 대표들의 사례발표에서 정점을 이뤘다.

먼저 오 연구원은 발제에서 “가부장제에서 비롯된 성차별은 남녀 간의 불평등한 제도를 정당화하고 지지하는 이데올로기 체계”라고 정의하고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의 성별분업을 없애고 임신, 출산, 무보수 가사노동 등의 여성의 재생산 노동을 사회적 노동으로 환원하는 투쟁을 위해 전 세계 여성의 공동실천을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조정위원은 이어진 ‘신자유주의와 여성농민’이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신자유주의로 농업과 지역공동체가 무너지면서 여성농민들이 가장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신자유주의가 극복되고 전쟁과 폭력이 없는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서는 일하는 사람이 중심이 돼 모두가 평화롭게 함께 사는 공동체 대안사회가 유일한 희망이다”고 말했다.

이후 대륙별 국가 사례 발표에서는 가부장제와 신자유주의로 인해 농촌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이 생생한 증언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

캐나다에서 온 한 발표자는 “누군가를 억압하고 이득을 취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자본의 논리가 시작된 북아메리카에서 여성농민들의 빈곤, 폭력이 증가하고 그에 따른 마약 흡입, 알콜 중독 등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면서 “자본의 논리, 소비문화를 개선하지 않으면 여성들에 대한 차별 역시 개선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토론회를 마치고 신자유주의와 가부장제에 대항하는 뜻을 담은 선언문을 낭독하며 연대의 뜻을 다졌다.
작성자김경대 기자  kkd@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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