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인협회지부 전 · 현직 간부 연류된 부동산 사기 사건 적발 > 기획 연재

지체장애인협회 지부 전 ․ 현직 간부와 부동산 브로커, 시공사 간부가 짜고 장애인 명의로 아파트를 특별 공급받아 웃돈을 받고 팔아넘기다 경찰에 붙잡힌 사건이 벌어졌다.

경기도 용인경찰서 지능수사계는 3일 장애인의 명의를 도용해 무주택 영세장애인에게 특별공급한 아파트 24가구를 빼돌려 웃돈을 받고 판 부동산 브로커 김 모씨(40세)를 구속하고 김 모씨(37세, 여)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 과정에서 장애인 회원의 인감증명서 등 서류를 빼내어 부동산 브로커에게 넘긴 한국지체장애인협회(이하 지장협) 경기도 OO지회 전 지회장 전 모씨(56세)와 현직 지체장애인협회 지회 간부 4명, 아파트 분양 관련 서류를 제공한 ㅈ건설 분양담당과장 박 모씨(36세)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초 사건의 피해자인 용인 시내에 사는 한 장애인의 제보로 수사에 착수했고, 조사 결과, 부동산 브로커 김 모씨(40세)는 지난 2006년 J건설이 시공한 김포 장기지구 아파트의 무주택 영세장애인 특별공급분 24가구를 빼돌려 가구당 500만~2천300만원씩 모두 1억5천만 원의 웃돈을 받고 팔아 부당이득을 챙겼는데, 이 과정에 지장협 지부가 개입했다는 것이다.

역시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부동산 브로커 김 모씨는 아파트 특별분양을 받기 위해 지장협 전직 지회장이고 현 장애인 관련 모 신문사 사장인 전 모씨(56세) 외 4명의 지장협 지부 간부에게 1천200만원을 줬고, 이들 지장협 지부 전 · 현직 간부들은 회원인 장애인들의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 등의 서류를 받아내 부동산 브로커에게 건넸다는 것이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의 구체적인 설명에 따르면, 제보를 한 장애인 피해자는 2년 전 협회 간부로부터 “무주택 영세장애인에게 특별공급하는 아파트를 분양받아 팔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명의를 빌려주고 인감증명 등 관련 서류를 떼 줬으나 그 후 아무런 얘기를 듣지 못했는데, 올해 용인시로부터 “수급자가 아파트 분양을 신청해서 당첨될 정도면 재력이 있는 거 아니냐, 따라서 아파트 당첨자가 아닌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탈락시키겠다.”는 연락을 받고 당황했다는 것이다.

이에 장애인은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해당 아파트의 애초 당첨자와 입주자가 다른 것을 의심해 관련자를 불러 추궁해 지체장애인협회 전 지회장인 전 모씨 등으로부터 “애초부터 신규 분양 아파트에 장애인을 입주시킬 생각은 없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한다.

문제는 지장협 지부 전 ․ 현직 간부들이 자신들을 믿고 의심 없이 서류를 떼 준 장애인들을 속여 이득을 취하고 결국 장애인들을 기초생활수급권자에서 탈락되도록 곤경에 내몰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경찰에 따르면 “부동산 브로커가 명의를 빌려준 장애인들에게 사례비를 지불하라고 전 ․ 현직 간부들에게 돈을 줬는데, 이들이 장애인들에게 사례비를 주지 않고 중간에서 돈을 가로챘다.”는 점이다.

경찰은 “현재 명의를 빌려준 장애인 24명 전원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여 있으며, 이 사건이 보도 되면서 비슷한 사례로 피해를 당한 장애인들에게서 제보 전화가 오고 있어, 인천 송도 신도시 ․ 경기 파주 등지로 수사를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수사를 담당한 경찰은 “장애인들은 믿고 지내는 장애인협회 간부라고 해도 개인정보는 함부로 주지 말고 정확한 용도를 물어봐야 하고, 의심이 가는 경우가 있으면 관할 지자체나 장애인복지관 등에 꼭 문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사건은 비록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이지만 장애인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 간부들이 자신들을 믿고 따르는 장애인들을 결과적으로 우롱하고, 피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서를 찾아온 장애인 피해자들은 “어떻게 장애인단체가 장애인을 속일 수 있느냐.”며, 한결같이 분노하고 있다고. 따라서 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 차원에서 사건의 진상조사에 착수, 관련자들을 해임하고 장애인들에게 사과하는 등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