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없는 저상버스
장애인, “기반 시설 없어” 탑승 어려움 호소...시, 운행노선 확대·2010년까지 90대 도입
본문
[이슈신문 시민의 소리]
![]() |
||
| ▲ 현재 광주시에 운행중인 저상버스는 총 8개 노선 34대다. 해마다 저상버스가 증차되고 있지만 도로 정비 등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장애인의 이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 ||
지적장애 2급인 김정선(31)씨의 외출은 험난하기만 하다. 집 앞에서 10분 정도 거리인 버스정류장까지 가기 위해선 인도와 높이가 다른 횡단보도를 건너야 겨우 도착한다.
어렵사리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자 김 씨의 눈에 보이는 건 불법 주정차들. 김 씨가 난감해 하고 있을 찰나 버스는 정류장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정차한다. 결국 눈앞에서 버스 두 대를 보냈다.
김 씨는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버스 타기까지가 긴장의 연속이다”며 “버스를 놓치면 많게는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교통약자들의 이동편의를 위해 저상버스가 도입된 지 햇수로 5년째지만 실제 장애인들의 버스 이용률은 여전히 저조한 편이다.
현재 광주시에 운행 중인 저상버스 운행 노선은 순환 01(1대), 순환07(2대), 봉선 27(3대), 일곡 28(15대), 봉선 37(4대), 일곡 38(5대), 지원 51(2대), 송암 72(2대) 등 총 8개 노선 34대가 운행 중이다. 광주시는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67억원을 들여 저상버스 90대를 도입·운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저상버스는 해마다 증차되고 있지만 기반시설이 열악해 실제 장애인 이용 빈도는 많지 않다.
저상버스 운전기사 전모씨는 “많아야 하루에 한두 명 탈까 말까 한다”며 “아직까지는 장애인이 버스를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많은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정연옥 광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버스를 탑승하기까지가 가장 큰 어려움이다”며 “단순히 버스 수만 늘릴 것이 아니라 도로 정비 등 기반 시설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철순 광주장애인총연합 편의시설 담당자는 “버스정류장만 가보더라도 장애인이 겪는 불편함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며 “버스가 보도와 근접정차 해야만 슬러프가 내려와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는데 여의치 않는 경우가 많아 탑승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한 “노선의 다양화, 증차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재 운행 중인 저상버스의 장애인 이용률이 왜 저조한지부터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도로의 연속성 확보 등 수차례 민원 제기를 했지만 시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되풀이 하더라"고 허탈해했다.
현재 시민단체, 시 의원, 공무원 등 각계각층 14명으로 꾸려진 저상버스 위원회가 구성돼 있지만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귀담아 듣고 버스 도입시 개선방안을 강구해야 함에도 불구 손 놓고 있는 것. 심지어 위원회 소속 시 공무원은 “저상버스 위원회라니요?” 라며 되묻기도 했다.
도로교통과 관계자는 “현재 운행되는 저상버스는 서구형으로 우리나라 여건에 맞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며 “교통약자를 위한 콜택시를 운행 하고 있으니 택시를 많이 이용하면 좋겠다”는 엉뚱한 답변을 늘어놓았다.
작성자오윤미 기자 tiamo@siminsori.com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