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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바퀴 닳도록 장애인고용 확대위해 노력하겠다"

신임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김선규 이사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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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장애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취업문제 때문에 고민하지 않은 이들이 없을 정도로 장애인들의 일할권리는 좁고도 어렵기만 하다.
더욱이 ‘능동적 장애인 복지’가 팽배해져만 가는 지금의 현실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하 장애인공단)의 역할과 책임은 막중하다.

지난 6월 23일 통합민주당 박은수 의원의 후임으로 신임 김선규 이사장이 새롭게 취임해 ‘도약하는 장애인공단 만들기’를 선언했다.

대구대학교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한 김선규 이사장은 대구안심제1종합사회복지관장, 대구미래대학교 재활공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장애인공단 고용개발원장을 거쳐 고용촉진이사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터라 ‘장애인공단호’를 무리 없이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게 중평이다.

“장애계와 정부사이에서 장애인의 눈높이로 소통하겠다.”고 다짐한 김 이사장을 만나 장애인공단의 역점사업과 정책, 장애계 현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전진호 기자

- 장애인공단 이사장 취임을 축하한다. 내부에서의 승진이어서 기분이 남다를 텐데.

“취임 전 장애인공단 고용촉진 이사로 6년 동안 몸담고 있던 곳의 이사장으로 취임했기 때문에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과 이해, 정책의 연계성 부분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임기 중에 완벽하게 제도를 뜯어 고친다는 것은 호기일수도 있겠지만, 그런 각오로 임하며 장애계와 정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나가겠다.
특히 중증장애인들의 고용정책에 막중한 책임을 느끼는데, 이들의 고용정책에 주력할 예정이며, 장애인공단의 기능 재배치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장애인공단에서 추진 중인 사업들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소개해 달라.

우선 장애인공단이 추진해온 성과들을 소개하자면 정부의 의무고용 범위를 2%에서 3%로 확대 적용하도록 하는데 기여했다. 또 장애인의 취업을 원천적으로 막았던 적용제외율을 축소 또는 폐지시켜 고용율 향상에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현재는 장애인에게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운영을 실시하고 있으며,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주에 대한 인식개선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 문제는 민간 기업에서의 취업이다. 취업률이 1.54%밖에 안 될 정도로 열악한데.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다. 박은수 이사장 때는 30대 대기업과 협약식을 맺고 장애인 고용을 늘려나갔다. 현재 220개 이상의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중증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도록 고용판로를 개척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 ⓒ전진호 기자

-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듣고 싶다.

우선 민간기업의 장애인 고용확대를 위해 30대 대기업고용증진협약을 체결하고 지속적으로 기업주와 취업담당자와의 면담을 통해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해 달라’고 요구하는 수준에서는 어려움이 많다. 때문에 다수의 장애인을 고용하는 기업에게는 세금감면과 세제상 혜택 등 실질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정부 측과 의논하고 있는 중이다.
덧붙여 불교계, 천주교, 기독교 등 종단 지도자를 만나 종단과 관련된 기업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장애인 고용에 앞장설 수 있도록 유도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 취임사를 통해 여성과 노령, 중증의 장애인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고 이야기했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사회 전반적으로 빠르게 노령화가 돼가고 있는데 장애인 역시 마찬가지다. 55세 이상 장애가 있는 이들의 비율이 60%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고령에 접어든 장애인들의 요구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만한 대안을 마련 중이다.

우리나라의 55세 이상 장애인이 전체 장애인의 60%가 넘는 실정이다. 고령화 장애인이 늘어감에 따라 장애인공단은 이들의 다양한 요구들을 충족시킬 대안을 준비 중이다. 고령화 장애인들에 대한 정책들을 공단 중심으로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증장애인을 위해서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30개 정도로 확대시킬 예정이며 2~3만 명의 중증장애인을 기업과 연계해 취업시킬 방안을 강구중이다.

장애여성들을 위한 대책으로는 공무원 시험 지원을 꼽을 수 있다.
내년부터 공무원 연령 제한이 철폐되면서 30대 후반~40대 중반의 많은 장애여성들이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장애인공단은 사이버공무원 연수 등을 운영해 이들의 도전을 돕도록 할 방침이다.

또 전국 150개 장애인복지관과 5~600개에 이르는 복지관 등에 산재되어 있는 장애인 고용 서비스 체계를 공단 중심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장애인 공단에서는 이들에게 직접 서비스 보다는 관리업무를 중점적으로 담당하고, 운영이 어려운 센터나 직업재활수행기관의 보조역할로서의 기능을 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공단 중심의 고용 서비스 운영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전진호 기자

- 장애유형별 특화훈련을 확대 실시한다고 말했는데.

현재 장애인공단은 각 센터별로 특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산은 시각장애인, 부산은 정신장애인, 전남은 뇌병변장애인의 특화사업을 추진해나고 있는데, 이를 확대해 대학교 내에서 특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일본의 쓰꾸바 기술대학에 가면 시각, 청각 장애가 있는 이들을 위한 특화된 단과대학이 있는데, 이곳에서 판사도 나오고 의사도 배출하고 있다.
이를 벤치마킹해 한국 폴리텍대학 내 장애유형 별 특화된 단과대학을 설립할 예정이다.

- 중증장애인 고용촉진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는데, 현재 시범시행 중인 근로지원인제도가 중증장애인의 고용확대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시범사업이 올 9월에 종료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앞으로의 추진계획은 어떤지 듣고싶다.

중증장애인의 키워드는 ‘보조기구’와 ‘근로지원인 제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9월 말 근로지원인 제도의 시행 사업이 끝남에 따라 내년에는 어떻게 사업을 지속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과 결부됐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일단은 내년도에도 올해와 같이 시범사업으로 한 번 더 시행할 생각이다. 이후 문제는 여타부처와의 논의와 예산확보를 통해 실효성 있는 근로지원인제도의 기틀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 ⓒ전진호 기자

-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안마권 보장을 요구하며 연일 농성 중에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장애인 공단의 입장이 남다를 텐데.

안마 이외에 다른 직업군 개발을 위해 피아노 조율이나 속기사 등을 양성해봤으나 취업할 자리가 없어 번번이 실패했다. 이런 현실 때문이라도 시각장애인의 안마권은 당연히 보장받아야 한다.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시각장애인들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부족하나마 시각장애인 헬스키퍼를 정부차원에서 고용한다면 최소한의 고용불안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몇 년 전부터 보조공학센터를 운영하는 등 보조공학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현재 국회에는 보조공학 관련법을 제정하기 위한 입법 작업이 한창인데.

많은 의원 분들께서 보조공학 관련법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때문에 학회도 늘어나고 한 것으로 알고 잇는데, 4년간 보조공학센터를 운영해 본 경험에 비쳐본다면 비슷한 법안을 놓고 나뉘는 것보다는 하나의 의견통일을 이뤄서 가야 더욱 효과적이라고 본다.

   
▲ ⓒ전진호 기자

- 장애인 고용의 최전방에 선 사령관이 됐다. 장애인공단의 수장으로서 갖고있는 경영철학이 있다면.

장애인단체와 관련 부처, 정부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이들을 독려하는 장애인공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나 자신도 이사장이라는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고 휠체어 바퀴가 닳도록 장애계와 국회로 쫓아다니며 의견을 청취하고 내실 있는 사업들을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

- 끝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사회에서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굉장한 짐을 지고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업 혹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경증 및 중증, 장애유형에 따른 많은 고민과 힘겨움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진로를 고민할 때 용기를 잃지 말고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자신의 입장은 그 누구보다 장애인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준비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한다면 분명 좋을 일들이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회는 3번 정도가 온 다는 말처럼 많은 노력과 준비를 갖춘 사람에게는 항상 좋은 결과가 따르는 것 같다.

작성자윤미선 기자  milkkaram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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