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시청 장애인 농성장에서
본문
[미디어 충청]
지난 5월 8일은 세상에 밝은 빛을 볼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청주시에 “장애인 차별 철폐!“를 함께 외치며 시청 공무원들과 4,20 합의문을 협상하는 우리로서는, 부모님들께 감사의 표현을 저녁 9시 뉴스에서 투쟁하는 모습이나 다음날 아침 인터뷰하는 모습으로 대신해야만 했다. 이 심정을 장애인 당사자가 아닌 어느 누가 알 것인가? 글의 첫 머리를 이렇게 시작해 보려한다.
내가 장애인 운동계에 첫 발을 디디게 된지 언 3년이 훌쩍 지나고 있다. 처음 고등학교 선배님인 다사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님의 제안이 아니었다면 난 지금도 같은 장애인이면서도 이 절실함을 몰랐을 것이다.
2005년 내가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3학년의 길을 열심히 걷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같은 장애인인 내가 보아도 몹시 힘들어 보이는 몸을 이끌고 손수 운전을 하여 나를 찾아 오셨던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느닷없이 찾아 오셔서 소주를 한잔 사주고 싶으시다며 함께 휠체어 바퀴에 몸을 싣고 술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런저런 각자의 삶을 이야기로 분위기가 무르 익어갈 때 쯤 소장님께서 장애인 자립생활에 대하여 함께 공부하며 자립을 꿈을 꾸며 단지 꿈이 아닌 실천으로 옮겨보지 않겠냐고 제한이 들어왔다. 그렇게 장애인 자립에 대한 공부가 시작되었고 1년 이상 공부를 하여 이론적인 면은 마스트 하였고, 대학교 졸업 동시에 혼자 아파트를 얻어 자립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다사리장애인자립생활 센터에 기획 담당 활동가로 취직이 되었다.
어느 사람들에게 내가 혼자 자취를 하며 살았다고 하면 70%는 못 믿을 것이다.
그렇다. 나는 어느 누군가에 도움이 없이는 밥을 먹는 것조차 힘들며 신변처리 역시 불가능하다. 하지만 2007년 4월 보건복지부에서 활동보조 사업을 정식적으로 시행하였고, 많은 장애인들이 조금이나마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악을 쓰고 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활동보조“라고 하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활동보조”란 기존의 자원봉사와는 달리 활동보조인에게 유료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함으로서 장애인에게 서비스의 소비자로서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서비스이며,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의 생활에 활동적으로 참여하는 데 있어 선택과 참여, 그리고 접근의 영역을 확장시키며, 이러한 결과로 교육적, 직업적인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 장애인에게 가능성을 최대한 제공해 주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나처럼 아무 것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한 달에 80시간이니 40시간이니 하며 활동보조 시간을 정해 놓는다. 한 달에 20시간을 받는 중증장애인들은 이틀에 한번 꼴로 화장실을 가야하며 식사 역시도 그렇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활동보조 시간을 이런 식으로 정해놓는 것은 우리에게 인간다운 삶을 잘 살라고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의 맛이 어떤 맛인지 맛만 보라는 것이다.
우리가 굶어가며 또한 정경들과 몸싸움을 해가며 요구하는 것은 공무원들이 인심 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권리를 당당하게 갖기 위해서이다. 이동권 역시 마찬가지다. 장애인은 꼭 2~3일전에 미리 어디 갈 곳을 예약 해야지만 편안하게 리프트 차량을 탈 수 있어야만 하며, 다리와 같은 휠체어가 무겁다며 터무니없이 요금을 2~3배로 더 내야하며, 버스를 한번 타려면 30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만 하는가??
노동권 역시 큰 문제다. 장애인은 일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아서 일 할 곳이 없어서 문제다. 장애인 단체나 시설조차 장애인을 채용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실 정말 불공평한 사회이며, 살기 좋은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는 이 가증스러운 글귀나 멘트 다 필요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장애인은 일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딘 것 뿐이다.
마지막으로 교육권에 대해서 말하면 우리나라 교수나 선생들 반성하라.
물론 다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다수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긴 말 필요없이 내 경험담을 이야기 해보면 대학교 다닐 때 교양과목 교수가 대놓고 들으라는 듯이 “몸이 불편하면 집에서나 있지 무슨 공부를 하겠다고 나와서 고생을 하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사실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이러면서 무슨 장애학우들과 통합교육이니 무엇이니 떠들고 있는 교유권 역시 구역질나도록 가증스럽다.
우리 장애인들이 할 일이 없어서 시간이 남아돌아서 시청이나 도청 앞에서 시위를 하며 농성을 하고 투쟁을 외치는 것이 아니다. 다 권리를 찾기 위해서이며 어두운 사회가 흰 눈처럼 환한 사회가 되는 그 날이 오기를 바라는 것이다.
청주 남상우 시장이 각성하는 그 날까지 우리는 온 힘을 모아 투쟁을 외칠 것이다.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