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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우주인, 화장실도 못가는 장애인

[기자의 눈] 서울시청 앞 우주인 탄생기원행사장을 지켜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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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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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진호 기자  
 
8일은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하는 뜻깊은 날입니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시청 앞은 한 방송사의 생중계로 우주인탄생기원 행사가 진행 중입니다.

사상 첫 우주인의 탄생을 기념하는 식장 한편에는 의미 있는 농성이 진행 중입니다.
주변의 무관심과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얼굴이 벌게지도록 열심히 전단을 나눠주고, 서명을 받고 있는 이들은 바로 석암재단 베데스다요양원에서 수십 년째 생활하고 있는 중증장애인 당사자들이었습니다.

성람재단 산하 강원도 철원에 있는 장애인시설의 조속한 시립화를 촉구하고, 석암․성람재단의 법인설립허가 취소 등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한지도 어언 보름째가 돼가지만 문제가 해결될 기미도, 이들의 노숙농성이 멈출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노숙농성이 더욱 의미 있게 보이는 이유는 일본의 탈시설 역사에서 알 수 있듯 시설생활인 당사자의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로’라는 구호에서부터 본격적인 탈시설이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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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진호 기자  
 
법무부가 장애인을 차별하면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자 수많은 언론매체들은 오는 11일부터 시행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복지부는 장애인차별금지 등을 전담하기 위해 별도의 팀까지 꾸렸으며, 가장 중요한 실무역할을 담당하게 될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분주한 몸짓이 그다지 체감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담고 있는 진정한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이 법률이 잘 시행되기를 바라기보다 어쨌거나 제정된 법률이고, 담당업무이기 때문에 이에 맞는 역할만 수행하려 하기 때문 아닐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이런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이유는 우주인탄생기원 행사장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장 어느 곳에도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은 볼 수 없었습니다.
행사에 참석하는 이들을 위해 임시로 만들어진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했지만, 경사로 설치 등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은 전혀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뜻 깊은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급한 용변을 호소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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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진호 기자  
 

이 행사에서 알 수 있듯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부조리함을 없애기 위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 돼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서울시를 비롯한 관계관청의 ‘차별적 인식’수준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사실이 마음 아프게 합니다.

이들의 이유 있는 외침 뒤편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내건 ‘장애인이 행복한 나라’라는 플래카드가 유난히도 쓸쓸해 보입니다.

(사족: 행사가 시작되기 전인 오후 5시까지의 모습이기 때문에 이후에 편의시설이 갖춰졌는지는 알 수 없네요. 장애인에 대한 배려없는 행사였다는 기자의 생각이 기우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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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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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진호 기자  
 
작성자전진호 기자  0162729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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