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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법인 석암베데스다요양원 이전 문제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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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암재단 생활인 인권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석암요양원 이전 반대를 철회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형숙 기자  
 
지난 8일 11시, 서울 양천구청에서 ‘석암베데스다요양원 이전 반대를 위한 1인 시위 돌입 기자회견’이 열렸다.

경기도 김포시 양촌면 양곡리에 위치한 석암베데스다요양원(이하 석암요양원)에는 중증 지체장애와 지적장애가 있는 116명이 생활하고 있다.
현 소재지는 양촌면이나, 법인의 주소지가 서울 양천구여서 관할구청은 양천구라고.

   
 
  ▲ 경기도 김포시 송마리, 석암요양원 이전 예정지 주변. 공
장들(위)과 축사(아래)가 있다.ⓒ 석암생활인비대위
 
 
현재 석암요양원 주변은 ‘양곡택지개발지구’로 묶여 있는데, 석암재단 측이 석암요양원을 김포시 송마리로 이전을 추진하자 생활인들이 이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석암요양원서 생활하고 있는 한규선 씨 등이 직접 석암요양원 이전 반대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이는 장애운동 역사상 최초로써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요양원 이전과 관련해 한규선 씨는 “지난 1월 요양원 복지사 사무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가보니, 종이쪽지 한 장에 서명을 하라고 했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자세히 보니 그 쪽지에는 ‘시설이전에 관한 것’이라고만 쓰여 있었다.
도대체 뭐냐고 묻자, 요양원을 이전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 씨는 “요양원 측은 시설 이전을 추진하고 결정할 때까지 생활인 누구에게도 설명하지 않았고, 그 쪽지 어디에도 내용은커녕 찬성서명인지 반대서명인지조차 적혀있지 않았다.

내가 생활인들을 대상으로 반대서명을 받자, 요양원 측에서는 그것을 강제로 빼앗아 폐기처분했다. 심지어 이전을 반대하는 생활인의 손을 강제로 끌어다가 찬성 서명을 하게 했다“며 이는 생활인들의 인권을 유린한 비민주적인 처사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생활인 당사자들은 “현재 석암요양원에서는 저상버스나 전동휠체어를 이용해 은행이나 상점 같은 편의시설이나 문화시설이 있는 양곡 시내를 갈 수 있다. 그러나 이전 예정부지인 송마리는 반경 2~3㎞ 안에는 민가조차 없고, 버스정류장까지 30분을 걸어야 할 정도로 오지다. 그 곳으로 이전하면 우리는 지역사회로 나오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공장과 축사가 있어 생활환경이 오히려 더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석암요양원 생활인 주체로 꾸려진 ‘석암 생활인 인권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석암생활인비대위)’는 “시설 생활인들이 ‘이전반대’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복지부, 서울시, 양천구청에 제출했지만, 이들은  관계기관이 관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며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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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암요양원이 이전할 경기도 김포시 송마리에는 석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노인시설들이 가까이 있다. ⓒ석암생활인비대위  
 
석암생활인비대위는 ▲시설이전 반대 ▲장애인수당을 당사자에게 직접 지급 ▲외출의 완전보장 ▲직원에 대해 의무적으로 인권교육 실시 ▲장애인 당사자에 대한 자립생활교육 실시를 주장하며 양천구청장 면담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당일, 구청 5층에 있는 구청장실 진입을 시도했으나 구청 측이 엘리베이터 전원을 끄고 막아서면서 구청장 면담은 결렬됐다.

이에 석암생활인비대위는 주민생활지원국장 등과 면담을 진행했는데 양천구청 측은 △요양원 이전에 대한 승인권한은 구청 측에 없으며 △장애인수당은 석암재단 산하 모든 시설을 대상으로 빠른 시일 내에, 당사자들이 본인 통장을 통해 가질 수 있게 조취할 것이며 △ 피복비도 개인에게 집행할 것이며 △인권교육이나 자립생활에 관한 교육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양 측은 오는 15일에 구청장과 면담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으며, 석암생활인비대위는 9일부터 양천구청앞에서 시설이전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할 예정이다.

"석암재단은 어떤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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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김포시 양촌면 양곡리에 있는 석암베데스다요양원 전경 ⓒ김형숙 기자  
 

사회복지법인 석암재단이 발행한 소식지에 따르면, 석암재단은 설립자 이부일 씨가 약 25년 전 서울시 신월동에 ‘강서복지원’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1981년에 사회복지법인 석암재단 설립허가를 받았으며, 알려진 바로는 석암베데스다요양원, 석암베데스다아동요양원, 석암재활원, 보호작업장, 수산나의 집, 노인전문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1980년대 후반 당시 장애인 시설 등을 혐오시설로 간주, 정부가 이들을 외곽으로 추진하는 정책을 펴면서 석암재단 시설도 경기도 김포시로 이전했다고 한다.

석암베데스다요양원은 현재까지 김포시 양촌면 양곡리에 있으나, 재단 사무실 주소가 서울 양천구여서 양천구청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

양천구청에 따르면, 석암베데스다요양원에는 현재 중증 지체장애와 지적장애가 있는 장애인 116명, 종사자 60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생활인 중 절반이 지적장애인이라고.

또한 116명 중 108명이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장애인 수당을 받고 있으며, 1개월 당 약 1천만 원이 지급된다고 한다.

예산은 복지부와 서울시가 절반씩 대는데 1년간 △석암재활원 16억4천278만6천 원 △석암베데스다요양원 39억9천169만2천 원 △석암베데스다아동요양원 17억2천199만5천 원이 투입된다. 석암재단이 운영하는 시설 중 3곳에만 들어가는 한 해 예산이 무려 약 74억 원이다.


작성자김형숙, 최희정 기자  prota1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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